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그 “독립”이라는걸 최근 했다. 우리에게 이 “독립”은, 부모와 함께 살던 젊은이가 부모와 떨어져 혼자, 혹은 여럿이 살아가는 것을 일컫는 말이렸다. 미국에서의 6년은 부모님과 함께 살지 않았으니 육체적으로 독립은 했다고 할 수 있지만 경제적 지원을 간헐적으로 계속 받았으니 경제적 독립을 했다고는 할 수 없고, 한국에서의 지난 1년은 경제적으로는 독립했으나 한지붕 아래에서 동거를 하며 어머니께서 차려주시는 밥을 얻어 먹었으니 육체적으로 독립했다고 할 수 없다. 계약금부터 월세까지 내가 오롯이 다 부담하며 밥도 스스로 챙겨 먹고, 쓰레기봉투도 내가 사와야 하는 이 생활의 시작을 완전한 독립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부모님은 여전히 나에게 안부문자나 전화를 하실 것이고, 우리는 자주 얼굴을 보며 서로의 안부를 염려할 것이다. 부모님에게 나는 언제나 불완전한 존재, 아이의 얼굴로 존재한다. 밖에 나가서 덤벙거리지 않을까, 무엇을 흘리고 다니진 않을까 걱정하신다.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나 역시 부모님을 염려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휴대폰은 제대로 만지고 계실지, 밭일을 하시다가 무리하시진 않을런지, 늘 걱정이다. 사실 걱정도 예전부터 했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 걱정에 대한 ‘책임’의 무게가 달라졌다는 점이 부모님과 나, 나와 부모님의 관계를 조금은 다르게 정의내리고 있는 것 같다. 부모님이 나를 위해 신경쓰는 부분이 하나둘씩 줄어들면서, 내가 부모님을 위해 해드려야 하는 것들이 하나둘씩 늘어난다. ‘보살핌’은 현재 양방향으로 존재하지만, 점점 나에게서 나가는 부분이 더 커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독립”이라는 표현은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나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심리적인 독립은 요원해 보이므로. 그냥 ‘이사’라고 하는 편이 낫겠다.

새로 이사온 이 충정로집에서 딱 하룻밤 잤기 때문에 이 공간, 이 집, 이 동네가 어떤 곳인지 콕 집어 이야기하긴 아직 많이 부족하다. 우선 함께 사는 이웃이 많이 달라졌다. 훌쩍 큰 아이들과 함께 사는 중년의 부부들이 주된 구성원이었던 신촌의 33평 아파트는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이웃간의 정은 없었지만 이웃간의 다툼도 없었고,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비하도, 무례한 교통예절도 찾아볼 수 없는, 나쁘진 않은 곳이었다. 그곳에서 10년을 살았다. 이곳 충정로의 작은 평수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내 나이 또래의 젊은 사람들이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부터 갓난아기를 둔 젊은 부부까지. 13평에서 16평 정도 되는 작은 공간을 아쉽지 않게 쓸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다. 아파트 밖으로 나가면 연령대가 확 높아진다. 그리고 서로 다른 두 세계가 충돌하고 있다. 먼저 서울역을 거점으로 삼는 노숙자와 철길 근처에 있는 지원센터에 드나드는 일용직 노동자들, 종로학원 건너편에 자리잡은 재래시장과 성요셉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서민노동자층이 이 동네를 형성하는 한 축이다. 다른 한 축은 SK VIEW나 삼성사이버빌리지아파트와 같은 신식 주거공간에 들어온 중산층이다. 그 사이에 내가 사는 곳과 같이 작은 평수의 아파트, 혹은 오피스텔에 사는 젊은 세대가 있다. 충정로는 그런 사람들이 어울리지 않고 공간만을 공유하며 사는 곳 같아 보인다. 아직 잘 모르겠다. 조금 더 많이 겪어봐야 이 동네가 가진 공기의 냄새를 맡을 수 있을 것 같다. 시간이 날 때마다 동네 산책을 계속 다녀야겠다.

거실에서 음악을 틀고 춤을 추거나 운동을 할 수 있고, 샤워를 한 뒤 발가벗은채 밖으로 나와 물기를 충분히 닦아낸 뒤 속옷을 입을 수 있고, 샤워를 하면서 노래를 부를 수 있고, 전혀 듣지 않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틀어놓고 랩탑으로 딴짓을 실컷 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내가 밥을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너무나 당연하게 하던 것들이, 부모님과 함께 살며 ‘고려해야 할 것’으로, 다시 ‘하면 안될 것 같은 것’으로 바뀌었다. 물론, 이런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서 독립을 한 것은 아니다. 책과 옷으로 가득찬 좁은 공간에서 제대로 연구에 집중할 수 없었다. 배부른 소리같겠지만, 집에 일찍 돌아와 ‘타인에 의해 세팅된 환경’에서 공부를 이어나가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 차라리 퇴근을 늦게 하고 연구실에서 공부를 더 하는 편이 낫다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회사는 여섯시 이후 냉난방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그리 좋은 장소는 아니다) 나만의 ‘리듬’을 만들어내기에는 이미 부모님이 구축한 세계가 너무 단단했고, 그분들의 리듬을 깨트려가며 내가 잘 살자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상이 지난 1년동안 연구성과가 전혀 없던 것에 대한 거창한 변명이 되시겠다. 이제 마음에 쏙 드는 테이블도 구했고, 듣고 싶은 음악을 듣고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며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구했다. 남들은 월세가 비싸다고 하지만, 나는 내가 생산해내는 것들의 가치를 잘 알고 있기에 그 작업을 위한 환경을 구축하는데 쓰이는 돈이 전혀 아깝지 않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삽니까? 돈을 아끼기 위해 삽니까? 아니면 정말 가치있는 일, 혹은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면서 삽니까? 저는 후자입니다. 굶어죽지 않을 정도로 벌면서 낭비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내 자신에게 계속 투자하며 살아야 한다. 그걸 멈추는 순간 쓸모없는 인간, 혹은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있는 인간이 되어버린다.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수밖에 없고, 소위 말하는 힘없는 ‘을’이 되어 남이 시키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쏟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 충정로 공간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한국에서의 독립적인 생활을 위한 첫번째 단계다. 홈데코레이션에 너무 많은 돈을 쓴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그것 역시 나중에 충분한 가치로 보상받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밤이 많이 눅눅해졌다. 여름에 어울리는 음악을 미리 골라 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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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NBA 목드래프트 2.0

1.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칼-앤써니 타운스

미네소타는 픽을 팔지 않을 것이고, 앤써니 베넷을 처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베넷을 포함한 트레이드는, 2년전 첫번째 드래프티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애석하게도, 미네소타가 가지고 있는 올해 드래프트픽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2. 로스 엔젤레스 레이커스: 자릴 오카포

레이커스가 커즌스를 얻기 위해서는 이 픽을 희생해야 한다. 레이커스가 이 픽을 킹스로 보낸다면, 킹스는 커즌스를 대체할 수 있는 빅맨을 원할 것이고, 타운스 바로 아래 레벨의 최고 빅밴은 오카포다. 레이커스가 커즌스를 얻지 않는다고 해도, 러셀보다 트레이드 벨류가 높은 오카포를 우선적으로 선택할 확률이 높다.

3. 필라델피아 76서스: 디안젤로 러셀

러셀이 아직 보드에 남아있다면 식서스는 포징기스와 러셀 중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고민을 할 것이고, 엠비드의 재활과정이 원활하지 못한 데에서 야기되는 리빌딩의 장기화 과정에서 반드시 생각해야 하는, 힌키 특유의 ‘스탯 뻥튀기’를 위해서는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슛을 마구 던질 수 있는 가드가 필요하다.

4. 뉴욕 닉스: 크리스탚스 포징기스

닉스는 포징기스를 원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 성적을 내야 하는 닉스 입장에서는 2년+@를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 하지만 무디에이를 여기서 뽑기에는 너무 사치스럽다. 닉스는 이 픽을 매직에게 팔 것이고, 매직은 아주 기쁜 마음으로 포징기스를 부셰비치 옆에 세워둘 것이다. 이들은 포징기스가 몸무게를 불릴 때까지 기다려줄 충분한 시간이 있다. 포징기스 캠프도 닉스보다는 매직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 올랜도 매직: 윌리 컬리-스테인

매직은 닉스와의 픽스왑을 통해서 한단계 위로 올라갈 것이고, 아마도 리드나워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칼데론의 샐러리를 흡수할 것이다. 그리고 닉스는 이 픽에서 컬리-스테인을 뽑아 센터 자원을 우선적으로 보충할 것이다. 컬리 스테인은 멜로의 프런트코트 수비 부담을 경감시켜줄 것이며 빠른 시일 내에 디안드레-조던 타입 클론으로 성장할 것이다.

6. 새크라멘토 킹스: 마리오 헤조냐

킹스가 레이커스와의 딜에서 이 픽을 어떻게 사용할런지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루머대로 커즌스를 보내고 게이마저 팔아버린 뒤 론도를 데려온다면, 킹스는 맥클레모어와 함께 스페이싱을 해줄 슈터가 필요하다. 론도가 볼을 뿌려주고 두명의 젊은 윙이 스페이싱을 해주는 상태에서 오카포가 페인트존을 쑤시고 돌아다니는 모양새가 나쁘지 않다.

7. 덴버 너게츠: 저스티스 윈슬로우

너게츠는 갈리날리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다. 로슨과 퍼리드를 주축으로 팀을 재건한다면 반드시 3번째 공격옵션과 디스페이싱 역할을 해줄 윙에서의 에너자이저가 한명 정도 필요하다. 윈슬로우는 마누 지노빌리와 제임스 하든과 같은 독특한 유형의 윙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가지고 있으며, 리빌딩을 이제 막 시작한 너게츠에게 매우 적합한 라커룸 프렌들리 가이가 될 수 있다.

8.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스탠리 존슨

무디에이가 여기까지 내려올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밴 건디는 3년안에 존슨이 3점슛을 장착할 것이라고 믿는 듯 보인다. 개인적으로 그의 워크아웃에 매우 실망했지만, 팀은 어쨌든 일야소바라는 좋은 스트레치4를 얻었고, KCP라는 샤프슈터까지 이미 보유하고 있으므로, 존슨이 적응하는데 조금의 시간을 더 벌어줄 수 있을 것이다.

9. 샬럿 호네츠: 데빈 부커

젤러가 드래프트 데이에 팔린다면 아마 호네츠는 카민스키로 갈 것이다. 하지만 젤러가 쉽게 팔릴 것 같진 않다. 제퍼슨-젤러-비욤보의 골밑에 바툼이 지키는 3번과 워커가 있는 1번은 믿음직스럽(..)지만, 제레미 램이 있는 2번은 보강이 필요하다. 제2의 클레이 탐슨이 될 수 있을지는 일단 뽑은 뒤에 지켜보자.

10. 마이애미 히트: 마일스 터너

터너와 무디에이 중 한명을 두고 고민할 것이고, 드라기치에게 맥시멈에 가까운 오퍼를 날릴 1번 자리보다는 아직 건강이 완전히 증명되지 않은 4번 자리에 보험을 들어두는 편이 좋아보인다.

11. 인디애나 페이서스: 이매뉴엘 무디에이

볼 것 없이 무디에이로. 1번에 보강이 필요하고, 팀에 피지컬을 더해줄 것이다.

12. 유타 재즈: 프랭크 카민스키

나는 카민스키의 빅팬은 아니지만, 유타의 빅맨 두명 모두 스페이서 타입이 아니므로 분명 요긴하게 활용할 것으로 본다.

13. 피닉스 선즈: 카메론 페인

페인의 워크아웃이 매우 좋았다는 소문이 있고, 브랜든 나잇을 잡지 않고 페인으로 바로 갈 가능성도 적지 않아보인다.

14. 오클라호마 썬더: 켈리 우브레

스퍼스가 14번픽까지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는 루머가 나오고 있다. 스퍼스든 썬더든, 우브레가 로터리 밖으로 밀려날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15. 애틀랜타 홐스: 론데 홀리스-제퍼슨

더마레 캐럴의 잠재적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홐스는 수비가 좋은 홀리스-제퍼슨을 지나칠 이유가 없다.

16. 보스턴 셀틱스: 저스틴 앤더슨

대니 에인지는 트렌드에 민감하다. 피어스가 오든 말든, 러브가 오든 말든, 앤더슨은 이번 드래프트에서 드레이먼드 그린에 가장 가까운 타입의 선수다. 에인지와 스티븐스가 그를 어떻게 쓸지 궁금하지 않은가.

17. 밀워키 벅스: 트레이 라일스

18. 휴스턴 로케츠: 타이어스 존스

로케츠는 파파니콜라우를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포워드 뎊스를 유지했다. 이제 남은건 인저리 프론 비벌리에 대한 보험이다. 존스 대신 제리안 그랜트가 뽑힐 가능성도 높다.

19. 워싱턴 위저즈: 케본 루니

네네에 대한 보험이 필요하다.

20. 토론토 랩터스: 바비 포티스

골밑 강화가 필요하다. 물론 루 윌리엄스에 대한 대안으로 제리안 그랜트를 선택할수도 있다.

21. 댈러스 매버릭스: 딜론 롸이트

펠튼, 엘리스 등 베테랑 가드가 떠난 자리를 채우기 위해서는 롸이트와 같은 경험 많은 듀얼가드가 필요하다.

22. 시카고 불스: RJ 헌터

23.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라샤드 본

매튜스와 바툼의 자리를 채울 슈터가 필요하다.

24.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몬트레즐 해럴

25. 멤피스 그리즐리스: 제럴 마틴

마틴의 급부상이 놀랍지 않다. 멤피스의 빅맨 뎊스를 두텁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26. 샌안토니오 스퍼스: 크리스 맥컬로프

스퍼스가 이 픽을 직접 사용할지 미지수지만, 맥컬로프는 이번 드래프트 1라운드 하위권에서 최고의 스틸픽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리안 그랜트가 뽑힐 수도 있다.

27. 로스 엔젤레스 레이커스: 제리안 그랜트

레이커스는 이 픽을 팔 것이다. 누가 가져가든, 그랜트를 여기서 데려가는건 스틸이다. 그는 15번부터 뽑힐 가능성이 있다.

28. 보스턴 셀틱스: 로버트 업쇼

29. 브루클린 네츠: 테리 로지어

30.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클리프 알렉산더

왠지 한번 키워볼만 할듯.

지난 1년: 부모님

2014년 6월 21일 새벽, 한국에 도착했다. 짐을 찾아 밖으로 나오니 부모님이 기다리고 계셨다. 촌스럽지만 ‘성공적인 귀환’을 기념하기 위해 기념사진도 찍었다. 나에겐 ‘생존’이었지만 부모님에겐 ‘성과’였고, 나에겐 ‘실패’였지만 부모님에겐 ‘성공’이었던 6년을 어떻게든 기념해야 했다. 부모님댁으로 돌아와 6년동안 비워두웠던 작은 방에 짐을 풀었고, 그렇게 부모님과 함께 한국에서의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지 정확히 1년이 되었다.

나는 어머니가 해주시는 밥을 아주 잘 얻어 먹었고, 두 분이 지내시던 공간을 침범해 공짜로 아주 잘 살았다. 요리를 하지 않아도 되었고, 빨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가끔 분리수거를 도와드리거나 청소를 하고 설거지를 한 것 빼고는 대부분의 가사는 어머니의 몫으로 떠넘겼다. 그것이 어머니의 직업이라고, ‘당연히’ 떠밀어도 된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나는 두 분이 만들어놓은 세계에 6년만에 불쑥 나타난 ‘손님’이었고, 두 분이 공고히 만들어놓은 규칙을 깨고 싶지 않았다. 나는 더이상 부모님에 종속된 존재가 아니었으며, 부모님 역시 나를 신경써야 할 이유가 없었다. 각자의 공간을 존중하며 거실이나 화장실같은 공유를 위한 공간만을 나누어 사용했다. 예를 들어, 이 집의 부엌은 어머니의 것이다. 요리에 애착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주방은 ‘주인’과 ‘손님’이 엄격하게 분리된 공간이다. 익숙함이나 오너쉽과 같은 일차원적인 이유때문이 아니라, 그 집의 ‘안주인’만이 가지는 고유한 영역을 반드시 존중하고 인정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난 어머니를 위해 설거지는 마음껏 할 수 있었지만, 요리는 거드는 정도만 할 수 있었을 뿐이다.

우리의 ‘동거’ 계약의 기간은 정확하게 1년이었다. 아버지의 은퇴 날짜는 정해져 있었고, 이 집이 팔릴 시점도 정해져 있었다. 아버지의 은퇴 이후, 이제 두 분은 다시 10년, 혹은 그 이상을 나와 떨어져 지내실 것을 알고 있었기에, 지난 1년동안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면서, 우리가 헤어진 후에 느끼실 내 존재가 부재하다는 사실에 대한 허전함과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적극적인 효도로 인한 기쁨 사이에서 내 위치를 정하지 못해 갈등하기를 반복했다. 마음은 늘 부모님을 향해있었다. 침대에 누워 있다가도 어머니가 무언가를 시키시면 이등병처럼 튀어나가 처리했다. 물론 수동적으로 두 분의 세계를 존중한다는 변명을 통해 스스로를 비겁하게 만들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집안일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집에 있을 때에는 대부분의 소소한 일상들 – 밥을 함께 먹거나 수다를 떨거나 드라마를 함께 보는 일들 – 을 부모님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했다. 무거운 짐을 나르거나 몸을 크게 움직여야 하는 일은 내 몫이 되었고, 어머니의 루틴을 해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사소한 일들을 대신 처리해드렸다. 아버지는 수시로 나를 불러 컴퓨터나 휴대폰에 대해 물어보셨다. 나는 그런 것들이 몹시 기뻤다. 부모님의 삶에 조금이라도 개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막내는 막내의 역할이 있다. 막내가 부릴 수 있는 투정이나 게으름을 하나씩 거두어내면서 막내만이 드릴 수 있는 기쁨들을 남겨두는 것이 지난 1년동안 부모님을 위해 내가 한 일이다.

이제 부모님과 다시 헤어져야 할 시기가 왔고, 아마도 우리 모두가 건강하다면, 다시 함께 살 날은 쉽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들중 누구 한명이 심하게 아프기 시작하면 그때 다시 모이게 될 것이고, 그렇게 누군가를 지켜주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지금과는 또 많이 다를 것이다. 그 날이 빨리 오지 않기를 바란다. 한두달에 한번쯤 함양에 내려가 함께 고기를 구워 먹으며 밀렸던 수다를 실컷 떨다 하룻밤 자고 올라오는,  그 정도 관계가 오래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다가 급한 일이 터지면 그 즉시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달려갈 수 있는, 그 정도의 가까움이 참 고맙게 느껴진다. 지난 6년동안 애타게 그리워하며 찾아 왔던 그 정도 거리가 이제 눈 앞에 당도했다. 이제 더이상 부모님의 집 앞에 서기 위해 24시간을 날라오지 않아도 된다. 차를 몰고 휘휘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서너시간만에 부모님의 얼굴을 볼 수 있다. 대단히 큰 축복이다.

2015 NBA 목드래프트 1.0

그리고 아마도 2.0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할 이야기가 많지만 서론을 적지 않고 픽바이픽 조금씩 풀어놓겠다.

1.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 칼 타운스

위긴스와 함께 프랜차이즈를 책임져줄 ‘dynamic duo’를 만들어야 하는 울브스 입장에서 타운스를 지나칠 이유가 없다. 현재 가장 완성된 스킬셋을 가지고 있는 빅맨은 자힐 오카포지만, 대학때 보여준 퍼포먼스만으로 비교해도 타운스와 오카포는 다른 차원의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풋웤을 제외한 모든 카테고리에서 타운스가 오카포를 커리어 내내 압도할 것이다. (심지어 슈팅터치도 타운스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타운스를 앤써니 데이비스와 함께 다음 세대의 농구를 정의내리는 선수로 기억하게 될 것이고, 아마도 빠른 시일내에 올스타 대열에 합류할 것이다. 미네소타가 앞으로 해야할 일은 굉장히 단순하면서도 어렵다. 위긴스와 타운스를 지키는 것. 그들에게 좋은 코치를 짝지워주는 것. (플립 선더스는 아닙니다 아니라고)

2. 로스 엔젤레스 레이커스 – 디안젤로 러셀

레이커스는 이 2픽 하나만으로 리빌딩을 끝낼 수 있는 팀이 아니다. 막강한 마켓파워만으로 FA를 유혹하기에는 이들이 가진 자산이 너무 보잘것 없다. 줄리어스 랜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한다는 가정을 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제 레이커스는 post-Kobe era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마켓을 클리퍼스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새로운 스타파워를 필요로 한다. 만약 미네소타가 오카포를 뽑기 위해 타운스를 지나친다면 레이커스는 타운스를 뽑을 것이다. 하지만 타운스가 이미 뽑혀나간 상황이라면, 오카포보다는 러셀을 뽑을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이건 단지 러셀이 식서스와의 워크아웃을 취소하면서 불거져나온 루머때문만은 아니다. 나는 레이커스가 오카포에게 locked-in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코비가 은퇴하기 전 유연한 과도기를 경험하고 싶어할 것이다. 매경기 15점-7리바운드를 기록할 수 있지만 수비와 자유투에 문제가 있는 빅맨보다는, 매경기 하일라잇 필름을 두어개쯤 찍어주며 코비처럼 3점라인 안에서 수비수를 등지고 시작하는 것을 즐기는 비슷한 사이즈의 콤보가드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3. 필라델피아 76서스 – 크리스탚스 포징기스

최근 워크아웃에서 포징기스의 주가는 치솟았고, 식서스의 주전센터 후보였던 조엘 엠비드는 2015-16 시즌 전체를 날릴 수도 있다는 루머가 돌기 시작했다. 식서스 픽에 대한 모든 가능성은 빅맨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상태이고, 관건은 식서스가 ‘안전’한 오카포로 가는지, 아니면 다시 한번 ‘스윙’을 하며 포텐셜에 투자할지로 좁혀졌다고 할 수 있다. 식서스는 아마도 엠비드의 부상이 이들의 ‘버블’ 플랜을 종식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한번 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종목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포징기스를 뽑으면 노엘을 5번으로 돌리면서 사리치와 함께 꽤 높고 넓고 빠른 프런트코트를 구성할 수 있다. 러셀이 3픽까지 내려오면 식서스는 러셀을 뽑겠지만, 만약 러셀이 먼저 빠져나간 상황이라면 포징기스를 뽑아 리그에서 가장 어리고 가장 가능성이 높은 프런트코트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그가 노비츠키가 될지 츠키타빌리쉬가 될지 지금 우리가 판단을 내릴 이유가 없다. 그 모든 성취와 책임은 식서스에게 돌아갈 것이다.

4. 뉴욕 닉스 – 자힐 오카포

닉스는 아마도 이 픽을 팔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카민스키를 데려갈 것이다. 닉스가 누구를 데려가든, 어느 픽을 가져가든, 이 픽은 오카포를 위해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오카포는 그 어떤 팀에 가도 능히 제 몫을 해줄 above-average-in-all-category 유형의 선수이며(요즘 센터에게 자유투 50%는 크게 흉도 아니잖아? 핵 몇번 당하고 말지 뭐..), 오랜 기간 NBA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가며 최대계약을 한번쯤 받아낼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가 만약 조금 더 거칠고 빠르고 높은 NBA의 골밑에서 살아남는 법을 조기에 깨우칠 수 있다면, 아마도 올스타에도 몇번 뽑힐 수 있을 것이다. 부상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 리그 위상 측면에서 카이리 어빙 정도의 위치까지도 올라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5. 올랜도 매직 – 윌리 컬리-스테인

저스티스 윈슬로우가 올랜도의 탑초이스가 아니라는 루머가 돌기 시작하고 부셰비치가 드래프트 당일 트레이드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지면서(드래프트 순간부터 그의 샐러리는 현재 받는 $2.75m의 샐러리가 아닌 다음시즌 샐러리 $10.4m로 계산된다) 나는 매직이 픽을 트레이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트레이드 파트너는 아마도 닉스가 될 것이다. 매직은 픽을 하나 올리면서 러셀, 포징기스, 타운스, 오카포중 떨어지는 한명을 받아갈 것이다. 닉스가 이 트레이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명확하진 않지만 어쨌든 닉스니까.. 만약 매직이 5픽에 머무른다면, 윌리 컬리-스테인을 뽑아 부셰비치와 나란히 세울 가능성이 높다. 컬리-스테인은 NBA에서 4번은 물론 3번까지 막을 수 있는 수비범위를 가지고 있고, 양손을 다 사용하며 페인트존을 공략할 수 있으며, 속공에서 좋은 피니셔가 될 수 있다. 부셰비치와의 공존방법만 찾아낼 수 있다면 매직은 리그에서 가장 흥미로운 프런트코트(애런 고든까지 포함해서)를 보유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토비아스 해리스와는 작별하겠지.

6. 새크라멘토 킹스 – 이마누엘 무디에이

킹스는 닉스, 클리퍼스 등과 픽 트레이드를 두고 논의하겠지만 아마도 이 픽을 지킬 것이다. 드마커스 커즌스가 이 픽으로 컬리-스테인을 뽑기를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컬리-스테인이 6픽까지 떨어진다면 킹스는 당연히 그들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가치있는 플레이어를 위해 이 픽을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 팀의 가장 큰 약점들중 하나인(약점이 한두개가 아닌 팀입니다만) 포인트가드 스팟을 보강할 확률이 높다. 무디에이는 스타포텐셜을 가지고 있는 데릭 로즈 타입의 스코어링 포인트가드로서, 로즈보다 조금 덜 뛰어난 득점감각과 존 월보다 많이 떨어지는 패싱 감각, 그리고 드마커스 커즌스가 흠칫 놀랄 정도의 멘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단히 인상적인 몸뚱아리와 간혹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재능은 스타파워를 간절히 원하는 킹스로 하여금 이 가드를 지나치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7. 덴버 너게츠 – 저스티스 윈슬로우

덴버가 케네스 퍼리드와 윌슨 챈들러를 디트로이트로 보내면서 피스톤스의 8픽을 가져오려고 한다는 루머가 나오기 시작했다(퍼리드는 토론토와도 링크가 걸려있다). 일야소바의 영입과 상관없이, 피스톤스는 퍼리드와 챈들러를 통해 win-now team 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고, 덴버는 7픽과 8픽을 이용해 리빌딩 속도를 가속화시키거나 이 두픽을 주고 3픽 이내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어쨌든, 덴버가 자신들의 고유한 픽을 행사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나는 저스티스 윈슬로우의 floor 가 7픽 정도라고 생각한다. 이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는 high-motor guy이고 수비를 할 줄 알며, 좋은 스탭을 가지고 있고 점프슛을 던질 줄도 안다. versatile한 3번이라면 지미 버틀러나 카와이 레너드처럼 클 수도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최소한 프린스 정도의 커리어를 보낼 수는 있을 것이다. 위닝팀에 꼭 필요한 조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8.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 스탠리 존슨

피스톤스가 이 픽을 지킬 가능성을 70% 정도로 보고 있다. 그리고 최근 일야소바를 영입함으로써 스트레치-4에 대한 갈증을 어느정도는 해소한 상태다. 스탠 밴 건디는 다음 시즌 당장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싶어하고, 이를 위한 모든 트레이드 시나리오를 고려할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리빌딩에 들어가야 하는 팀의 주전급 선수를 받아오고 8픽을 내어주는 것이다. 만약 FA에서 승부를 볼 생각이라면, 지금 당장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수준의 신인을 드래프트해야 한다. 최근 피스톤스는 스탠리 존슨을 워크아웃에 다시 한번 초청했고 아주 세부적인 부분까지 체크한 뒤 돌려보냈다. 존슨은 인터뷰에서 “팀이 원하는 윙에서의 높은 에너지레벨을 제공해줄 수 있다”고 자신을 어필했다. 밴 건디는 아마도 헤조냐의 캐릭터를 컨트롤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고, 윙에서 공간을 지우는 수비가 가능하고 볼핸들링이 뛰어난 존슨을 즉시전력감으로 생각하고 데려올 가능성이 높다. 어차피 피스톤스에서 3번은 슛을 많이 덜질 기회가 없을 것이므로, 그의 부정확한 슈팅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9. 샬럿 호네츠 – 데빈 부커

호네츠가 R.J. Hunter에게 꽂혀버렸다는 루머가 나오면서 나는 다시한번 이 프랜츠이즈를 응원하는 사람들을 마음속 깊이 위로하기 시작했다. 정말 팬질하기 어려운 팀이다. 알 제퍼슨이 다음시즌 PO를 발동하면서 빅맨 로테이션은 꽉 차버렸지만 팀내 넘버원 슈터 역시 알 제퍼슨이라는 이 참담한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최근 이 팀이 드래프트한 선수들중 재계약에 성공한 선수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함께 기억하자. 어쨌든, 켐바 워커와 알 제퍼슨을 중심으로 1년 더 가야할 수밖에 없는 처지고, MKG가 뜻밖에도 리바운드에서 자신의 재능을 깨달은만큼 이 픽은 무조건 슈터에 투자해야 한다. 워커와 제퍼슨이 만들어내는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위크사이드에서의 스나이퍼가 필요하다. 드래프트 클래스중 최고의 슈터라는 데빈 부커를 지나친다면, 나는 호네츠를 다음 시즌 내내 조롱할 것이다.

10. 마이애미 히트 – 켈리 우브레

드웨인 웨이드와의 로열티 문제가 불거지면서 히트의 미래도 안개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화이트사이드와 보쉬가 있는 빅맨쪽은 일단 생각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이 팀에 현재 가장 필요한 부분은 포인트가드와 윙이다. 고란 드라기치를 반드시 잡는다는 가정하에 지금 루머가 나오는 것처럼 던리비를 더할 수 있다면, 히트는 웨이드와 뎅의 공백을 장,단기적인 측면에서 어느정도는 커버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완전하게는 못하겠지만 말이다. 보쉬를 중심으로 팀을 재건할 계획이라면 화이트사이드와 함께 보쉬의 수비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선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스포엘스트라의 퍼리미터 로테이션 디펜스 시스템은 체력소모가 큰 전략이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수비 포텐셜이 큰 우브레가 나쁜 선택은 아닐 것 같다.

11. 인디애나 페이서스 – 마일스 터너

페이서스는 장기적으로 데이빗 웨스트를 대체해야 하고, 단기적으로는 로이 히버트의 출전시간을 줄여줘야 한다. 즉, 4,5번에서 고루 활약할 수 있는, 사이즈와 레인지를 모두 갖춘 빅맨을 필요로 하고, 드래프트 보드에 그런 선수가 딱 한명 남아있다. 터너는 좋은 샷블락킹 능력과 부드러운 슈팅터치를 가지고 있는 선수로, 요즘 리그가 원하는 림프로텍터-스트레치형 빅맨의 조합을 가능케 할 좋은 씨앗을 가지고 있다. 컨디셔닝 이슈가 있긴 하지만 11번째 픽에서 터너 정도의 재능이라면 리스크를 가져가볼만 하다고 본다.

12. 유타 재즈 – 마리오 헤조냐

헤조냐가 여기까지 떨어지면 재즈는 무조건 주워가야 한다. 윙 포지션에서 20살의 나이에 다다를 수 있는 최대치의 레벨에 있는 선수이고, 앞으로 발전할 여지도 충분한 선수다. 문제라면 역시 캐릭터 이슈가 있다는 것과 2번과 3번 사이에서 트위터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데, 알렉 벅스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윙을 보강하는 것이 나쁜 선택은 아닐 것 같다. 카민스키와 데커도 (단지 백인이라는 이유로) 후보가 될 수 있으나, 카민스키를 뽑느니 밀샙과 계약하는 것이 낫고, 헤이워드가 있는데 데커를 뽑을 이유도 없다.

13. 피닉스 선즈 – 프랭크 카민스키

선즈에게 카민스키는 어울리지 않는 짝일수도 있다. 하지만 선즈는 전통적으로 높이와 스트렝스보다는 스피드와 공간을 이용해 승리를 쟁취하는 팀이었고, 이 팀의 포인트가드 전통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이 팀의 스피드와 스페이싱은 여전히 리그 최고수준일 것이다. 빡센 서부에서 선즈는 아예 바닥으로 내려앉을 정도로 나쁜 팀도 아니며 플레이오프에 여유있게 진출할 정도의 풍부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다. 지금 당장 이겨야 하는 이 팀에게 카민스키의 플로어 스페이싱 능력은 축복이 될 수 있다. 이 선수는 좋은 팀을 만나야 한다. 자신에게 잘 맞는 팀을 만나야 한다. 선스는 카민스키에게 아주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으며, 반대로 카민스키도 선즈에게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14.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 – 카메론 페인

썬더가 페인에게 드래프트 약속을 했다는 루머가 여러 소스를 통해 흘러나오는 지금, 이들이 누구를 픽할지 예상하는 것은 무의미하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데커가 더 나은 선택이라고 보지만 어쨌든, 레지 잭슨 롤을 대체하며 하든과 같은 영향력을 행사해주기를 희망하는 콤보가드 페인이 썬더에 어울리는 옷인지만 생각해보자. 3PAr이 41%에 달할 정도로 3점슛 비율이 높은 슈터타입의 가드, 수비에서는 거의 기대할 것이 없음, 턴오버비율이 낮지 않음, 높은 TS%, 뛰어난 리더쉽 등등.. 나는 머레이 스테잇이 미주리 벨리에 있어서 저평가당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미드-미드 메이저 컨퍼런스 소속 학교에서 뛰는 가드의 평가는 이미 많이 개선된 상태다. 워크아웃과 스카우팅으로 어느 정도 걸러낼 수 있는 능력이 NBA에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 선수가 썬더의 key player로 뛸 수 있느냐다. 건강한 썬더는 리그 최고 레벨의 팀이다. 이 팀에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차지하며 10~15분 정도 뛸 수 있을까? 신인이? 썬더는 그걸 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나는 그것에 대해 부정적이다.

15. 애틀랜트 홐스 – 트레이 라일스

홐스는 플레이오프에서 혹독한 경험을 했다. 정규시즌용이 아닌 플레이오프용 빅맨이 필요하다. versatile하면서도 에너지가 넘치는. 경험까지 가지고 있는 라일스가 적당한 후보로 보인다.

16. 보스턴 셀틱스 – 샘 데커

셀틱스는 이 픽을 가지고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고려하겠지만, 결과적으로 픽을 그대로 사용할 것이다. 셀틱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스페이싱과 허슬, 사이즈가 아닐까. 그런면에서 데커는 나쁜 선택이 아니다. 더군다나 16픽이라면, 로우 리스크 애버리지 리턴으로 최고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

17. 밀워키 벅스 – 바비 포티스

브룩 로페즈나 타이슨 챈들러 등 빅맨들과 루머가 계속 나오고 있는 벅스는 래리 샌더스의 악몽을 빨리 이겨내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인다. 벅스에게 필요한건 페인트존 특점원 혹은 건실한 리바운더 쯤일텐데, 존 헨슨과 짝을 이뤄 빅맨 밸런스를 맞춰줄 수 있는 선수로 케본 루니보다는 바비 포티스가 조금 더 나아 보인다.

18. 휴스턴 로케츠 – 제리안 그랜트

모두가 타이어스 존스를 러셀-무디에이 티어를 제외한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생각하고 있고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바이지만, 포인트가드 보강이 필요한 로케츠에게 더 잘 맞는 포인트가드는 노틀담의 제리안 그랜트라고 생각한다. 존스는 수비가 너무 약하고 하든과의 공존이 어려울 수 있다는 약점이 있으며, 무엇보다 사이즈가 서부의 포인트가드들과의 매치업에서 살아남지 못할 정도로 약해보이기도 한다. 6-5,6의 롸이트는 아이소부터 스팟업 슈터의 역할까지 고루 소화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하든에게 1선수비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19. 워싱턴 위저즈 – 타이어스 존스

월의 백업으로 존스 정도면 차고 넘친다. 네네와 구든이 있는 4번 포지션도 보강해야 할 자리이고 케본 루니를 픽할 수도 있다고 본다.

20. 토론토 랩터스 – 케본 루니

로터리로 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루머가 있다. 하지만 테렌스 로스 정도로 로터리픽을 사기 힘들 것이다. 랩터스는 플레이오프에서 deep run을 하기에는 너무 소프트하다. 특히 전쟁터인 골밑에서 에너지를 불어넣어줄 수 있는 트리스탄 톰슨 유형의 허슬가이가 필요하다. 루니는 대학 최고 수준의 리바운더이며 스페이스 이터로, 아미르 존슨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21. 댈러스 매버릭스 – 딜론 롸이트

사실 맵스에게 더 잘 맞는 선수는 그랜트이겠으나, 그랜트가 먼저 뽑혀 나갔다면 차선책으로 유타의 롸이트를 고려해볼 수 있다. 아이소부터 미드레인지 게임까지 모두 가능한 선수로 풍부한 경험과 좋은 사이즈를 가지고 있는 포인트가드다. 몬테이 엘리스나 레이먼드 펠튼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22. 시카고 불스 – RJ 헌터

던리비가 떠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의 자리를 매우기 위해 론데 홀리스-제퍼슨을 픽하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 불스는 이미 충분히 빡빡하다. 호이버그 스타일의 SSOR 변형 무한 픽앤롤 공격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겁없이 코트 어디에서나 올라갈 수 있는 하이 에너지 캐릭터가 필요하며, 6.6의 좋은 사이즈를 가지고 있는 퓨어슈터인 헌터를 데려오는 것이 코트 밸런싱 측면에서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23.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 저스틴 앤더슨

알드리지를 보내든 잡든, 매튜스를 보내든 잡든, 앤더슨은 3점슛을 던질 수 있고 수비가 뛰어난, 스마트한 윙이다. 포틀랜드가 앤더슨을 지나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24.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 몬트레즐 해럴

러브를 내보내지 않는한 캐브스는 트리스탄 톰슨을 위한 자리를 만들어줄 수 없다. 그렇다면 드래프트에서 톰슨을 대체할 수 있는(물론 마이너하게 대체..) 해럴이 나쁜 선택이 아닐 수 있다. 슛은 톰슨보다 훨씬 낫다.

25. 멤피스 그리즐리스 – 론데 홀리스-제퍼슨

멤피스가 그렉 오든을 데려올 것이라는 루머가 있다. 그러든 말든.. 홀리스-제퍼슨은 그리즐리스의 빡센 수비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을 정도의 수비력과 운동능력을 가지고 있고, 2-3번 스팟에서 상대의 공간을 더욱 빡빡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선수다. 3점슛 못넣고 수비 잘하는 전형적인 그리즐리스형 선수.

26. 샌안토니오 스퍼스 – 라샤드 본

1차원적인 하이브리드 선수에게 특별한 점을 발견하고 이를 코트위에서 실현시키는 것은 스퍼스의 장기다.

27. 로스 엔젤레스 레이커스 – 클리프 알렉산더

레이커스는 아마도 마크 가솔을 잡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그들의 첫번째 1라운드픽에서 빅맨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이 낮은 픽에서 미완의 대기, 저주받은 BQ, 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재능을 가진 알렉산더를 보험으로 데려올 가능성이 높다.

28. 보스턴 셀틱스 – 로버트 업쇼

그에게 드리워진 레드 플랙을 감수하고서라도 픽해도 좋은 28픽까지 업쇼가 남아 있다면 한번쯤 베팅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29. 브루클린 네츠 – 테리 로지어

difference making을 어떻게든 해야 하는 네츠 입장에서 혼자서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언더사이즈 가드도 나쁘지 않은 선택.

30.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 크리스 맥컬로프

사실 로스터가 두텁진 않다. 특유의 슈터-포워드 농구를 하고 있지만 이들을 모두 잡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션 리빙스턴과 바ㄹ보사가 있는 백업 가드진이 가장 불안해 보이지만, 보것과 리만 있는 빅맨진도 만만치 않게 허술해보인다. 시라큐스의 크리스 맥컬로프를 키워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Nicolas Winding Refn: Drive

Drive - A4 Poster

화려한 밤의 도시, 범죄와 함께 살아숨쉬는 도시 LA에 좀처럼 웃지 않는 한 남자가 있다. 낮에는 자동차 정비공과 운전 전문 스턴트맨으로 살아가고, 밤에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게이트웨이 드라이버로 살아가는 이 남자에게, 삶의 유일한 목적은 운전, 단 하나인 것처럼 보인다. 건조한 삶을 건조하게 견디어 나가던 그에게 한 여자가 등장한다. 나중에 이 남자가 여자에게 건네는 “내 삶에서 이렇게 좋았던 적은 없었어”라는 고백은, 여자를 만나기 전까지 남자의 삶이 어떤 색깔이었는지 짐작케 한다. 어쨌든, 남자는 여자의 남편을 돕기 위해 위험을 자처하고, 그 위험을 정면으로 돌파해내며 자신이 사랑하는 몇 안되는 사람들을 위협하는 실체를 향해 앞으로 나아간다.

영화는 매우 스타일리쉬하다. LA라는 도시가 갖고 있는 빛과 어두움의 극적인 조화, 그 도시의 화려함 속에 잘 보이지 않는 낮은 계층의 사람들이 갖는 건조한 일상, 그 일상 속에서도 피어날 수 있는 따뜻한 감정들, 그 감정들을 위협하는 막막한 폭력들, 그 폭력에 정면으로 대항하며 자신 안에 숨어있던 또다른 폭력성을 서서히 드러내는 웃지 않는 남자, 그 남자가 마지막까지 지키고자 했던 일상의 가치. 이 모든 과정을 아주 잠깐의 폭발적인 액션과 그 액션의 효과를 증폭시키는 밀도 높은, 고요한 긴장감으로 채우는, 아주 잘만든 서스펜스 영화라고 생각한다. 덴마크의 신예 감독 윈딩 레핀은 아마도 이 영화가 갖고 있는 ‘감각’, 혹은 ‘스타일’이 매우 독창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을 것이고, 감독의 이러한 의도를 100% 스크린속에서 재현해내는 고슬링의 연기도 절찬을 받아 마땅할 정도의 성취를 보여준다. 영화에 등장하는 폭력에 대한 묘사는 매우 잔인하지만, 그 잔인함은 아주 잠깐일 뿐이다. 과하지 않고 딱 필요한 정도로만 쓰이고 있으며, 오히려 영화의 진짜 매력은 처음부터 끝까지 높은 밀도로 채워지는 긴장감과, 80년대 감성이 물씬 풍겨나오는 고전적인 전자음악 넘버들이 틈을 매워주는 영화 특유의 정서라고 할 수 있다. 영화에 나오는 컬리지/일렉트로닉 유스의 “A Real Hero”는 그해 최고의 트랙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끝내주며, 영화의 색깔을 정의내리는 중요한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결론. 고슬링은 멋있다. 캐리 멀리건은 예쁘다. 오스카 아이작은 출세했네. 영화는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