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ura Marling: Once I was an Ea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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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말링의 네번째 앨범은 첼리스트 한명과 오르간, 드럼등을 담당하는 세션맨 한명, 이렇게 단 두명만을 대동한채 열흘만에 녹음되었다. 보컬과 기타등 그녀의 파트는 모든 곡이 원테이크 형식으로 녹음되었는데, 단 하루만에 모든 녹음이 완료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빠른 시일내에 녹음된 그녀의 앨범은 무척 단순한 악기 구성과는 다르게 부글부글 끓는 듯한 23세 소녀의 감정과 음악과 사운드를 마음대로 가지고 노는 장인의 경지에 다다른 23세의 젊은 아티스트의 차갑고 냉철한 감각이 공존하고 있다. 펄떡펄떡 살아 날뛰는 그녀의 보컬과 기타는 한곡 한곡의 완급을 거의 완벽한 호흡으로 조절하며 그녀 특유의 가사에 온 신경을 집중하게 만든다. 그녀의 가사는 모놀로그보다는 다이얼로그에 가깝다. 정체를 알 수 없는 “you” 가 거의 매 곡에 등장하는데 이 “대화”의 상대방은 아마도 확실히 남자일 것이다. 그녀는 가끔 거친 숨을 쉬어가며 더이상 삶과 인생을 관조하지 않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녀는 여전히 개인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행복의 가능성과 그것의 좌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것이 외부에 의해 영향받는 과정에 집중하기 보다는 자신의 내면의 변화가 “너” 와 어떤 상호작용을 일으키는지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더이상 일기장에 적는 방식이 아닌, 눈 앞에 숨쉬고 있는 그의 새로운 남자에게 하소연 혹은 불평, 혹은 그냥 넋두리를 늘어 놓는 그런 방식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그녀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여전히 예민하고, 여전히 창의적이다. 23세의 나이에 이런 깊이의 음악을 만들 수 있는 뮤지션은 단언컨데 (요즘 이 말을 쓰기 힘들어 진다.. 이병헌때문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의 음악에서 이 앨범이 분기점이 될 수 있을까. 아주 빠른 시일에 엄청난 폭발력을 가지고 만들어진 이 앨범은 그러한 작업 방식이 가지는 장점을 고스란히 물려받고 있는 현명함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감정은 이제 들끓고 있지만 그녀의 음악적 센스와 스킬은 어떤 정점에 다다랐다. 그녀가 만들어내는 사운드는 귀로 듣는 데에 거스름이 없지만 가슴 속 한켠에는 그녀가 전해줄 다음 메시지를 기다리는 마음이 생겨나게 된다. 참 신기한 뮤지션이고, 영국에는 축복으로 다가오는 큰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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