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lin: Dark Ener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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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나주 Gary 출신 프로듀서 Jlin의 데뷔앨범 <Dark Energy>는 팝아트와 추상화의 정치적인 요소들만 따온 듯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앤디 워홀의 인더스트리얼, 바넷 뉴먼의 평면, 윌렘 드 쿠닝의 표현적 추상이 모두 이 유니크한 음악적 세계 안에서 감지되는 것이다. 시카고에서 2006년쯤 탄생한 풋워크(footwork)라는 하우스의 하위 장르는 만들어지는 음악의 95%가 샘플링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Jlin은 샘플링 없이 풋워크라는 장르 안에서 흑인-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을 표현하고자 한다. 표현부터 내용까지 모두 실험이고 도전인 셈이다. 곡마다 주어지는 제목, 혹은 특정한 키워드 한두개가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단서의 전부다. 그녀의 음악은 최소한의 정보만을 전달받은 청자가 장르적 토대 위에서 각자의 사운드스케이프 – 혹은 음악적 오브제 – 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해주는 놀이터처럼 느껴진다. 혹은, 그녀의 정치적 프로파간다를 가장 창조적인 방법으로 전달하는 플랫폼일수도 있다. 그녀는 형식적인 면에서도 기존의 풋워크 장르의 관습을 과감히 거부하는 한편, 흑인으로서, 여자로서, 블루칼라 노동자 출신으로서 시카고 언더그라운드 일렉트로니카 씬에서 경험한 정체성에 대한 고민들을 비트안에서 과감하게 풀어낸다. 여기서 “과감하게”라는 표현은 나만이 경험한 주관적인 느낌일 수 있다. 아마도 듣는이 모두 각자의 프리즘에 맞춰 그녀의 음악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음악은 마치 심장소리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아프리칸 민속음악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단순한 드럼/베이스 사운드가 그녀의 – 주술과도 같은 – 반복적인 음성과 합쳐져 기묘한 비트와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국제적인 패션위크에서 유명한 패션디자이너들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는다는 그녀의 음악이 어떻게 ‘인더스트리얼’한 세상에서 ‘뜨겁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지점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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