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fheaven: Sunbather

이들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던중 Deafheaven 이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데스 메탈, 혹은 블랙 메탈 밴드로 소개되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앨범을 여러번 반복해서 들을 때에도 한번도 이들을 데스 메탈, 아니 메탈과 연관되어 있다고는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컬이 좀 소리를 지르네? 정도로만 생각했지 이들이 그쪽 카테고리로 엮일 줄은 몰랐다. 속지조차 없는 심플한 핑크빛 디자인이 앨범 커버 탓이었는지, 아니면 이들의 음악이 가지고 있는 극도의 서정성때문인지 잘 모르겠다.

기타와 드럼으로 이루어져 있는 2인조 포스트록 밴드는 이미 지겹도록 들어 왔다. 뉴 에이지, 재팬드로이즈, 그리고 퍽 버튼까지. 각기 색깔은 조금씩 달리 할지언정 기본적으로 쉴새 없이 몰아치는 기타와 드럼 사이에서 희미하고 뿌연 멜로디 라인을 만들어 낸다는 골격은 비슷했다. 아마 이러한 형태는 더이상 새로울 것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데프헤븐은 조금 더 슈게이징한 형태에 가까운 2인조 록음악을 창조해 냈다. 보컬의 중요성은 최대한 뒤로 빠진 상태에서 중첩된 기타톤이 만들어 내는 노이즈의 대 향연이 펼쳐진다. 드럼이 고삐를 늦추지 않도록 뒤에서 백업해 주는 사이 기타는 신디사이저의 도움을 받아 노이즈 속에서의 아름다움이라는 슈게이징 본연의 미덕을 잃지 않는다. 넘치는 에너지를 잘 컨트롤함과 동시에 어디에서 훅이 터져주어야 하는지도 잘 캐치한 절묘한 균형 감각이 돋보인다. 아마 이 듀오는 커리어에서 이런 수준의 앨범을 다시 만들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 미묘한 균형점은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의 음악을 말할 때 반드시 언급되어야만 하는 훌륭한 음반을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를 폄하할 필요는 전혀 없을 것이다. 10분 가까이 되는 대곡을 여러곡 포함하고 있지만 한번도 지루하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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