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ne to six and monthly paid life

일주일 중 5일을 희생하여 번 돈으로 카드값을 내고 월세를 내고 대출 이자도 갚고 약간의 저축도 할 수 있는 삶에 감사하고 있다. 시간외근무를 자주 해야 몇십만원이라도 더 손에 움켜쥘 수 있는, “빠듯하다”라는 표현이 딱 맞는 빡빡한 생활 리듬이 야속하기도 하지만, 나보다 훨씬 더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시대와 나라를 잘못 만나 훨씬 더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젊은 세대를 생각하면  이런 불만조차 사치라는 생각이 든다. 나를 비롯한 ‘사회적으로 안착한’ 세대는 다음 세대에게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윗세대에게 착취당하는 구조 속에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젊은 세대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다면, 현재 자리잡은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조금이라도 더 나은 ‘현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결혼을 하든, 아이를 낳든, 그런 개인적인 ‘입장’은 중요하지 않다.

많은 ‘정규직’ 월급쟁이들이 일확천금과 조기은퇴를 꿈꾼다. 아마도 오너가 있는 큰 회사에서 부속품처럼 사용되는 현재의 위치가 성취감을 제한하기 때문에 나온 생각일 것이다. “취집”이라는 말도 어쩌면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이러한 생각에 기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부속품들이 모여 하나의 사회를 이루고 그렇게 완성된 시스템이 다시 개개인에게 혜택을 주는 순환구조를 이해한다면 부속품으로서의 가치가 결코 작다고 이야기하기도 애매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하루에 여덟시간을 오롯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다달이 예상되는 돈이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삶은 실패에 대한 사회적 보험장치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현격하게 부족한 현대 한국사회에서 아마도 가장 안전한 보호막일 것이다. 한국사회에 창의성이 부족한 것은 한국인 개개인이 창의성이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아마도 개인의 창의성이 발현되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환경이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 역시 윗세대의 책임이고 숙제로 남겨져 있다. 창의성을 희생하는 대신 안정적인 미래를 담보받을 수 있다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트레이드오프라는 생각이 든다. 그 정도 등가교환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세대가 존재한다. 일부 계층도 아니고 한 세대가 통째로 그런 위기에 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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