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 Lagoon: Wondrous Bughouse

Youth Lagoon 의 Trevor Powers 를 덴버의 한 작고 허름한 공연장에서 만났을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것은 그의 히피스러움이었다. 미국 히피들의 안식처인 볼더에서 5년을 지내서 그런지 이젠 히피스러움이 무엇인지 제법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되었는데, 파워스는 기본적으로 미국 히피들의 두가지 큰 특징인 유아스러움과 자연스러움을 모두 충만하게 가지고 있었다. 그는 항상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면서도 천진 난만하게 웃기 바빴고 세상일에 무관심한 듯 시큰둥한 표정으로 뚱하게 있기도 했다. 아이다호의 보이지라는 작은 도시에서 성장해 미국 전역을 떠돌아 다니며 공연을 하는 성공한 히피로 자리 매김한 그의 소포모어 앨범은 아티스트로서 대단히 성공적인 성장세를 보여주는 뛰어난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데뷔 앨범이 가지고 있던 가장 큰 미덕인 순수함은 결코 유아적이지 않았으며, 지극히 낭만적이되 나이브하지 않았다. 머큐리 레브처럼 자유로운 영혼이 자기 절제를 상실했을때 미적인 가치를 빠른 속도로 잃어갈 수 있음을 상기했을때 이 절묘한 균형 감각을 20대 초반의 젊은 뮤지션에게서 발견하는 것은 큰 즐거움이었다. 소포모어 앨범은 전작에 비해 마이너 코드와 불협화음을 의도적으로 사용함으로써 한껏 어두운 분위기를 가지게 되었다. 훨씬 심각해졌고, 음악은 훨씬 굵어졌으며, 조금 더 밴드 형식의 음악에 가까워졌다. 세션 기타리스트 하나만을 대동하고 여러대의 키보드를 혼자 만지며 진행했던 과거의 공연 방식은 어쩌면 더이상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식 드럼과 베이스가 소개하는 꽤 묵직한 리듬 파트는 유스 라군의 음악이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도 생동감을 잃지 않게끔 만들어준다. 파워스는 데뷔 앨범을 능숙하게 패러디하며 자기 복제에서 증식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듯 보이는데, 전작의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차용하되 의도적으로 일그러뜨리며 그 위에 새로운 창작물을 쌓아 나가는 방식이 매우 현명하고 똘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작이 단선적인 코드 하나로 훅을 만들어 내는 직선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면 신작은 조금 더 복잡하고 긴 구성 안에서 일종의 스토리텔링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차이이자 발전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즐겁게 들었다. 이 뮤지션이 세번째 앨범에서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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