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irut: No No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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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의 음악을 그다지 많이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물론, “가짜 집시 미국인이 만든 가짜 집시 음악”같은 일차원적 이유때문은 아니다. 집시 음악이라는 형식에 대한 거부감은 전혀 없는 편이었고, 오히려 빈틈 없이 꽉꽉 채워 넣으려는 잭 콘돈의 사운드메이킹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좀 있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번 새 앨범 <No No No>는 참 좋게 들었다. 이유는 먼저 구조적으로 많이 단순해졌기 때문이고, 그래서 콘돈 특유의 ‘심금을 건드리는’ 어떤 지점이 더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그건 내가 베이루트의 음악에서 거의 유일하게 좋아하는 부분이었고, 그것이 이들의 과거 어떤 앨범들보다 조금 더 확실하게 드러나서 참 좋은 것 같다. 많은 악기들이 나누어가졌던 사운드의 중심을 키보드로 단일화시킨 점도 마음에 든다. 러닝타임이 너무 짧다는 단점은 오히려 그걸 쿨하게 인정하고 넘어가는 듯한 앨범의 곡 구성에서 충분히 가려진다. 짧고 쉽게, 힘 빼고 자연스럽게, 단순하지만 단단하게, 나는 이 앨범을 그렇게 들었다. 아름다운 앨범의 자켓만큼이나 충분히 여유롭고 원숙해진 것 같아 참 좋다. 이건 “No No No”에서도 아주 극명하게 드러난다. 질질 끌지 않고, 사족 전혀 붙이지 않고 깔끔하게 딱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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