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 the Jewels: Run the Jewels 3

“지구 상에 우리보다 똑똑한 래퍼는 없다”라는 Killer Mike의 호언장담은 최소한 El-P와 함께한 Run the Jewels의 세번째 음반까지는 유효한 듯 보인다. 이들은 담대하고 뻔뻔하며, 용기 있고 똑똑한데다가 치밀하고 성실하기까지 하다. 데뷔 음반이 일종의 충격파였고 두번째 음반이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본격적인 선언이었다면 세번째 음반은 이들의 (앞으로 계속 길게 이어지기를 바라는) 디스코그래피의 첫번째 절정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 같다.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 결코 모두가 실행에 옮길 수 없는 꽤나 어려운 성공의 선결조건 중 하나다. 권력에 기죽지 않는 깡다구와 경쟁상대를 제압하기 충분한 내공, 이를 결과로 뽑아낼 수 있는 실행능력 등 삶에 대한 자세부터 일상의 생활 하나까지 신경 쓸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쓸데없는 허세와 한심하기 이를데 없는 만용이 판치는 힙합 음악계에서 ‘똑똑한’ 음악을 발견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사운드 측면에서의 견고함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 올바른’ 메시지 전달까지, 런더주얼스의 음악은 듣는 재미로 넘쳐난다. 비트는 새롭고 신난다. 두 명의 베테랑 래퍼가 내뱉는 랩은 라임과 플로우 모두 나무랄데가 없는데, 여기에 더해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더해진다. 전쟁과 폭력에 대한 꾸준한 비판의식은 이번 음반에서 절정으로 치닫는다. 단순한 “fuck war”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조지 부쉬가 어떤 짓을 했는지, 무기 판매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통쾌한 펀치라인으로 전달하고 있는데 영어 원어민이 아닌 나조차 귀에 따박따박 박힐 정도로 가사전달력이 뛰어나다. 단순히 풍부한 사운드와 ‘죽이는’ 비트, 랩으로 무장한 좋은 힙합 음반이 아닌, ‘현시대의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쉰’, 혹은 그 이상의 위상을 가지는 훌륭한 대중음악 음반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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