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ssie Ware: Devotion

영국의 신성 보컬리스트 제시 웨어의 데뷔 앨범을 드디어 들었다. 다들 Sade 를 언급하던데 솔직히 나는 웨어의 앨범을 들으면서 그 어떤 레퍼런스도 떠올리지 못했다. Sade 와는 색깔이 좀 다른 것 같다. 아마도 Post-Sade 를 원하는 미디어의 hype 이 좀 들어간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본다. 물론 알엔비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여성 보컬리스트로서 굉장히 넓은 사운드스케잎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Sade 를 언급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Night Light” 같은 곡에서는 그럴만 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하지만 굳이 제시 웨어에 대한 레퍼런스를 만들어 내고 싶다면 훨씬 더 다양한 이름들을 거론해야만 할 것 같다. 우선 덥스텝 아티스트들을 끌고 들어와야 한다. 4AD 레이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No to Love” 같은 곡들이 대표적인 예다. 그녀의 데뷔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SBTRKT 또한 일렉트릭/덥스텝 프로듀서다. 그런데 “Swan Song” 이나 “Something Inside”, “110%” 에 이르면 덥스텝이 아니라 투스텝/브리티쉬 개러지 비트를 바탕으로 리듬을 자기 멋대로 가지고 노는 팝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이 드러난다. Bat for Lashes 나 Lykke Li 같은 색채가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 심지어 어떤 곡들에서는 아델이나 에이미하우스와 같이 목소리가 가진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묵직하게 밀어붙이는 맛까지 느껴진다.

레퍼런스를 못찾겠다고 해놓고 엄청난 아티스트들의 목록을 만들어버렸다. ㅋ 아무튼, 웨어의 데뷔 앨범이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그녀가 어느 한 레퍼런스에 묶이지 않고 자유자재로 음악을 가지고 논다는 데에 있다. 특정 형식 안에 갇혀서 기대했던 것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는 재능들이 있는 반면, 장르가 가진 특징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그 한계를 간단하게 뛰어 넘어 버리는 센스를 가지고 있는 재능들도 있다. 웨어는 후자의 경우같다. 대단히 좋은 팝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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