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필순: SOONY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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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앨범에서 장필순은 더이상 속삭이지 않는다. 목이 갈라질 정도로 밖으로 내지르고, 디스토션이 들어간 전자기타 소리를 넣기도 하고, 심지어 랩까지 등장시킨다. 단순히 음악적 완성도가 성숙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스스로 느낀 아티스트의 장르 다각화 시도라고 하기엔, ‘누가 장필순을 이토록 화나게 만들었나’라는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 그녀는 진심을 다해 노래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팬시하게 음악을 포장해서 세간으로부터 좋은 점수를 따보려는 그런 류의 뮤지션이 아닌, 자신에 대해, 세상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기제로서 음악을 선택하는, 본질적인 부분을 고민하는 아티스트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녀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나의 외로움이 너를 부를때”에서 사랑을 대하는 그녀의 서늘한 감정은 “맴맴”에서 그대로 계승되고, “TV, 돼지, 벌레”에서 직설적으로 표현되는 날카로움은 “휘어진 길”에서 발전되며, 조동진-하나음악의 전통은 “빛바랜 시간 거슬러”에서 느끼는 반가움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번민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미 더이상 이룰 것이 없을 정도의 성취를 이뤄낸 그녀가 무언가를 새롭게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안으로부터 시작되는 본질적인 요구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녀가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할 때마다 죄책감이 느껴진다. 제주도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어야 할 그녀가 다시 우리에게 무언가를 던져주고 싶다는 것은, 세상이 그만큼 그녀를 불안하게 만든다는 뜻이고, 우리는 그녀를 통해 세상의 불안함을 되돌려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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