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ke Mills: Drawings from the Film Beginners

Mike Mills: Drawings from the Film Beginners

영화 <비기너스> 는 감독 마이크 밀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는 영화속 주인공인 올리버처럼 일러스트를 그리는 작가였으며, 그의 아버지는 죽기 직전 자신이 평생 게이로 살아 왔음을 고백했다. 이완 맥그리거는 메이킹 필름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이 바로 감독의 분신이었기 때문에 그 어느 영화보다 감독과 더 많은 대화를 했노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영화 중간중간 밀스가 직접 그린 그림들이 중요한 기제로 쓰인다. 영화의 주제를 함축하는 중요한 도구였던 올리버의 앨범 속지 작업 “History of Sadness” 를 비롯해 그가 전 여자친구들을 회상하며 그린 초상화등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영화에서 찰나의 순간동안 스쳐 지나갔던 그림들을 종이 위에서 천천히 음미한다는 것은 흥미로운 경험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 그가 남긴 획 하나 하나를 감상할 수 있다. 그의 작품들은 지독한 블랙 유머와 꽤나 냉소적인 시선들이 어우러져 있는 가운데 나약하고 흔들리는 인간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History of Sadness” 연작에서도 드러나듯이 통시적인 관점을 통해 스토리를 진행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미국 근현대사에 등장하는 인물들부터 아주 오래된 과거 속에 등장하는 이름없는 사람까지, 역사적 상황에 처한 개인의 입장을 표현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항상 존재하는 인간 본연의 고독함을 드러내려고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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