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편지가 한통 도착했다.

이제 정말 끝이라는 생각으로 인해 무겁게 가라 앉는 마음에서 괜시리 편안함을 느꼈다.
되돌아온 이 편지 한통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무 것도 되돌이킬 수 없고, 사람의 마음또한 치유될 수 없다. 이 편지로는.

사람 하나를 잃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갑자기 무서워 지다가도,
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다는 생각에 자포자기의 심정이 가져다 주는 안도감을 반기기도 한다.

다음주 월요일에 큰 시험 하나를 치루고 나면,
열흘 정도의 짧은 휴가를 다시 얻는다.
휴가라고 해봤자.. 특별한 것은 아무 것도 없겠지만.

논문을 쓸까 책을 읽을까 여행을 갈까, 잠깐 고민하다가

이 편지를 돌려준 사람의 얼굴과 목소리가 자꾸 떠올라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절망감에 사로잡혔다.

벗어나려고 발버둥치고 싶진 않은데,
그렇다고 계속 붙잡혀 있기에는 그이에게 너무 미안하다.

역시
한국에는 당분간 들어가지 말아야 겠다.
취직을 해서 삶이 확 변하기 전까지는.

8 thoughts on “편지

  1. 인간관계에선 가끔씩 그럴때가 있더군요. 너무 미안해 하지 말고 그냥 흘러가는대로 내버려 두시길. 누구나 다 한계란게 있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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