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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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2015). 사람, 장소, 환대. 서울:(주)문학과지성사. 제1판 제2쇄.

독일로 떠난 친구로부터 추천을 받고 그 날 바로 구입은 했지만 읽지 못한 채 책장에 꽂아 두었다가 오늘에 이르러서야 겨우 다 읽어냈다. 그 친구에게 진 빚을 겨우 갚은 느낌이다. 책 자체는 무척 좋았다. 저자는 구조주의-포스트구조주의적 시각에 입각해 사람, 사회, 사람과 사회, 사람과 사람에 대해 사고하고 통찰한다. 현대사회에서 사람이 어떻게 정의되는지, 어떠한 경우에 사회로부터 받아들여지고 사회에 의해 내쳐지는지, 그 곳에서 ‘장소’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장소’에 초대받기 위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우정과 환대는 무엇인지, 그리고 환대는 왜 필요하고 어떻게 정의내려질 수 있는지, 치밀한 논리구조 속에서 조근 조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학술 논문에도 대중적인 에세이에도 속하지 않는 새로운 글쓰기 형식을 실험”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책은 비전공자들도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을 정도로 쉬운 단어들을 사용해 고차원적인 사회학적 시각을 전달하고 있으므로, 아마도 저자의 실험은 꽤나 성공적이지 않나 싶다. 나는 이 책에서 밝힌 저자의 의견에 대부분 동의한다. 사실 반박할 이유를 딱히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논리에 의해서만 구성된 1장부터 6장까지는 거의 완벽한 사유의 즐거움을 누렸다. 하지만 첨예한 윤리적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7장과 이후 부록에서는 그 논리구조가 저자의 완고한 입장에 눌리며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지점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결함까지 포함하더라도 이 책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한국인들에게 큰 위로가 되는 책이다. 왜 우리가 서로 반목하고 있는지, 왜 우리가 서로에게 매일 미안해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지 그 핵심을 정확시 짚어내고 있을 뿐 아니라, 그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대안까지 효과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마도 2015년, 그리고 2016년 한국사회에서 반드시 읽혀져야 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읽으면서 내내 ‘고맙다’라고 생각했다. 이런 책을 써 주어서.

2 thoughts on “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

    • 독후감을 길게 쓰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그러지 못했네요. 참 좋은 책이예요. 기회가 되면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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