ESPN 30 For 30 Podcasts: The Fighter Inside

ESPN에서 방영하는 [30 for 30] 시리즈는 현대 스포츠 역사의 굵직한 순간들, 혹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주목할만한 사건과 인물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미국에서도 꽤 인기가 있어서 DVD나 블루레이 형태로도 발매가 되었고 여러 형태의 컬렉션 아이템도 발매되었다. (정작 이 시리즈를 기획한 사람 중 한명인 빌 시먼즈는 HBO로 쫓겨난 것이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 이번에 ESPN의 자회사(?)격인 538의 조디 애버간(Jody Avirgan)이 주축이 되어 팟캐스트 형태로 다섯편이 제작되어 첫번째 시즌을 마쳤다. [The Fighter Inside]는 그 중 마지막 편이다.

1947년 뉴저지 뉴아크에서 태어난 제임스 스캇(James Scott)은 어린 시절부터 범죄에 노출된 삶을 살았고 13세 때부터 교도소를 들락날락거리기 시작했다. 19세때 처음으로 복싱을 접했지만, 진지하게 복싱에 임한 것은 강도 혐의로 Rahway State Prison에 수감되고 나서부터였다. 뉴저지 교도소는 수감자의 재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감옥 내에서 복싱을 가르치고 있었다. 제임스 스캇은 자신의 방에서 하루 천번의 푸쉬업과 첫번의 싯업을 하며 체력을 키웠다고 한다. 그는 1974년 가석방되어 마이애미에서 정식으로 프로 복싱 세계에 입문한다. 그곳에서 열 번을 이겼고 한 번을 비겼다. 하지만 강도혐의가 확정되고 추가로 살인혐의에 대한 재판이 시작되면서 스캇은 다시 뉴저지 교도소로 돌아오게 된다. 세간의 그에 대한 관심은 이 때부터 시작되었다.

라이트헤비급의 강자로 떠오르던 그가 다시 수감자의 신분이 되면서 WBO는 고민에 빠졌다. 그는 엄연한 프로 복서였고 다른 선수들이 그와 경기를 갖기를 원했다. 하지만 수감자가 프로 복싱 경기를 가졌던 전례 역시 없었다. 대중은 비난과 지지 양쪽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결국 제임스 스캇의 경기는 라웨이 교도소에서 벌어지게 된다. 그 곳에서 당시 세계 랭킹 1위였던 에디 그레고리(Eddie Gregory)를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이겼고, 멕시코 출신 절대강자였던 야키 로페즈(Yaqui Lopez) 역시 판정승으로 제압했다. 하지만 WBO는 그의 랭킹을 없애버렸고, 스캇에게 지급되어야 할 대전료를 한푼도 주지 않았다. 이는 WBO가 죄수의 신분으로 챔피언이 되고 돈을 버는 모습을 탐탁치 않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가 감옥에서 가진 모든 경기는 NBC와 CBS, HBO 등에서 생중계되었지만,  ABC는 WBO와 마찬가지 이유로 중계를 거부했다. 스캇은 이러한 불리한 여건에 굴하지 않고 감옥에서 계속 커리어를 이어나갔다. 제임스 스캇은 그가 ‘무패’의 전적을 계속 유지한다면 WBO도 결국 그에게 챔피언 결정전 기회를 허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이 아직 건재하고 여전히 복싱을 하고 싶다는 입장을 적극적으로 전달했다. 하지만 1980년 5월, 당시 무명이었던 제리 마틴(Jerry Martin)에게 업셋 패배를 당하며 그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고, 그해 9월 한 때 라웨이 교도소에서 함께 수감생활을 했던 드와잇 브랙스턴(Dwight Braxton)에게 한번 더 패배하면서 대중의 관심은 차갑게 식어갔다. 1981년 3월, 살인혐의가 확정되어 제임스 스캇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드와잇 브랙스턴과의 경기가 그의 마지막 경기가 되었다.

제임스 스캇은 수감생활을 시작한지 28년이 지난 2005년 석방되었다. 이후 2012년 뉴저지 복싱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고 현재 여동생과 함께 뉴저지 근교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당시 그는 치매에 걸린 상태였기 때문에 직접적인 인터뷰가 불가능했다. 다만, 다큐멘터리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스캇은 자신의 복싱 경기 영상을 여러번 돌려 보았다고 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그의 목소리를 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그는 어떤 단어를 말하려고 노력했지만 거친 쇳소리 외에는 내뱉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가 정확하게 그가 어떤 말을 했는지는 당시 인터뷰를 진행한 나레이터나 함께 살고 있는 누이도 알아내지 못했다. 다만, 그들은 “I never lost”가 아닐까, 하고 짐작만 할 뿐이었다.

제임스 스캇이 경기 장면은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비록 좋은 화질은 아니지만 당시 공중파에서 생중계되었기 때문에 경기 전 인터뷰를 포함한 모든 라운드가 기록으로 남아있다.

위 영상은 에디 그레고리와의 경기 영상인데, 라스 베가스의 화려한 특설링과는 달리 어둡고 좁은 공간에 링이 설치되어 있는 점이 바로 눈에 들어온다. 그의 초창기 경기는 라웨이 교도소 수감자들도 관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엄청난 환호와 야유가 쏟아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2 thoughts on “ESPN 30 For 30 Podcasts: The Fighter Inside

    • ㅎㅎ 혀니루님! 이 시리즈 전체적으로 다 재밌네요. 길이도 4~50분 정도라 출퇴근길에 들으면서 가기 딱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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