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정치 성향

총선을 앞두고 재외국민 투표권을 획득했기에 나의 소중한 한표를 어떻게 행사할 지에 대한 고민이 점점 커지고 있다. 내 나이 또래의 젊은 친구들을 보면 정치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그에 대한 토론을 하는 것을 상당히 ‘후지거나’ ‘잇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는 문화가 퍼져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에 대해 물어 보면 다들 확고한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있거나, 가지고 있지 않은 자신을 변호할 수 있는 확고한 이유를 하나쯤은 가지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대단히 잘못된 문화라고 생각한다. 정치는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한 사람의 정치철학은 그 사람의 삶의 기준과 사고 방식을 나타내는 중요한 잣대로 사용되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1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투표 행위를 무척 소중히 생각하고 이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는 것은 기호나 유행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근본적인 부분을 다시 한번 성찰해 보게 되는 좋은 기회이자 민주주의 정치 체제를 받아 들이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종의 심리적인 의무와도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에 대한 이유없는 조롱과 이명박에 대한 이유없는 찬양이 20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광풍처럼 불었던 것을 아직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무지에서 비롯된 그 왜곡된 행위들은 이후 노무현의 서거 정국에서 보여진 애도의 문화가 과연 진실된 것이었는지 의심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때도 20대의 투표 참가율은 기대 이하였다. 한마디로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거다. 먹고 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진 30대가 일종의 정신적 ‘봉기’ 의 의미로 정치 행위에 대해 적극성을 갖게 된 것과 상반되게 20대는 아직도 자신의 근미래에 겪게 될 빈곤과 억압의 근원을 제대로 찾아 내지 못하고 있다. 상당히 실망스럽고 후지다고 할 수 있다.

아 나 이제 30대지.. -_-

아무튼.

나의 정치적 성향을 결정짓는 기준은 대체로 ‘정부의 역할’ 에서 출발한다. 즉 현대 사회에서 정부의 가치와 역할은 분명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정부가 추구하는 철학에 따라 그 사회의 발전 방향이 지대한 영향을 받게 된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신고전학파가 이야기하는 ‘시장은 완벽하니까 왠만하면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는 말은 믿지 않는다. 시장은 정부의 정책에 의해 기본적인 방향성을 갖게 된다고 생각한다. 계획 경제를 이야기함이 아니다. 기본적인 사실 관계를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호도하지 말자는 거다)  굳이 경제적인 부분으로 국한시키지 않더라도,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극명한 대비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듯이 사회의 문화적 흐름 자체가 선거로 인해 완전히 뒤바뀌기도 한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래 “거짓” 과 “위선”, 그리고 “변명” 이 주된 사회적 가치로 떠오른 것을 보면 명확해진다.

현재 시점에서 내가 지지하는 정부의 모습은 사민주의와 케인즈주의 사이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다. 아마도 케인즈주의에 훨씬 더 가까울 것이다.

개인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자유’ 의 개념이 ‘평등하게 주어지는 기회’ 아래에서 폭넓은 선택을 가능케 하는 방향으로 다시 정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복지는 강화되어야 한다. 세금을 많이 거두어야 하고, 정부는 빈민층을 위해 조금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 5천만이 넘는 인구를 가진 한국에서 북유럽식 복지 정책이 성공할 수는 없다. 막대한 자원을 가진 브라질식 사회주의 정책도 성공할 수 없다. 오히려 5천만이라는 거대한 인구가 가진 잠재력은 소비에서 나온다. 내수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그들의 세후소득을 보전해 주어야 하며, 이는 폭넓은 복지 정책과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 인상을 통해 부분적으로 달성되어질 수 있다. 수출에만 의존하는 경제 구조는 결코 건강해 질 수 없으며 해외 환경에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 소비자들로 하여금 적절한 수준의 소비를 가능케 하는 것은 왜곡되지 않은 시장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일부 대기업들에 의해 휘둘리고 있는 시장 가격을 안정화시켜야 하는데, 이는 국내 시장에 조금 더 많은 외국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해 경쟁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달성될 수 있다. 소비자는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가질 수 있고, 기업들은 심화된 경쟁을 통해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필수적이다.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중산층 이상으로 편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끔 기업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자영업자들이 손쉽게 사업을 시작하고 망하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공공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일반 교육의 기회는 보편적으로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등 교육은 경쟁을 통해 진정으로 원하는 이들만이 누리게끔 해야 한다. 부실한 대학들을 정리하고 대학에 완벽한 자율권을 주는 대신 각 대학에 주는 지원금은 완전히 철폐해야 한다. 학부 교육 중심의 대학들은 심화된 경쟁을 통해 생존을 유도하는 반면 대학원 이상의 연구 중심 대학들에 대해서는 지원을 확대해 대학의 질적인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노동 시장은 조금 더 신축적이 될 필요성이 있다고 믿는다. 기업들에게는 법적인 한도내에서 경쟁을 통해 생존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는데 경직적인 노동 시장은 이를 힘들게 만든다. 고용과 해고가 신축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노동자들의 처우가 열악해 진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노동자들 역시 기업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능력을 키워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부가 해야할 일은 취직한 노동자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 잠재적 노동 계층이 자신의 능력을 계발할 수 있는 여건과 토대를 마련해 주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노조의 힘은 약화되어야 하지만, 노동자들을 위한 직업 환경과 교육 여건은 개선되어야 한다.

기업을 이끄는 운영자들이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만큼의 경제적 유인이 그들에게 있을 따름이다. 기업의 이윤 추구는 정당화되어야 하며, 이것이 자본주의의 근간이 되어야 함을 모두가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이 체제하에서 가장 현명한 판단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취하는 부는 그 자체로 인정되어야 하며 비판받아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다만 부의 효과적인 분배는 노동 가치에 대한 재고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기본 임금은 상승되어야 하고, 이는 노동 가치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노동의 가치를 재고하는 것과 동시에 한국에 존재하는 재벌들의 불공정한 행태에 대한 엄격한 감시 역시 요구된다. 법적인 한도내에서 부를 추구하는 것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법을 초월한 곳에 존재하는 일부 재벌들의 행태는 분명히 처벌되어야 한다. 이들이 정치에 개입하는 순간 자본주의의 근간은 일순간에 무너지게 된다.

자본 시장은 적절히 통제되어야 한다. 특히 금융 시장의 경우 세계화를 통해 한 국가의 정부가 통제 불가능한 리스크가 그대로 유입될 위험이 있으므로 강력히 통제되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건전한 해외 자본만을 유치하는 것이지만 이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은행과 금융 시장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금융 사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쪽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방법밖에는 없을 것이다.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배려도 더 강화되어야 한다. 동성애자는 합법적으로 그 존재를 인정받아야 하고 장애인에 대한 처우는 극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 예술과 문화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직접적인 보조금보다는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시장의 크기 자체를 키울 필요가 있다. 문화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사회 구조를 형성해야 한다. 스포츠 티켓 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해야 한다.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홍보의 목적이 아닌, 스포츠 운영 자체에서 이익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삼을 만큼 건실한 이익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소비자들은 스포츠에 대해 기꺼이 돈을 투자할 정도의 가치를 느껴야 한다. 음악 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저작권은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에서 강력히 보호되어야 한다. 공연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은 공연 문화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줄 수 있을 것이다. 직간접적으로 아직 존재하는 검열들은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하며, 다양한 방식과 경로를 통해 문화적인 표현이 소비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다양한 형태의 사회 운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또 이를 통해 사회의 각 계층들간의 대화와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시위 문화는 평화적인 범위 내에서 그 정당성을 인정받고 안전한 활동 공간을 보장받아야 한다.

대충 이런 가치들을 추구하는 정당이 어디에 있을까, 생각해 보니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녹색당, 진보신당등이 떠오른다. 아직 각 정당의 강령들은 자세히 읽어보지는 못했다. 언론을 통해 비추어진 이들의 정체성을 짐작해 볼 뿐이다. 현재 존재하는 그 어떤 정당도 나의 정치적 성향을 완벽하게 대변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객관식이다. 정답이 없더라도 정답의 근사치를 찾아내어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답을 아예 찍지 않고 그냥 나오는 것보다는 훨씬 더 좋은 행동이다.

나는 우선 진보신당과 통합진보당을 지우기로 했다. 선거권을 획득한 이후 돈을 내고 진성 당원으로 활동한 유일한 당이 개혁당이고 그래서 심리적으로는 유시민을 따라가고 싶지만, 이번만큼은 유시민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정희와 NL 계열에게 철저히 이용당하고 버려질 것이다. 노심조 역시 심리적으로 지지하지만, 이들 역시 NL 의 횡포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유시민, 혹은 노심조의 사람들이 마포구 을에 출마한다면 그들에게 투표할 것이다. 하지만 같은 통합진보당 후보라고 할지라도 NL 계열 후보가 나온다면 결코 그들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NL 계열은 현존하는 정당의 계파들중 가장 후진적이고 전근대적인 이익 집단이고 약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상당히 폭력적인 집단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에 대한 별도의 심판이 반드시 필요하다. 녹색당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우석훈이 주축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가지고 있던 기대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게 됐다. 그는 정치적 편향 그 이상의 아집을 가지고 있는, 결코 지지할 수 없는 사람이다. 녹색당 자체의 강령과 정책은 마음에 들지만, 이들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존재의 필요성에는 동감하지만 표를 주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결국 도로 민주당인가. 이들은 손학규도 받아 주고 이인제도 받아줄 정도로 극도의 보수성을 가지고 있고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병폐를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는 구시대적인 정당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 최소한의 상식에 대한 배려와 그 상식을 정치 권력으로 실현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현존하는 유일한 정당이기도 하다. 그들은 김대중과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지만 그들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을 가지고 있지는 못했다. 늘 내부 다툼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으며 지역적인 한계를 극복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노무현 이후 이명박 시대를 경험하면서 ‘그놈이 그놈이다’ 라는 말은 옳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분명히 다른 차원에 속해 있는 당이다.

나는 아직 지지할 당을 결정하지 못했다. 아마도 문재인과 안희정, 문성근과 김두관이 있는 민주당에 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그들은 민주당내의 주류로서 나의 표를 권력으로 실현시킬 능력이 있다. 유시민과 노심조는 나의 한표를 제대로 건사해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통합진보당에 투표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 하지만 내가 속한 지역구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면면도 살펴볼 것이다.

투표는 무척 재미있는 행위이다. 이 재미있는 게임을 포기하거나 흥미롭지 않게 만드는 것처럼 멍청한 짓도 없다.

15 thoughts on “내 정치 성향

  1. 정치에 관한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다는 것에 동의해요. 정치의 예능화는 정말 우려할 만한 수준이죠. 전 이 기저에 반지성주의가 강력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보는데, 자성하지 않고는 돌파할 수 없는 사회적 재앙 수준의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과연 이 멘탈리티가 변화할 수 있을까 회의가 듭니다. (그렇기에 지금의 반MB로 대동단결 조차 희망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노동시장의 유연화는 좀 더 신중하게 다루어져야 한다고 봐요. 결국, 선후문제겠지만 노동시장의 높은 탄력성이 경제에 이득이 되려면 자유로운 이직과 직업 재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현재의 한국은 둘다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죠. 전제되어야 하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노동시장 유연화를 주장하는 건 나이브한 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무작정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주장하는 기업인들이 많기에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되네요. ^^;;

    더불어 내수 시장 확대를 위한 세후 소득 보전 대책 중 비정규직의 임금 인상도 포함해야하지 않을까요. 후에 노동 가치 재고를 언급하시나, 이 맥락에서도 별도로 언급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미에서요. 비숙련 노동의 시장 가격이 낮은 거야 당연하지만, 비정규직 비율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점점 심화되고 한국의 상황은 한국 경제 자체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판단되거든요.

    (노심조 탈퇴한 이후 저도 같이 탈퇴했지만…) 제가 유일하게 진성당원 활동을 한 곳이 진보신당인데, 여전히 진보신당을 지지하게 되네요. 정당의 목적이 의석 확보에 있다고 보지 않기에, 보수 정당을 견제(지금 상황에서는 견제라기보다는 그저 신경쓰게 할 수 있다는 말이 좀더 정확하겠지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지지할 이유가 되거든요. 제 이런 생각에 확신을 굳혀준 진보신당 정치인의 글이 있는데, (글에 동의하지 못할지라도) 정당 정치에 대해 생각할 지점을 마련해주는 글이라 여겨 주소 링크합니다. http://jcjinbo.tistory.com/8

    댓글이 민망하게도 길어지고 있어 더 말하기도 민망한데 ;ㅈ; 딴 거 다 냅두고 유시민에 대해 한마디만 더하자면… 유시민이 민통당에 들어간 것이 실축이었다는 것을 격하게 동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유시민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에 본인도 어쩔 수 없던 선택이었다고 봐요. 근데 이보다 더 어처구니없는 건 노심조 입니다. 이건 명분도 실속도 죄다 날아갔으니 정말 뻘짓이란 생각밖에… 아, 정말 한국의 정당 정치 생각하면 서글퍼지네요.

    • 노동 시장에 대해 말씀하신 부분은 저도 이미 본문에서 다 언급했기 때문에 서로 같은 말을 하고 있는 것 같네요. 선후 관계를 잘 따져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겠지만 기본적으로 노동에 대해 갖는 철학에 주목한다면 전체적인 틀을 바라보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아요. 단지 고용주의 이득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기계적으로 존재하는 구성 요소중 하나로 인식하는지, 숭고한 가치를 지니는 자본주의 생산 시스템의 핵심으로 인식하는지는 아주 기본적인 행동들을 관찰함으로써 충분히 드러날 수 있다고 봐요.

      전 진보신당이 민주노동당과의 합당을 끝까지 거부하고 국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당원 세명을 제발로 걸어 나가게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어쩌면 이들이 지키고 싶은 가치는 국회에서의 활동이 아니라 정당의 존재 그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저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목적을 가지고 살아 가겠구나, 이제 일반 국민들의 기억에서는 완전히 사라질 위험에 몰려 있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그 정당의 이름 아래 모여있는 사람들은 늘 존재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해 봤고요. 전 PD 계열도 대학 시절부터 완전히 좋아하는 쪽은 아니었기에 전적으로 지지하기는 힘드네요.

    • 네, 저도 읽으며 종혁님은 제 입장보다 장기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있을 뿐 큰 틀에서 다르다 여기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케인즈주의나 사민주의에 가깝다 밝히셨으니까요. 하지만 현재의 한국에서 “노동시장의 유연화”란 단어가, 기업의 노동시장 협상력을 높일 목적을 가지고 시장을 왜곡시키려는 변명으로 오용된다 여기기에, 지극히 원론적으로 받아들일 주장조차 민감하게 반응한 것 같습니다.

      앗, 근데 위에 유시민을 언급하며 통진당을 민통당이라 잘못썼군요. 전 이 두 당을 이념적 정체성보다는 NL이 깽판을 놓고 있느냐, 아니냐로 나누기에 오기를 눈치를 채지 못했네요.;; 축약된 정당명은 참 헷갈려요.

      근데 저도 PD계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말하기 어려워 사회당이 아닌 진보신당을 지지했고, 노심조 탈당을 보고 실망하여 지지를 철회하려 했지만 딱히 지지할 정당이 없더라구요. 차선의 선택이랄까요. ㅎㅎ

  2. 댓글이 길어지고, 쓰다가 저도 모르게 좀 격분한 탓에;; 다시 점검치 않고 포스트를 했더니 문장 및 전반적 글이 참으로 엉망진창입니다. 슬프네요. ㅠ 수정도, 삭제도 되지 않아 저런 처첨한 몰골로 놔두게 되는 것이니 양해를 바랍니다.

    • 제 스스로 댓글을 남기신 댓글을 지우려 하는 것은 매우 실례되는 행위라 여기기에, 이미 읽으신 이상;; 지워주지 않으셔도 되요. 호의 감사드려요. ^^

  3.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에 대한 이유없는 조롱과 이명박에 대한 이유없는 찬양이 20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광풍처럼 불었던 것을 아직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 정말 이런 일이 있었나요? 이유없는 조롱은 기억나는데, 이유없는 찬양은 몰랐네요. 저는 여전히 그들은, 내가 본 적이 없는 얼굴없는 무리들이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20대에 대해서는, 실망스럽고 후지긴 하지만, 여전히 안쓰럽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생각을 하다가, 또 정작 대화를 하거나, 할 상황이 오게 되면 화딱지가 나죠 ; 30대가 된지 3년째에 접어들어서 그런지, 정말 차이가 많이 나는구나, 싶어요. 이건 나이가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 세대간의 다름이구나, 싶어요. 내가 40~50대가 된다고 해서 지금 그들이 하는 생각처럼 생각하게 되지 않을 것 같듯. 우리는 또 우리세대 나름의 장년/중년상이 있겠죠. 어떤 모습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요즘 파드캐스트로 이정희의 방송을 들으면서 통합진보당에 매우 충동적으로 가입했는데, 저는 유시민보다는 이정희와 심상적 때문이었어요. (녹색당의 존재는 가입 직후에 알았 ;; ㅋ 알고보니 친구들이 죄다 녹색당이더라고요..) 정치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게 아니라, 이정희와 NL 계열에 대해 상세히 알지는 못해서 유시민이 이용당할 것이다, 라는 예측이 굉장히 놀랍네요. NL 계열에 대해서는 저도 좋게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그러고보면 이정희는 늘 예외였던 것 같아요. 그건 이정희가 보여주는 어떤 진심, 간절함 같은 것들 때문인데… 아, 제가 잘못 보고 있는 걸까요?

    암튼 가입한 이후에 느끼는 통합 진보당은 대표단을 제외하고는 생각보다 마음에 안들고, (ㅜ_ㅜ) 그 핵심에는 세련되지 못한 발화방식이 아주 크게 자리잡고 있는 것 같아요. ‘총선승리전진대회’ 이런 단어들도 너무 촌스럽고, 당의 당연한 태생적 논리일 수도 있겠으나, “우리가 가장 옳다”라고 묘하게 풍기는 듯한 뉘앙스도 마음에 안들고. 아. 역시 나는 당원, 이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구나, 생각을 하다가도, 제 입장에서는 이게 마치 이-심-유가 내민 마지막 손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그 외에 최근 독일식 비례대표제의 도입 이슈 같은 것도 나름 관심 있게 보고 있고요…

    그나저나 마포구 을이시군요! 저는 용산구인데, 여기도 갑을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최근 트위터에서 저를 팔로우한 예비후보 계정이 용산구 예비후보와 (현재 주소지) 동안구 을 예비후보라 (이전 주소지) 혼자 흠칫, 하고 있었어요. 내 정보가 구천을 떠돌고 있는걸까…. 하면서. 암튼, 분명한 건, 이번 선거는 매우 스펙터클할 것 같다는 예감!

    뭐, 암튼 여긴 회사라 종혁님 글을 곱씹어 보지는 못했는데도 이만큼 긴 댓글이 되어버렸네요. ㅋㅋ 한국에 있는 사람이 정치에 더 관심을 가져야한다, 라고는 절대 생각하지도 않고 있지만, 그래도 먼 땅에서, 관심과 감각을 놓치지 않고 있는 걸 보니, 어쩐지 저는 또 긴장이. ㅋ 암튼, 글 잘읽었어요. 밤에 집에서 다시 정독. ㅎㅎ

    • 제 포스팅이 곱씹어 보면서 읽어볼 정도로 가치가 있지는 않아서.. ^^;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항상 감사해요. 보잘 것없는 글에 황송할 정도로 정성스러운 반응을 보여 주셔서요. 웬디님의 댓글로부터 배우는 것이 정말 많아요. 물론 웬디님 블로그는 요즘 제가 가장 즐겨 읽는 글들이 가득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정희와 통합진보당을 좋아하신다는 글도 최근에 읽었어요. 이쪽에 대해 고민하시는 것도 예전의 글들을 통해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었고요. 저는 대학교때 학생운동하는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노동 운동하시는 분들의 모습도 조금은 자세히 볼 수 있었거든요. 그때 제가 개인적으로 받은 인상이 그리 좋지 않았던 것 같아요. 너무 많은 기대를 한 것일 수도 있지만, 많이 실망하기도 했어요. 그쪽도 결국 하나의 권력이구나.. 싶은 그런 좌절감. 이정희 개인에 대한 희망은 저 역시 아직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최근 보여주는 행보에 약간 고개를 갸우뚱거린 것도 사실이예요. 저는 그분께 지금보다는 조금 더 정직하고 솔직한 모습을 바라고 있는 것 같아요.

      유시민에 대한 생각은.. 그가 가진 계파가 워낙 소수이고, 때문에 민주노동당이라는 아주 오랫동안 한국 정치판에 자리잡고 있던 다수의 주류 세력과의 지분 싸움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죠. 즉 유시민 개인이 지금 속한 정당의 당헌당규나 강령 하나라도 제대로 바꿀 수 있을지 의문이고, 지금 통합진보당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NL 계열에 의한 공천 학살을 전혀 막지 못하고 있는 것도 많이 답답한 부분이죠. 이정희는 NL 계열 세력이 추대해서 만들어낸 일종의 스타 정치인인데, 이정희 개인에 대해서는 굉장히 높게 평가하지만 종북주의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나 현재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은, 제가 통합 진보당을 지지할 수 없게끔 만든 가장 큰 이유가 되었던 것 같아요.

      이명박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양은, 당시 대학생이던 제가 주변 친구들에게서 보았던 바로 그 모습들이었어요. 우연인지 당시 노무현을 옹호했던 사람은 제 친구들중 딱 한명밖에 없었고, 주변의 모든 친구들이 이명박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처럼 이야기하곤 했죠. 상당히 슬펐던 시기였어요 ㅎ

  4. 조금 오프토픽이지만, 재외국민 투표권 획득은 어떻게 확인하셨나요? 우편으로 신청서는 보냈는데 아무런 답변이 없어서 영사관에 전화해봐야되나 고민 중이거든요.

    • 전 이메일로 안내문 오더라구요. 아직 우편으로 홍보물같은거 받은 적은 없구요.

  5. 으아 종혁님. 저는 최근 통진당 사태를 바라보며, 이 글을 성지순례( ”) 해야겠다고 문득 생각이 들어….. 아….. 저는 운동권과는 거리가 먼 학교를 나왔고, 한번 경험한 적도 없어 정말 미처 몰랐네요. 철저히 기만당한 대중이 된 느낌이 들어 어쩐지 속상하고 그렇습니다 ㅠㅠ

    암튼, 다시 한 번 잘 읽고 가요 ㅠㅠ

    • 이번 사태를 보면서 웬디님 생각이 많이 났어요. 이정희 팟캐스트까지 챙겨 들으실 정도로 팬이셨는데.. 많이 답답하시고 속상하시겠어요. 힘내세요! 전 오히려 역설적으로 요즘 통진당 가입하고 싶어지더라구요. 외부에서 사람들이 더 많이 유입되어야 진보 정당 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