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wenno: Y Dydd Ol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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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볼 수 없는 언어로 적힌 앨범 제목을 보는 순간 ‘흔한’ 제 3세계 음악인줄 알았다. “y”라는 글자 하나때문에 당연히 라틴-스패니쉬 계열이라고 넘겨 짚었고, 그래서 ‘음, 역시 지중해 기운이 느껴지는군’이라는 편견의 끝을 달리기도 했다. 정작 이 예쁜 데뷔 앨범을 만든 이는 Gwenno Saunders라는 이름을 가진, 웨일즈 카디프 출신의 여성 아티스트다. 이 앨범에 수록된 노래들 중 9곡은 Welsh, 즉 웨일즈 지방 언어로 만들어졌고, 한 곡은 Cornish라는 또 다른 언어로 녹음이 되었는데, 이건 현재 약 600명 정도밖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웨일즈 지역의 특색을 잘 살렸던 음악으로 우리가 알만한 아티스트는 Gorky’s Zygotic Mynci 정도가 있을 것이다) 전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자신의 데뷔 앨범을 꾸민 이 대담한 작업의 목적이 영국과 영어라는 거대한 문화권력에 지배당하고 잠식당하는 소수언어/문화 공동체의 존재 의의를 알리는 것이라고 하고, 이 앨범 자체가 이러한 문화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하길 바란다고 하니, 어쩌면 Gwenno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 인물일거라는 느낌이 든다. 그녀의 입장은 알아들을 수 없는 Welsh어로 적힌 가사에서 아주 직설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I can only apologize for feeling the frustration/ Young and ambitious in a minority culture/ I joined the middle but it didn’t really impress me.”) 이러한 시도에 정당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칠하고 아름답게 채색된 사운드 그 자체다. 아마도 올해 들었던 칠아웃-팝 계열 음악들 중 가장 시원하고도 청량한 기운을 선사해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그녀의 음악은 가사를 음미하지 못한다는 본질적인 한계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푸른 산호빛으로 가득차있다. 올 해 여름 내 주변의 온도를 1도쯤 낮추어준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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