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peed You! Black Emperor: ALLELUJAH! DON’T BEND! ASCEND!

가만 있자, Godspeed You! Black Emperor 가 언제적 밴드였더라..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2002년에 나온 앨범이 이들의 마지막 작업물이었다. 나는 그 사이에 아이팟을 한번 바꾸었고, 나의 새로운 아이팟에는 이들의 노래가 없다. 그러니까 내 기억에서는 거의 완전히 사라진 밴드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들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2012년 새로운 앨범을 발표했다. 새앨범 소식을 처음 들었을때 이들의 재결합 이유는 사실 별로 궁금하지도 않았고, 그저 이들의 새로운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약간의 흥분과 설레임만이 존재했다. 내 기억 속에서 이들은 과격한 포스트락을 하는 밴드였고, 90년대 말, 2000년대 초 이들의 이름을 거론하면 약간 거들먹거릴 수 있는, 그 정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인디 뮤지션이었다. 그리고 당시에는 내가 앨범들만 사 모으고 음악을 듣는 척만 했지 사실 제대로 음악을 듣는 법도 모르는 풋내기였고. (물론 지금도 잘 모른다)

2012년에 듣는 GYBE 의 새 앨범은 총 네개의 곡, 52분 정도의 러닝타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번과 3번 트랙은 20분 정도, 2번과 4번 트랙은 6분 정도의 길이다. 이들은 클래식 작곡법을 기반으로 가사와 보컬이 없는 음악을 하는 팀이고, 복수의 기타가 뿜어내는 노이즈 속에 명료한 테마 멜로디를 반복해서 중첩시키며 상승 작용을 불러 일으키는, 어찌 보면 포스트락의 전형적인 문법을 가지고 있다. GYBE 는 Explosions in the Sky 보다 덜 선명하고 Mono 보다 덜 극적이다. 비둘기우유만큼 서정적이지도 않다. 그렇다면 10년만에 돌아온 중년의 GYBE 가 차별성을 갖는 부분은 무엇일까? 무게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들의 음악은 예전의 그것만큼 속도감이 있지도 않고 무지막지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지만 (이들도 변했고 시대도 변했고 리스너들의 귀도 변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때와 다름없는 진중한 느낌, 어두움이라는 색깔만으로는 표현이 쉬이 되지 않는 밀도높은 무게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 안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멜로디라인을 통해 어떤이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것이고, 다른이는 그저 노이즈의 바다에 흠뻑 빠져 조금 더 아래로 침잠해 들어가기를 원할 것이다. 음악을 듣는 방법은 수만가지가 있다. GYBE 의 가장 큰 미덕은 열려 있다는 점이다. 20분이 넘는 긴 곡을 듣는 내내 지루함을 전혀 느낄 수 없는건 긴박하게 흘러가는 이들 음악의 곡 구성력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이들이 만들어 내는 “이미지” 에 이미 충분한 감성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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