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colas Winding Refn: Drive

Drive - A4 Poster

화려한 밤의 도시, 범죄와 함께 살아숨쉬는 도시 LA에 좀처럼 웃지 않는 한 남자가 있다. 낮에는 자동차 정비공과 운전 전문 스턴트맨으로 살아가고, 밤에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게이트웨이 드라이버로 살아가는 이 남자에게, 삶의 유일한 목적은 운전, 단 하나인 것처럼 보인다. 건조한 삶을 건조하게 견디어 나가던 그에게 한 여자가 등장한다. 나중에 이 남자가 여자에게 건네는 “내 삶에서 이렇게 좋았던 적은 없었어”라는 고백은, 여자를 만나기 전까지 남자의 삶이 어떤 색깔이었는지 짐작케 한다. 어쨌든, 남자는 여자의 남편을 돕기 위해 위험을 자처하고, 그 위험을 정면으로 돌파해내며 자신이 사랑하는 몇 안되는 사람들을 위협하는 실체를 향해 앞으로 나아간다.

영화는 매우 스타일리쉬하다. LA라는 도시가 갖고 있는 빛과 어두움의 극적인 조화, 그 도시의 화려함 속에 잘 보이지 않는 낮은 계층의 사람들이 갖는 건조한 일상, 그 일상 속에서도 피어날 수 있는 따뜻한 감정들, 그 감정들을 위협하는 막막한 폭력들, 그 폭력에 정면으로 대항하며 자신 안에 숨어있던 또다른 폭력성을 서서히 드러내는 웃지 않는 남자, 그 남자가 마지막까지 지키고자 했던 일상의 가치. 이 모든 과정을 아주 잠깐의 폭발적인 액션과 그 액션의 효과를 증폭시키는 밀도 높은, 고요한 긴장감으로 채우는, 아주 잘만든 서스펜스 영화라고 생각한다. 덴마크의 신예 감독 윈딩 레핀은 아마도 이 영화가 갖고 있는 ‘감각’, 혹은 ‘스타일’이 매우 독창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을 것이고, 감독의 이러한 의도를 100% 스크린속에서 재현해내는 고슬링의 연기도 절찬을 받아 마땅할 정도의 성취를 보여준다. 영화에 등장하는 폭력에 대한 묘사는 매우 잔인하지만, 그 잔인함은 아주 잠깐일 뿐이다. 과하지 않고 딱 필요한 정도로만 쓰이고 있으며, 오히려 영화의 진짜 매력은 처음부터 끝까지 높은 밀도로 채워지는 긴장감과, 80년대 감성이 물씬 풍겨나오는 고전적인 전자음악 넘버들이 틈을 매워주는 영화 특유의 정서라고 할 수 있다. 영화에 나오는 컬리지/일렉트로닉 유스의 “A Real Hero”는 그해 최고의 트랙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끝내주며, 영화의 색깔을 정의내리는 중요한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결론. 고슬링은 멋있다. 캐리 멀리건은 예쁘다. 오스카 아이작은 출세했네. 영화는 재밌다.

2 thoughts on “Nicolas Winding Refn: Drive

    • 고슬링은 어찌 이리 멋진걸까요 ㅠㅠ 감독의 차기작 “Only God Forgives”는 망작이었다고 하니, 감독의 재능이 어느쪽으로 나아갈지는 조금 저 지켜봐야할 것 같아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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