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nathan Glazer: Under the Sk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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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글레이저는 데뷔작품인 <탄생>에서 우아한 분위기를 시종일관 유지하면서 서스펜스를 잘 녹여냈고, 더 나아가 확실한 반전으로 영화의 ‘맛’까지 깔끔하게 잘 뽑아낼 수 있다는 능력을 증명한 감독이다. 이후 감독으로는 굉장히 오랜 공백기를 가진 뒤 내놓은 작품인 <Under the Skin>에서 글레이저 감독은 다른 감독의 작품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시종일관 유지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긴장을 풀지 못하게 만드는 능력이 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유려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이미지를 통해 주제를 전달하고 있다. 서사구조는 단순하며, 철저하게 보여지는 것을 적절할 시점에 보여질 수 있게끔 하는데에 기능하고 있다. 즉, 이 단순한 서사구조는 몇몇 굵직한 씬에서 보여지는 장면들이 설득력을 얻게끔 하는데에 충실하며, 그 이미지들의 조합을 통해 하나의 강렬한 주제의식을 전달하고 있는 셈이다. 영화의 음악도, 배우들의 표정도, 적절하게 선택된 영화의 배경도 모두 같은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다. 영화 제목이 그대로 주제라고도 할 수 있으며, 영화의 주인공인 ‘로라’가 보여주는 신체의 모든 부분 부분들이 각각 주제를 구현하고 있는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영화에서 로라는 총 다섯명의 남자들을 만나는데, 처음 두명의 남자는 로라가 남성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설명하게 의해 보여지고, 세번째 남자를 만나면서부터 본격적인 영화 속에서의 ‘충돌’이 발생하며, 네번째 남자를 거쳐 다섯번째 남자에 이르면 영화가 드러내는 주제의식이 극적인 방식으로 표출된다. 즉, 영화는 끊임없이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어떻게 인식하고 소비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를 ‘먹는다’와 ‘사라진다’, 그리고 ‘파괴한다’라는 개념과 맞물려 이미지화함으로써 과연 우리가 타자를 어떻게 정말 타자화하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떠한 폭력이 우리의 무의식 속에 발생하고 있는지 상당히 명료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영화는 모호하지 않으며, 지루하지 않고, 흔들리지도 않는다. 실제로 스칼렛 요한슨이 검은 머리를 한 채 카메라를 숨기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찍은 장면들이 영화 곳곳에 삽입되어 있다는 사실은, 요한슨이 외계인으로 분해 인간의 삶 깊숙히 파고들어 그들의 삶을 ‘낯설게’ 보이게끔 하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배우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일반인들의 틈 사이에 끼여 그들의 삶을 ‘낯설게’ 보이게끔 한다는 점에서 메타시네마적인 요소 또한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작품이며, 요한슨이 연기나 감독의 메시지 전달 능력 등에서 상당히 좋은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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