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ry Eichengreen: Globalizing Capital

Barry Eichengreen, Globalizing Capital: A History of the International Monetary System, Princeton University Press, Second Edition, 2008.

이 책의 저자 베리 아이켄그린은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 경제학과의 석좌 교수다.  학자가 출간을 목적으로 책을 집필할 때에는 독자층을 미리 상정해 놓기 마련이다. 같은 주제를 다룬다고 해도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일반 대중을 상대로 쓸 것인지 이 책의 저자와 같이 상아탑에 오래 머물러 있는 “동업자”들을 대상으로 쓸 것인지에 따라 책의 성격이 많이 변하게 된다. 아이켄그린은 머리말에서 이 책의 대상 독자층이 “거시 경제학과 국제 경제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이론들의 역사적 배경을 알고 싶어하는 경제학을 공부하는 학생들”  이라고 밝히고 있다. 더불어 “국제 금융 시스템의 역사적 변천 과정을 조금 더 깊은 레벨에서 알고 싶어하는 일반 독자층” 도 이 책에서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을 얻어가기를 “희망” 한다고도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이 목적하고자 하는 바는 국제 금융 시스템이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했는지 그 과정을 역사적으로 간략하게 밝히고자 하는 것이고, 이 책의 대상 독자들에 일반 대중들도 포함되므로 수학적인 수식이나 엄밀한 증명같은 것은 등장하지 않는다고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무런 경제학적 배경 지식없이 도전할 만큼 호락호락한 책은 아니다.  저자는 19세기 말 등장한 금본위제도부터 2000년대 전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까지 약 130여년간의 국제 금융 시스템이 어떻게 구성되거나 무너져 갔는지 각 시대별로 간략하게 정리하고 있는데, 단순히 역사적 사실들만을 나열하고 기록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에 대한 경제학적 해석까지 곁들이고 있다. 이 책이 가지는 미덕, 혹은 관련 학계에 기여하는 바는 전적으로 후자의 ‘해설’이 제공하는 경제학적 통찰력에 기반하고 있고, 때문에 거시경제학과 국제 무역, 국제 금융에 대한 학부 수준의 지식은 있어야 이책을 보다 폭넓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00년이 넘는 현대 국제 금융 시장에 대한 역사를 한권의 책에 담고 있기 때문에 아쉬운 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서구 학자들의 책들에서 흔히 느끼는 그런 감정이긴 하지만, 이 책 역시 서구 중심의 서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제 무역처럼 국제 금융 시장도 미국-유럽 중심의 서구 사회와 일본-중국 중심의 동양 사회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 받게 되기까지 (1차 세계 대전이 지나서야 일본이 비로소 등장하고, 1970년대 이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한국과 중국등 동아시아 시장에 대한 언급이 간략하게 나마 등장한다) 동양 사회의 금융 시장 발전에 대한 기술이 전혀 없는건 그 중요성과 국제적 위치를 차치하고서라도 너무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경제학을 전공하게 만들었던 90년대말 아시아 금융 위기에 대한 서술도 마지막장에 단 몇페이지만으로 성급하게 마무리지어버린다. 둘째, 국제 금융 시장에 집중한 책의 목적때문이겠지만, 국제 금융 정책이 각국의 정치적 입장과 다른 정책들과의 이해 관계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 기초해 볼때 각 시대에 여러 국가들이 맺고 있던 정치적인 함의들을 단지 외부적인 충격으로 치환해 분석하는 이론적인 한계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다. 물론 저자는 정치적인 변화가 어떻게 금융 시장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가에 대해 이 책의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하지만 민주주의라는 대부분의 서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정치적 근간이 경제적으로 올바른 방향을 반드시 제시하지는 않는다는 사실과 1990년대까지 이데올로기의 충돌이 서구 사회 곳곳에서 빈번하게 발생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경제학적 이론을 약간 포기하더라도 정치/사회학적인 접근에 조금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해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에겐 굉장한 책이다. 나는 현시대에 존재하는 경제 주체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를 공부하는 학생이지만, 현재에 발현되는 현상들도 일정 부분 분명 통시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마도 사학자인 아버지에게 받은 영향일 것이다) 때문에 이 책이 주는 ‘넓은’ 시선은 내가 보다 큰 그림을 그리게 하는 데에 엄청난 힌트를 가져다 주었다. 이 책에 대한 헌사중 더글라스 어윈이 상찬한 것처럼 “미래의 클래식” 이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내가 지근거리에 놓고 수시로 펼쳐보게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4 thoughts on “Barry Eichengreen: Globalizing Capital

    • 아니 이게 누구십니까 ㅋㅋ 일단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한국에서 맛있는거 많이 드셨어요? ㅋ

    • 딱히 맛있는거 찾아 다니진 못했는데 한국에서 먹는 음식은 다 맛있었어요 ㅋ 축하 감사해요 ㅎㅎ

    • 그쵸 한국에서 먹는 모든 음식이 다 맛있죠.. ㅠ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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