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무지개: 우리 모두는 혼자

레인보우99 과 시와의 공동 작업물인 시와무지개의 두번째 앨범이다. 한국을 떠난지 며칠 되지 않아 발매됐고 외국에서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매우 안타까워 했는데 다행히 어떤 착한 분의 도움으로 최근에야 들을 수 있었다. (게다가 친필 사인까지!) 앨범은 차분한 일렉트로닉 음악으로 채워져 있다. 홍보문구대로 “체온이 스민 일렉트로니카” 의 분위기를 십분 느낄 수 있는 건 단지 시와가 가지고 있는 목소리의 깊이때문만은 아니다. 레인보우99 이 만든 음악을 듣고 시와가 가사와 멜로디를 덧잎히는 식으로 진행됐다는 이 앨범의 작업 방식은 두 뮤지션 사이에서 이루어진 커뮤니케이션의 깊이와 단단함의 정도가 앨범의 완성도를 좌우함을 뜻한다. 즉, 시와의 목소리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의 정서를 레인보우99이 만든 음악에서도 역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또다른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뮤지션이 각자 만들어온 음악이 두 부분이 따로 놀지 않고 하나의 정서로 융합되는 과정이 청자로 하여금 안정감을 주는 것 같다.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정서를 유지한 채 곡마다 다양성을 확보하는 방법도 마음에 들고, 첫번째 싱글에 해당하는 “고개를 들어봐” 에서 멈추지 않고 앨범의 마지막까지 감정의 레벨을 우직하게 주욱 밀고 나가는 직선적인 흐름도 이 앨범을 더 믿음직스럽게 만들어 준다. 앨범의 타이틀격인 “우리 모두는 혼자” 에서 느껴지는 – M83 이 연상되는 – 대곡 스타일의 노래부터 “비둘기 우유” 와 같은 소박한 어쿠스틱 분위기까지, 각각의 곡이 가지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지만 모두 동일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싱글 중심이 아닌 앨범 중심으로 완성된 음악을 좀처럼 찾기 어려운 요즘같은 때에 쉽게 발견하기 힘든 미덕이다.

몇몇 음악 매체들과 그곳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이 앨범에 대한 감상에는 시와에 대한 목소리를 ‘활용’ 하는 법에 대한 궁리가 빠지지 않는다는 점이 퍽 흥미롭다. “조금 더 발칙한 ‘소리’ 로 활용해 보았어도 좋지 않았을까” 라는 웨이브 이수연의 평부터 “시와의 보컬을 탐내게 될 트립합/다운비트/칠아웃 프로듀서가 분명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최민우의 평까지, 시와의 목소리가 가지는 매력을 정통 포크에만 한정짓기에는 뭔가 아쉽지 않냐는 심정을 은연중에 내비친다.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아직 또박 또박 발음하며 이야기하는 듯한 그녀의 화법이 너무 좋고, 앞으로 더 많이 듣고 싶은 생각이 크다. 청자를 바로 앞에 앉혀 두고 눈을 똑바로 마주 보며 그녀 혹은 청자, 그도 아니면 그녀와 청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듯한 그녀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가장 좋은 그릇은 포크라는 생각에도 변함이 없다. 단지 하나의 장르에 그녀를 묶어 두고 싶은 건 아니다. 다만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 있고, 그녀의 커리어도 그 끝을 생각하기에는 너무 맑고 밝은 출발을 하고 있으며, <오월애> 음악과 시와무지개 프로젝트로 한껏 그 깊이를 더한 그녀만의 음악 세계를 2집에서 조금 더 많이 보고 싶은 소망이 있을 따름이다. 아주 개인적인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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