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a Hannigan: Passenger

대미안 라이스와 음악적으로 결별한 뒤 발표한 그녀의 두번째 솔로 앨범. 전작이 “역시 리사 해니건” 이라는 안도감과 편안함을 주었다면 두번째 앨범은 상당한 수준의 충격을 주는 작품인 것 같다. 야심적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고, 예상했던 (혹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의외라고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단순히 스케일만 커진 것이 아니다. 훨씬 깊어졌다. 항상 귀에 대고 속삭이는 듯 부드럽고 자연스러울 것만 같았던 그녀의 목소리는 새 앨범에서 무척 변화 무쌍하다. 물론 보컬의 큰 틀 자체가 바뀌지는 않았지만 때로는 강하게 내 뱉을 때도 있고 때로는 수다스럽게 빠른 속도로 조잘거리기도 한다. 목소리뿐만 아니다. 악기 구성도 훨씬 다양해 졌고, 포크라는 뿌리가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유연해진 팝적인 곡 구성도 눈에 띈다.

리사 해니건의 음악은 기본적으로 이쁘다. 때로는 아름답다. 그녀가 자신의 음악적 뿌리를 잊지 않는 탓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그녀의 송라이팅 능력이 항상 멜로디쪽에서 그 재능을 더 드러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녀의 목소리는 충분히 아름다우며, 자신이 만들어낸 이쁜 멜로디를 충실히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도구이기도 하다. 이제 그녀는 자신의 목소리를 조금 더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하기를 원하는 듯 하다. 살짝 눌러가며 낮게 읊조리는 듯한 분위기의 곡들, 예컨데 “O Sleep” 이나 “Paper House” 에서는 1집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기지 않게 하다가도 “Home” 이나 “A Sail” 에서 공간감을 극적으로 확장시키는 모습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해니건을 만나게 된다. 나는 단지 아일랜드에 며칠 머물렀을 뿐이지만, 그 곳에서 맡았던 영국과는 많이 다른 느낌의 공기가 전달되는 듯한 기분까지 느끼게 된다. 스트링 편곡이 무척 세련되게 마무리되었다는 인상도 받는다. 한곡을 딱 꼽기 어려울 정도로 전체적인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고, 올해의 끝자락에서 반드시 다시 언급할 기회가 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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