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anna Barwick: W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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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루이지애나 출신 아티스트 Juliana Barwick은 신스 음악 장르의 범위를 극단적인 영역까지 확장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중 하나다. 짧은 악구(phrase) 하나를 루프로 만들어 중첩시키는 형식은 키쉬 바쉬 등 다른 전위 음악가들 뿐 아니라 저스틴 버논같은 아티스트들의 최근 작업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줄리아나 바윅은 이러한 형식의 실험에 그치지 않고 교회 성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멜로디를 텅 빈 사운드스케이프 위에 무심한 듯 올려놓고 거기에 건반이나 현악기를 미니멀하게 배치함으로써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하고 있다. 그녀의 네번째 음반 <Will>은 38분의 짧은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지만 이 음반이 주는 임팩트는 결코 무시할만큼 작지 않다. 텅 빈 사운드스케이프를 그저 비워진 모습 그대로 방치하는 행동은 오로지 청각으로만 심상을 전달해야 하는 뮤지션들에게 아마 생각만큼 쉽지 않은 시도일 것이다. The XX가 채워지지 않은, 비워져 있는 공간으로부터의 이미지 전달에 성공한 이후 대중적인 장르에서도 이러한 시도가 가능하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알게 되었다. 바윅은 희미한 텅 빈 바탕 위에 선 한 두개 만을 긋는 것 만으로 충분히 이미지의 형상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전위적인 영역에서 실험하고 있다. 어두움을 굳이 물리치려 하지 않고 어두움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그 안에 희미한 빛 한줄기만을 보여주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최근 함께 듣고 있는 Jenny Hval이 최근 음반에서 조금 더 익숙한 영역으로 파고 들어가려 한다면 바윅은 이와 반대로 조금 더 익숙하지 않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치다거나 듣기 힘들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그녀의 음악이 가진 큰 미덕 중 하나일 것이다. 처음 걷는 길에서도 묘한 편안함을 느낄 때가 있다. 익숙하지 않은 공기가 콧 등에 닿아도 불안하지 않은 순간이 있다. 바윅의 음악은 그런 여행의 한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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