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ty Griffin: American Kid

Patty Griffin 란 이름을 전에는 들어보지 못했다. 이 앨범을 접하고 나서야 이 뮤지션이 메인주 출신의 1964년생이고, 1996년부터 활동했으며,  로버트 플랜트와 작업을 하기도 했다는 것, 전작인 <Downtown Church> 는 가스펠 앨범이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그래미를 수상한 이미 잘 알려진 아티스트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Downtown Church>가 내쉬빌에 있는 장로 교회에서 녹음되었는데 앨범의 수록곡중 하나인 “All Creatures of Our God and King” 이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성인에게 바쳐졌다는 것이다. 최근에서야 미국의 개신교와 천주교 사이의 거리가 한국의 그것보다 훨씬 가깝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미국에서 발표되는 가스펠 앨범 역시 두 종교 사이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듯 하다)

이 앨범은 포크 앨범이다. 하지만 딕시 칙스나 엘리스 폴같은 뮤지션들과의 관계에서 드러나듯 그녀의 음악은 조용한 컨트리 음악이라고 표현하는 편이 더 맞을 것 같다. 부드럽고 낮은 톤의 통기타와 하이톤의 보컬이 어우러져 느긋한 가락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낸다. 한곡을 제외한 나머지 열한곡이 자작곡이며, 거의 대부분의 곡들이 통기타 하나와 그리핀의 목소리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핀은 이 앨범에서 자신과 자신 주변에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Irish Boy” 에서는 그녀의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Faithful Son” 에서는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사상에서 영향을 받은 듯한 목가적인 시선을 아들과 관련된 고통스러운 일화에 담아낸다. “Wild Old Dog” 에서는 오스틴에서 내쉬빌로 가는 13시간여의 고속도로 여행도중 도로 위에 버려진 한 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녀가 운전하던 차의 뒷좌석에는 그녀의 사랑하는 개가 자고 있었고, 도로에 내버려진 개는 곧 도로를 덮칠 토네이도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 순간 그리핀이 경험했던 고통스러운 순간의 감정이 잘 담겨져 있다. 이 앨범의 타이틀 격인 “Not a Bad Man” 은 그녀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텍사스 오스틴에서 만난 한 이라크 참전 군인에 대한 이야기다. 19살에 입대해 지금 고작 24살에 불과한 이 젊은 군인은 이미 약이 없으면 잠에 들 수 없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밖으로는 사람들의 불안한 시선을 감당해 내야 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괴물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American Kid” 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앨범은 metacritic 에서 집계한 15개의 매체에서 공히 모두 좋은 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귀에 거슬리지 않는 멜로디와 계속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진솔한 가사가 높은 흡인력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굳이 텍사스에 살고 있는 컨트리 싱어라는 사실에 대한 편견을 자극하지 않더라도) 그녀의 메시지는 다분히 보수적이고 보호적이며, 또한 종교적이다. 미국의 상식적인 보수주의자가 낼 수 있는 “당연한 것을 좋아하지만 변화를 두려워 하는” 성질의 색깔인 것이다. 때문에 재미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며, 보수적인 그녀의 시선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쨌든 이 앨범은 메시지가 중요하다. 포크의 형식을 빌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 앨범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냥 흘려 들으면 충분히 아름답지만, 하나 하나 새겨 듣다 보면 오히려 매력이 반감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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