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너의 이름은

OLYMPUS DIGITAL CAMERA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성장 중이다. 두번째 장편 영화라고는 하지만 <언어의 정원>이 45분 남짓한 중편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너의 이름은>이 사실상 본격적인 장편 영화 데뷔작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아직 그가 갈 길이 멀어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 영화에서 두시간 분량의 영화를 꽉 채울 정도의 짜임새 있는 서사구조는 발견하기 힘들고, 여전히 <초속 5cm>때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중학생 남자아이 감수성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도 답답하다. 동시대 감독으로 자주 비교되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특유의 서사구조를 완성시켜 나가는 것을 보면 신카이 마코토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그 발전 속도가 아직 매우 더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성장 중”이라고 이야기한 것은 과거 작들에 비해 훨씬 긍정적인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작들에서 공간과 시간에 의한 ‘단절’이 불러 일으키는 감정의 미묘한 어긋남에 집중해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비로소 ‘연결’이라는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간다. 그래서 영화의 결말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그것이 비록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드는 방식에 의해서일지라도 말이다. 거기에 더해 감독은 일본이 지속적으로 겪고 있는 자연재해 문제를 로맨스와 함께 풀어내는 기민함도 보여준다. ‘노력’과 ‘의지’에 의해 혜성과 같은 천재지변도 이겨낼 수 있다는 교훈을 시간과 공간을 극복하고 빨간 실을 부여잡은 채 결국 만남을 이루어낸 소년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다. 치밀한 장면 구성과 혀를 내두르게 하는 표현력은 기대 이상이다. 두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이 아깝지 않았던 단 하나의 이유를 꼽자면 그가 창조한 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 더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대답해야 할 것이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뮤직비디오식 구성은 여전히 감독이 속해 있는 세계를 되새김질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지만, 이 역시 일본산 작품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문화이니 나쁘지 않았고 오히려 반가운 마음이 더 컸다. 그 음악들이 좋은 것은 덤이다. 감독은 여전히 성장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의 다음 작품 역시 기꺼운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게 되었으니, 영화를 본 후 극장을 나서는 발걸음 역시 그리 무겁지 않았다.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