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lela: Cut 4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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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스텝이라는 장르가 어두컴컴한 지하에서 클러버들만이 즐기는 일렉트릭 뮤직의 하위 장르에서 벗어나 Burial 등에 의해 폭넓은 대중음악 팬들도 접할 수 있는 감상용 음악으로 한단계 진화한 것이 2007,8년 무렵이다. 여기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메인스트림 뮤지션들에 의해 덥스텝의 리듬이나 특유의 음산하면서도 섹시한 사운드 스케이프가 ‘수입’되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칸예 웨스트나 드레이크의 전작들에서 이러한 흔적을 찾을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음악적 효과로서 덥스텝의 리듬을 부분적으로 차용한 것이었을 뿐, 본격적으로 덥스텝이 메인스트림의 한 장르로서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많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제 2013년을 끝자락에서 Kelela 라는 엘에이를 기반으로 하는 여성 아티스트가 비로소 보컬이 중심이 되는 덥스텝 ‘팝’ 앨범을 드록 나타났다. 그녀는 덥스텝 위에서 보컬이 어떻게 기능할 수 있는지를 아주 잘 이해하고 있는 듯 보인다. 덥스텝 특유의 리듬이나 분위기를 희생시키지 않으면서도 팝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넘버들을 생산해 내고 있다. 귀를 잡아 끄는 맬로디 라인과 적절한 훅, 그리고 앨범을 관통하는 일관된 색깔까지. 그녀의 목소리는 소위 말하는 ‘디바’ 가 되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듣기에 거북한 수준은 결코 아니며 오히려 덥스텝이 팝의 하위 장르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중간자적인 톤을 유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덥스텝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앨범이 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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