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sca Hoop: Memories are Now

Jesca_Hoop_-_Memories_Are_Now
Jesca Hoop의 커리어는 상당히 독특하다. 사실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에까지 전해질 정도의 뮤지션이 독특하지 않은 커리어를 갖기도 힘들지만, 훕이 걸어온 여정은 그녀의 음악 스타일을 결정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상당히 흥미로운 구석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녀는 캘리포니아의 따사로운 해변가에 위치한 독실한 몰몬교 가정에서 태어났다. “캘리포니아 걸”로 유복하게 자라던 그녀는 십대 시절 부모가 이혼하면서 와이오밍 등지를 떠돌며 몇년동안 그야말로 야생생활을 했는데, 여름에는 나무 밑에서 자고 겨울에는 닭장 속에서 닭들과 함께 생활했다고 한다. 그 경력(?)을 인정받아 애리조나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생존 프로그램의 강사로 돈을 벌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곡을 쓰기 시작했다. 이 시기 그녀의 커리어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을 제공해준 탐 웨이츠를 만나게 된다. 당시 탐 웨이츠 가족은 보모(nanny)로 제스카 훕을 고용해 한 집에서 함께 생활하며 그녀에게 음악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음악적 커리어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 도움 중 하나가 훕의 음악작업이 공개될 수 있도록 음반회사 사람들과 훕을 직접 연결해준 것이다. 그 결과 훕은 2008년 Elbow의 투어 매니저인 Top Piper의 권유로 잉글랜드 맨체스터로 근거지를 옮기게 되고, 이후 엘보우, 아이언 앤 와인 등의 투어에 오프닝으로 참여하며 경력을 쌓은 뒤 2007년부터 뱅가드, 서브팝 등 유명 인디 레이블과 계약을 체결하여 지금까지 다섯장의 음반을 발매했다.

탐 웨이츠는 제스카 훕의 음악을 동전의 양면도 아닌, 동전의 네 면(“four sides of coins”)을 보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어느 하나의 장르로 정의내릴 수 없는 그녀의 음악은 “늦은 밤 조용한 호수에서 홀로 수영을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는 웨이츠의 표현대로 침묵과 고요 속에서 격정적인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놓은 마녀, 혹은 요정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든다. [Memories are Now]는 아마도 미국 네오포크씬의 가장 진화한 형태를 체험하기 원한다면 가장 좋은 샘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소울, 일렉트로닉, 컨트리 등 다양한 장르를 받아들이는데 거침이 없는 그녀의 음악은 전통적인 미국식 포크음악의 형태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변주를 통해 지루함을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로운 사운드를 음반 전체에 가득 채워놓는다. 첫 곡이자 타이틀곡인 “Memories are Now”는 그래서인지 매우 선언적인 사운드를 보여준다. 이 음반을 듣기 시작하면 이 정도 긴장감은 각오하라는 듯한 당당함을 느낄 수 있다. 이 곡 외에도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않는 노마드의 삶을 살아온 그녀답게  모든 곡에서 어느 한 장르에 천착하지 않고 다양한 악기와 다양한 리듬, 다양한 사운드를 뒤섞으로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 나간다.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이 기분 나쁘지 않다. 그래서 “Pagasi”나 “Simon Says”같은 곡들이 “The Lost Sky”나 “Cut Connection”과 연결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녀는 평범하지 않은 살아왔고, 평범하지 않은 음악을 만든다. 제스카 훕만이 창조할 수 있는 칼날과 같은 서늘함, 혹은 섬세함이 잘 살아있는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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