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her John Misty: I Love You, Honeybear

Fjm-iloveyouhoneybear


Father John Misty의 데뷔 앨범 <Fear Fun>이 플릿 폭시스풍 포크 사운드의 잔향과 사이키델리아에 기반을 둔 음악적 뿌리가 조쉬 틸먼의 뒤틀린 유머와 함께 버무려지며 그만의 독특한 음악적 판타지아를 대중에게 소개하는 팜플렛같은 음반이었다면, 2014년 발매한 두번째 정규앨범 <I Love You, Honeybear>는 단단하게 완성된 파더 존 미스티라는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첫번째 악장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우선 농도 자체가 비교도 안될 정도로 진하다. 아마도 최근 등장한 모든 인디 뮤지션(혹은 영미 팝/록 뮤지션을 다 합쳐도)들중 가장 뛰어난 라이브 무대 매너를 가지고 있는 이 섹시한 남성 싱어송라이터의 진가는 폭넓은 장르를 넘나들면서도 (“True Affection”의 일렉트로닉 사운드부터 “The Night Josh Tillman Came to Our Apt.”의 고전적인 포크록 넘버까지, 다시 “When You’re Smiling and AStride me”의 가스펠/소울 감성까지) 본인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뚝심에 있을텐데, 그런 음악적 단단함이 있기 때문에 시니컬하면서도 뜨거운 가슴을 그대로 내보이는 그의 독특한 메시지 전달 방식이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는 미국사회의 모순된 단면을 날것 그대로 보여주는 정직한 내부고발자이면서도 그 안에서 유머와 조크를 던지는 것을 멈추지 않는 익살스러운 광대이기도 하다. 달콤한 원나잇스탠드가 씻기 힘든 악몽의 시작으로 변질되기도 하고, 틸먼의 아내를 때린 남자를 바에서 만나기도 한다. “웃는게 웃는게 아닌” 상황들을 묘사하면서도 그는 끝까지 그 현장에 남아 현실을 정밀하게 묘사하는 배우이자 화가가 된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뒤범벅되는 와중에도, 다양한 감정들이 하나의 노래에서 뒤범벅되는 와중에도 우리는 조쉬 틸먼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어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모순되는 감정들이 찬란하고 풍성한 음악들 위에 피어오르면, 우리는 혼란스럽기 보다는 오히려 단순한 하나의 감정으로 정리되는 내면을 마주대하게 된다. 그것은 파더 존 미스티가 창조한 세계에 온전히 발을 디뎠음을 인정하는 첫걸음이며, 우리의 삶이 그가 이야기하는 우스꽝스러운 장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즉 하나의 가치가 일관되게 지배하는 세상이란 없음을 명확하게 인지하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종소리이기도 하다. 우스꽝스럽고 모순되기 짝이 없는 현실을 우스꽝스럽고 모순되게 표현하는 것이 뭐가 잘못이란 말인가. 그래서 “Bored in the USA”에 삽입되는 관객들의 웃음소리가 작위적으로 느껴지지조차 않는다. 이 뻔한 클리셰가 오히려 현실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아이러니조차 너무 파더 존 미스티스럽다.

우리는 이제 막 이 유니크한 뮤지션의 묵직한 첫번째 발걸음을 목도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이 수다스럽고 유별난 이야기꾼과 함께 가야할 길이 멀다. 무척 기다려진다.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