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or 30

1982년 7월 초에 태어나 얼마전 29번째 생일을 맞이했고, 그 이후 30번째 해를 살고 있다. 그러니까 미국 나이로 스물 아홉이라고 해도 맞고, 한국 나이로 서른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셈이다.  “서른” 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은 그 명함을 달게 된 당사자들에게는 결코 가볍지 않을텐데, 아마도 서른살쯤 되면 각자 세상을 보는 뚜렷한 주관쯤은 갖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학이나 경영학에는 가치(value) 를 측정하는 상이한 시각으로 “stock” 과 “flow” 라는 개념이 있다. stock 은 어느 특정 시점에서의 절대적인 가치만을 본다. flow 는 시간적인 전후 관계를 살펴 그 추이를 본다. 예를 들어 어떤 과목의 두번째 중간 고사에서 1등을 했다면, 그건 그 과목을 듣는 다른 사람들이 1등이 아닌 2등, 혹은 39등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즉 내가 1등을 한 이유는 나의 점수가 다른 사람들의 점수보다 높았기 때문이고, 이건 stock 이 된다. 하지만 내가 1등을 한 이유는 첫번째 중간고사에서도 1등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기말고사에서도 1등을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이건 flow 개념이다.

내가 생일이라는 특정한 날짜 (나같은 경우에는 매년 7월 3일) 에 시행하는 특정한 행동에 대해 (예를 들자면 생일 케잌을 자른다던가 생일 선물이라는 것들을 받는다던가 하는 것들) 그동안 거부감을 표현했던 이유는 1년중 어떤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용도로 나의 태어남이 사용되어지는 것을 못내 불쾌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일이라는 특정 날짜를 스물 아홉번 통과하면서 각각의 생일을 지날때마다 내 스스로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하게 되고, 그 생각안에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는 것은 재미있고 즐겁다. 그러니까 굳이 말하자면 생일을 stock 개념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flow 개념으로 받아 들이고 싶은 걸까.

스물 여덟번째 생일을 한달여 앞두고 세상을 등진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지난 영상들을 보면서 문득 나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다른 이들과 다를바 없는 삶을 살아 왔다.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군대 휴학 등을 거쳐 회사대신 대학원을 택했다. GRE 와 토플 공부를 위해 잠깐 휴학했던 시기를 제외하고는 나름 빈틈없이 살아온 셈이다. (휴학 기간에도 학원은 계속 다녔으니 그것도 제대로 쉰 것이라고 할 수는 없는 걸까) 흔히 말하는 아홉수라는 것이 있다. 정말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만약 있다면 나는 한국 나이로 스물 아홉번째 해가 참 지독히도 풀리지 않았다. 물론 그때 일이 잘 안풀렸다고 하더라도 내가 쫄딱 망하거나 인생이 종치거나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살면서 죽기전에 인생이 끝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물리적인 어려움은 상식 정도 수준의 판단력과 약간의 치밀한 계획만 있으면 언젠가는 극복할 수 있다. 정말 어려운 일은 정신적인 어려움을 이겨내는 일이다. 너무 깊게 생각해서도 안되고, 또 너무 얕게 바라봐서도 안된다. 사실과 감정을 구분하고 무엇에 더 치중해야 하는지를 결정하고, 또 결심해야 한다. 결심한 후 그것을 진득히 밀어 붙이는 끈기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용기 또한 필요하다. 참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것들에 굉장히 서툰 편이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끙끙거리기도 많이 하고, 책상에 앉아 있다가도 갑자기 혼자 얼굴이 벌개지며 고개를 처박고 부끄러워 하기도 한다. 그런 어려운 시기를 거쳐 올 해에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수습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준비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솔직히 미국으로 유학와서 보낸 3년간의 시간동안 단 한해도 쉽게 지나간 적이 없었다. 아니, 단 일주일도 마음 편하게 보낸 기억이 없다. 그리고 그렇게 무언가에 쫓기며 살다 보니 어느새 나도 4년차가 됐고, 2년 뒤에 졸업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논문을 제때 끝낸다면…..) 참 신기하면서도 재밌고, 우스우면서도 억울하기도 하다. 항상 남들보다 조금 늦게 적응하는 편이었고 남들보다 조금은 더 좋은 모습으로 끝을 마무리하는 편이었다. 남들보다 조금 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조금 더 나은 모습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나의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남들보다 조금씩 더 빠르게 가야 한다는 조급함이 마음속에 자리잡기 시작했고, 그것이 나의 발걸음을 엉키게 만들었으며, 그렇게 비틀거리는 동안 내가 지나온 발자취는 가지런하지 못한 모습으로 남겨져 버렸다. 앞으로 어떤 길을 만들어 나갈 지는 내가 살아가기 나름이다. 지난 3년과 마찬가지로 어지러운 모습으로 기억될 수도 있고, 조금은 더 나은 모습으로 끝맺음을 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 내가 하기 나름이다. 내가 잘 해야지.

서른번째 해를 살고 있다. 한달이 약간 못미치게 살았다. 날씨는 덥고, 시간은 참 잘도 간다. 슬슬 재밌어 지려고 한다. 인생이. 아직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Rest In Peace, Amy Winehouse

Amy Winehouse 에 대해서는 사실 2008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 2006년부터 2008년에 이르는 시기는 음악적으로 나에게 일종의 흑역사에 가까운데, 유학 준비와 여자 문제 (..) 등으로 음악에 진지한 관심을 전혀 두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유학 준비를 마친 뒤 약간의 여유로운 시간이 주어지자 2008년 1월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고, 친구 J 와 런던 거리를 배회하던중 그가 와인하우스가 연주했다고 알려진 펍을 하나 발견했다. 그리고 어리둥절해 하는 내게 “어떻게 와인하우스를 모를 수 있지?” 하며 타박했더랬다. 며칠 뒤 한국으로 돌아와서야 비로소 그녀의 음악을 들어 보았고, 그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그녀는 Record of the Year, Song of the Year, 그리고 Best Female Vocal Performance (“Rehab”) 를 수상하며 그해 그래미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그녀는 약물 문제로 미 출입국 관리당국으로부터 입국 거부 조치를 당했으며, 런던에서 수상 소식을 생중계로 지켜봐야 했다.

1983년 9월14일에 태어나 2011년 7월 23일에 시신이 발견되었으니, 그녀도 27세에서 28세로 넘어가는 고비를 넘기지 못했던 셈이다.

시와무지개: 우리 모두는 혼자

레인보우99 과 시와의 공동 작업물인 시와무지개의 두번째 앨범이다. 한국을 떠난지 며칠 되지 않아 발매됐고 외국에서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매우 안타까워 했는데 다행히 어떤 착한 분의 도움으로 최근에야 들을 수 있었다. (게다가 친필 사인까지!) 앨범은 차분한 일렉트로닉 음악으로 채워져 있다. 홍보문구대로 “체온이 스민 일렉트로니카” 의 분위기를 십분 느낄 수 있는 건 단지 시와가 가지고 있는 목소리의 깊이때문만은 아니다. 레인보우99 이 만든 음악을 듣고 시와가 가사와 멜로디를 덧잎히는 식으로 진행됐다는 이 앨범의 작업 방식은 두 뮤지션 사이에서 이루어진 커뮤니케이션의 깊이와 단단함의 정도가 앨범의 완성도를 좌우함을 뜻한다. 즉, 시와의 목소리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의 정서를 레인보우99이 만든 음악에서도 역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또다른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뮤지션이 각자 만들어온 음악이 두 부분이 따로 놀지 않고 하나의 정서로 융합되는 과정이 청자로 하여금 안정감을 주는 것 같다.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정서를 유지한 채 곡마다 다양성을 확보하는 방법도 마음에 들고, 첫번째 싱글에 해당하는 “고개를 들어봐” 에서 멈추지 않고 앨범의 마지막까지 감정의 레벨을 우직하게 주욱 밀고 나가는 직선적인 흐름도 이 앨범을 더 믿음직스럽게 만들어 준다. 앨범의 타이틀격인 “우리 모두는 혼자” 에서 느껴지는 – M83 이 연상되는 – 대곡 스타일의 노래부터 “비둘기 우유” 와 같은 소박한 어쿠스틱 분위기까지, 각각의 곡이 가지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지만 모두 동일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싱글 중심이 아닌 앨범 중심으로 완성된 음악을 좀처럼 찾기 어려운 요즘같은 때에 쉽게 발견하기 힘든 미덕이다.

몇몇 음악 매체들과 그곳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이 앨범에 대한 감상에는 시와에 대한 목소리를 ‘활용’ 하는 법에 대한 궁리가 빠지지 않는다는 점이 퍽 흥미롭다. “조금 더 발칙한 ‘소리’ 로 활용해 보았어도 좋지 않았을까” 라는 웨이브 이수연의 평부터 “시와의 보컬을 탐내게 될 트립합/다운비트/칠아웃 프로듀서가 분명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최민우의 평까지, 시와의 목소리가 가지는 매력을 정통 포크에만 한정짓기에는 뭔가 아쉽지 않냐는 심정을 은연중에 내비친다.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아직 또박 또박 발음하며 이야기하는 듯한 그녀의 화법이 너무 좋고, 앞으로 더 많이 듣고 싶은 생각이 크다. 청자를 바로 앞에 앉혀 두고 눈을 똑바로 마주 보며 그녀 혹은 청자, 그도 아니면 그녀와 청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듯한 그녀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가장 좋은 그릇은 포크라는 생각에도 변함이 없다. 단지 하나의 장르에 그녀를 묶어 두고 싶은 건 아니다. 다만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 있고, 그녀의 커리어도 그 끝을 생각하기에는 너무 맑고 밝은 출발을 하고 있으며, <오월애> 음악과 시와무지개 프로젝트로 한껏 그 깊이를 더한 그녀만의 음악 세계를 2집에서 조금 더 많이 보고 싶은 소망이 있을 따름이다. 아주 개인적인 욕심이다.

 

Fleet Foxes at Fillmore, Denver.

Fleet Foxes 는 현존하는 뮤지션들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이다. 그들이 만든 거의 모든 곡들을 ‘지지’ 하고 그것에 ‘동의’ 한다. 플릿 폭시스의 Robin Pecknold 는 Arcade Fire 의 Win Butler, Bon Iver 의 Justin Vernon 등과 함께 현재 영미 인디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범위를 영미 음악씬 전체로 확장시켜 봐도 칸예 웨스트나 레이디 가가등 적은 수의 아티스트만이 이 목록에 더해질 수 있을 것이다. 즉 이들은 씬의 페러다임을 만들어 나가는 프런티어라는 점에서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에 이르는 시대의 음악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들 중 오직 플릿 폭시스만이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 세계를 구축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위 말하는  ‘추종 세력’ 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건 따라하고 싶어도 따라하지 못하는, 어떤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때문은 아닌지 오버해서 짐작해 볼 따름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총 세번의 투어를 가졌다. 첫번째 투어는 EP <Sun Giant> 를 내놓은 직후 투어라고 할 수도 없을 정도로 작은 규모로 진행됐다.  두번째 투어는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을 내놓은 후 진행됐고, 나는 운좋게 덴버 외곽의 한 허름하고 작은 공연장에서 열린 그들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당시 이들은 가지고 있는 곡들의 수가 많지 않아 모든 자작곡들을 전부 불러야 했고, 앵콜송이 남아 있지 않아 본 공연때 불렀던 곡을 다시 불러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은 한시간 반 정도의 짧은 시간만에 끝이 났는데, 당시 그들의 공연은 지금까지도 내가 미국에서 본 공연들중 Wilco 의 야외 공연과 함께 최고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당시 거의 신인에 가까웠던 이들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실로 놀라운 수준이었는데, 당시 다섯명으로 구성된 밴드 멤버 전원이 만들어 내는 하모니는 환상적이었고 연주 수준도 대단히 뛰어났다.

그리고 이제 두번째 앨범 <Helplessness Blues> 를 발표하고 전국구 스타가 된 후 세번째 투어를 돌기 시작했고, 다시 덴버에 왔다. 덴버에서의 처음 두 공연이 굉장히 작은 규모로 치뤄졌던 것이 비해 (또한 내가 직접 가서 본 공연은 – 그 작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 상당히 한산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에는 그들의 달라진 위상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스포츠 경기장과 야외 공연장을 제외한 실내 전문 음악 공연장으로는 덴버 시내에서 최대 규모인 Fillmore 에서 치뤄졌고 티켓 가격도 두배 이상 뛰었다. 공연장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이 붐볐고 한여름 실내 공연장은 사람들이 내뿜는 열기로 인해 후덥지근하기 까지 했다. 나와 내 친구는 “네시간동안 서서 공연을 지켜 본 뒤에 겪게 될 등쪽에서 오는 통증” 을 두려워 하며 첫번째 오프닝 밴드의 공연을 건너 뛰었고, 약 한시간동안 진행된 두번째 오프닝 밴드 Adela Diane 의 공연을 지켜 봤다. 상대적으로 짧은 준비 시간을 거친 후 플릿 폭시스의 멤버가 무대에 올라 왔고, (역시 예상대로) 1집과 2집의 거의 모든 곡들을 연주하며 약 두시간여의 공연을 진행했다.

보컬리스트이자 밴드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로빈 펙놀드는 몸이 굉장히 아파 보였다. 링크를 건 어제의 이 라이브영상에서도 잘 드러나지만, 그는 때때로 음을 놓쳤고, 고음이 올라가지 않았으며, 가끔은 보컬 라인을 베이시스트에게 미루고 노래를 포기하기 까지 했다. 공연은 몇차례 중단되었고, 펙놀드는 한 곡이 끝나기 무섭게 더운 물을 들이키며 컨디션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목소리가 늘어지는 바람에 드럼과 베이스의 리듬 파트까지 흔들렸고 막귀인 나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리듬이 무너지는 순간도 있었다. 공연 중간 펙놀드는 자신이 어제 굉장히 아팠다고 유례없는 사과를 했다. 이처럼 위태위태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공연은 중반 이후 비장미마저 흐르기 시작했는데, 다른 멤버들도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고 (흔히 말하는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공연을 지켜보는 관중들도 더 크고 열성적으로 반응을 보내며 그들을 응원하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번째 공연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고, 웃었으며, 소리를 지르며 춤을 췄다. 플릿 폭시스는 흔히 뛰어난 스튜디오 앨범을 발표하는 밴드로 알려져 있다. 헤드폰을 끼고 이들의 음악을 듣다 보면 중세 고즈넉한 유럽의 시골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이들의 공력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오히려 이들의 진가는 공연장에서 발휘된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나는 사실 2집을 듣고 꽤 오랫동안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왜?” 라는 질문을 반복해서 해야 했다. 이들은 2집에서 확실히 울림의 폭과 깊이를 포기하고 음악의 ‘두께’ 와 ‘힘’ 을 택한 것으로 보였는데, 왜 그래야만 했지, 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해답을 공연장에서 찾은 것 같다. 소위 말하는 “소름이 돋는 전율” 을 끊임없이 받게 되는 것이 플릿 폭시스 공연의 특징인데 (“Tiger Mountain Peasant Song” 이나 “White Winter Hymnal” 을 라이브로 듣는 상상을 해보시라..) 두번째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1집에서와 같은 하모니에서 느껴지는 전율이 아니라 우직하게 밀어 붙이는 로크론 본류의 힘에서 느껴지는 전율을 발견할 수 있었다. 1집과 2집 사이에 있는 변화의 본질을 공연장에서 비로소 확인할 수 있었달까.

이들은 앵콜도 힘겹게 두곡만을 겨우 마치고 공연을 마무리했다. 공연장을 나온 시간은 채 밤 열한시가 되지 않았는데, 아마 가장 이른 시간에 끝난 공연이 아닌가 싶다. 입장 시간도 여덟시가 아닌 일곱시였고. 아무튼 후회는 없다. 아주 좋은 공연을 봤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쉽게 끝나지 않을 커리어를 쌓게 될 한 재능 충만한 밴드의 투어 공연을 벌써 두번이나 봤다는 점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몽구스: Cosmic Dancer


몽구스의 네번째 정규 앨범이다. 앨범 타이틀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댄서블한 로큰롤과 멜로딕한 팝이 공존하는 앨범인데, 일종의 성취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팝적인 감각을 자랑한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메이저틱’한 분위기로 가득한데, 이게 결코 흉이 아닌 이유는 그만큼 곡들이 귀에 쏙쏙 와서 박힐 뿐더러 메이저 특유의 밝은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프로듀서를 맡은 지누의 존재와 관계가 없지 않을 것이다. 롤러코스터의 멤버였던 그가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건 역시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 를 만들면서 부터일텐데, 이후 그의 행보에서 발견할 수 있는 뛰어난 편곡 능력은 몽구스의 이번 앨범에서도 어김없이 그 영향력을 강하게 미치고 있다. 앨범을 듣다 보면 마이 캐미컬 로맨스의 3집 <The Black Parade> 가 떠오른다. 노래가 비슷하다는 얘기가 아니라 마이 캐미컬 로맨스도 프로듀서로 롭 카발로 (그린데이의 앨범을 맡은 것으로 유명하다) 를 영입해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이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를 한번에 잡은 이유는 드디어 “훅” 을 찾았기 때문인데 (허구헌날 훅 타령.. 근데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 카발로와 헤어지면서 그 훅을 완전히 상실한 밴드의 모습을 보면 프로듀서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몽구스가 그렇게 되리라는 건 아니다. 장기하가 료헤이를 만났듯이 몽구스도 지누를 만나 스텝업했을 뿐이다. 앨범의 처음 세곡은 정말 뛰어나다. 눈부실 정도로. 하지만 그 이후 기억에 남는 곡이 별로 없고 분위기도 점점 처지는 건 이 앨범이 가지고 있는 단점이자 한계이다. 물론 이것도 몽구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뒷심’ 을 발휘했던 앨범을 최근 몇년동안 찾기가 굉장히 힘들었다는 것이 트렌드라면 트렌드인가. 후후.

검정치마: Don’t You Worry Baby (I’m Only Swimming)


검정치마의 두번째 정규 앨범이다. 이 앨범을 반복해 들으면서 조휴일이 최근에 했던 라운드 인터뷰 내용을 꼼꼼히 읽어 보았다. 많은 이들이 이 앨범에 대해 기대와 어긋나는 부분이 존재한다고 이야기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상당히 좋게 들었다.

이 앨범은 컨셉 앨범이다. 그는 이 앨범이 일종의 항해 일지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은 검정치마라는 배의 선장이자 선원이며, 조난 신호를 보내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즉 1집 발매 이후 한국에서 지낸 시간들이 고스란히 반영된 자기 고백과 같은 건데, 지난 1집에 수록된 곡들이 지난 10여년간 그가 한국에 오기 전 살아온 인생을 반영하고 있다면 2집에 수록된 곡들은 그가 한국에 와서 지내는 짧은 기간동안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기록해 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이제 한국에 정착해 한국에서 커리어를 쌓고 싶다고 이야기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의미 심장한 앨범이라고도 할 수 있다.

청자들은 검정치마라는 존재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영미 인디씬의 최신 조류를 거의 완벽하게 체화한 작업물을 접했고, 열광했다. 이들은 검정치마에게 이제 ‘기대’ 하는 것이 생겼다. 그리고 2집은 그러한 기대를 거의 완벽하게 배신하는데, 나는 이 결과물이 실망으로 다가오지 않고 일견 타당하고 자연스러운 한 뮤지션의 진화 과정이라고 이해하고 싶다. 그는 미국에서 살아 왔기 때문에 그 바닥의 공기라던가 냄새를 자기만의 색깔로 완벽하게 되살려 낼 수 있었다. 이건 대단히 소중한 재능이다. 그런 그가 한국에서 느낀 것들을 음악으로 만들어 낼 때 내가 기대할 수 있는 건 영미 인디씬의 성공적인 한국화가 아니라, 한국적인 정서를 그만이 가지고 있는 필터를 통해 담아내는 어떤 독특한 감성일 것이다. 그리고 그는 이번 앨범에서 그것을 완벽하게 해냈다. 앨범 곳곳에서 한국의 7,80년대 음악의 기운이 스물스물 느껴지는 건 그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어쩌면 그는 뉴욕 인디씬이 아닌 홍대씬의 조류를 읽어 내는데에 집중했는 지도 모른다. 그의 속마음이야 내가 알 수 없겠지만, 어쨌든 귀에 들리는 최종 결과물은 지난 1집의 미덕에서 밴드 음악을 제하고 한국의 냄새를 더하는 방향으로 만들어 졌다. 그가 1집에서 보여준 뛰어난 멜로디 감각과 거의 천부적이라고 할 수 있는 작사 능력은 여전히 살아 있다.

아마 많은 이들이 이 앨범을 심심하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1집에서 밴드 음악의 형태로 가지고 있던 통통 튀는 ‘훅’ 들은 이 앨범에서 거의 느낄 수 없다. 클래식 기타 하나가 메인이 되어 차분하게 진행되는 ‘회상’ 의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나는 이 앨범의 주된 정서인 ‘가라 앉는’ 분위기가 앞으로 이어질 그의 긴 커리어의 첫머리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이 상당히 크다고 생각하고, 나쁘지 않은 출발점이라고 믿고 있다. 오글거리는 앨범의 해설지와 같은 상찬은 받을 수 없겠지만, 여전히 검정치마, 혹은 조휴일의 음악은 한국 인디씬의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될 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이 음반은 <무한도전> 이라는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행한 가요제의 스튜디오 녹음 버젼을 수록한 음반이다. <무한도전> 이라는 한 예능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사회, 문화적 파급 능력을 굳이 여기서 다시 거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앨범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정체성때문에 이 앨범을 단순히 또다른 음반 한장으로 이해하고 치울 이유도 없다. 다시 말해 문화적, 사회적 컨텍스트안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이해해볼 구석이 있다는 얘기다. 먼저 이 앨범에 담긴 음악의 생산과정과 그 음악의 소비과정을 나누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앨범은 <무한도전> 에서 2년마다 한번씩 행하는 ‘가요제’ 형태의 특집의 세번째 행사에서 파생된 부가적인 생산물이다. 이 가요제는 회를 거듭하면서 조금씩 더 전문성을 띠기 시작했는데, 급기야 이번에는 곡을 만들고 출연하는 뮤지션들을 제작진측에서 ‘지명’ 하는 과정을 택했다. 즉 애초에 제작진측에서 이 앨범에 들어갈 만한 음악의 방향과 범위를 정했다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정재형이나 이적같은 “코리안 컨템프로리” 음악을 하는 베테랑 뮤지션들부터 10cm 처럼 요즘 가장 핫하다는 신진급 뮤지션까지 두루 참여하게 됐고, 출연진과 짝을 이뤄 만들어낸 최종 생산물들은 제작진이 했을 법한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싸이는 예상대로 무대에서 폭발할 수 있는 댄스음악을, 쥐 드래곤은 깔끔하게 잘 빠진 YG 표 클럽 음악을 선사해 주었다. 이적은 그에게 – 제작진과 소비자가 – 기대하는 두가지 모습을 모두 음반에 실었다. (그래서 이건 결코 그에 대한 배려라던가 우연이 아닌 필연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정재형은 예상대로 스트링을 적극적으로 사용했고, 길은 역시 예상대로 바다의 목소리를 최대한 활용했다. 10cm 의 결과물이 기대에 못미치는 이유가 이들이 새로운 시도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결국 <무한도전> 은 가장 트랜디한 (i.e. 귀에 잘 들어올 수 있는) 음악을 밑바닥에 깔고 그 위에 “말하는 대로” 와 같은 스토리라인을 적절하게 만들어 냄으로써 하나의 완결된 서사구조를 갖춘 음악 방송을 완성했다. <무한도전> 은 언젠가부터 그저 막 치고 받는 개그 프로그램에서 기승전결의 구조를 가진 서사구조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해 왔고, 어떻게 보면 그러한 구조를 반드시 만들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여기에 더해 여러 사회적인 맥락을 가진 ‘상징’ 들을 곳곳에 부여함으로써 그 사회적 파급력을 확대해 나가는 방식을 택해 왔는데, 예컨데 이번에는 1등이 없는 시상식같은 것 말이다. 다분히 오디션 프로그램을 겨냥하는 듯한 프로그램의 엔딩은 <무한도전> 에서는 아주 익숙한 방식이다. 결국 생산과정을 고려했을 때 이 음반은 <무한도전> 의 연장 방송, 혹은 전파를 타지 않은 미방송분과 같은 역할을 한다. 매끈하게 기획되고 출연진들에 의해 잘 수행된 하나의 서사구조를 완성시키는 마지막 마침표같은 역할 말이다.

다음은 소비. 많은 이들이 이 앨범을 음원 혹은 CD 의 형태로 구입했을 것 같은데, 이들이 이 음반을 구매한 건 아마도 “방송을 보니 음악이 너무 좋아서 계속 듣고 싶어서” 였을 것이다. 음악의 질은 요즘 나오는 가요들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무한도전> 을 계속 시청해 왔던 사람들에게는 가사에 등장하는 멤버들의 특징들이 결코 낯설지 않게 느껴질 것이고, “말하는 대로” 의 가사에서 유재석의 과거를 떠올리며 감동을 받을 것이다. 때문에 청자의 입장에서 이 앨범은 결코 후지다고 말할 수 없다. 가볍다고 말할 수도 없으며, 예능 프로그램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한 부가 상품이라고 폄하할 이유도 없다. 하나의 완결된 음반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구석이 충분히 있다는 얘기다. 이건 이 앨범이 타겟으로 삼는 소비자층이 특수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이를테면 CCM 음반을 일반적인 음악의 테두리안에서 설명할 수 없는 것과 비교할 수 있지 않을까. 팬클럽이 소비하는 소장용 리패키지 앨범을 떠올릴 수도 있고, 매니아들을 위한 20주년 박스 세트를 연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소비자들은 행복해 할 것이다. 이에 더해 소비의 입장에서 이 앨범이 갖는 또다른 의의는 ‘가사’ 의 중요성에 있다. 청자는 이미 방송을 통해 수록곡 하나 하나가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잘 알고 있다. 예컨데 길과 바다의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 가 어떤 의미인지 기억을 되새기면서 노래를 플레이시키는 것이다. 음악을 통해 특정 이미지뿐만 아니라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 를 계속해서 환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한장의 음반이 갖는 성격 이상의 의의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면 너무 과장인가 ㅎ OST 와도 약간 다른 것 같고..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음악적으로 딱히 기대할 것이 없으면서, 또 실제 방송을 통해 편집된 음악이 아닌 스튜디오 full length 버젼으로 들었을 때 느낄 실망감을 알면서도 쉽게 구매 버튼을 눌렀다. 예상은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실망감도 사실 별로 없다. 언젠가부터 <무한도전>은 토요일 아침 (한국 시간으로 방송이 끝나고 업로드가 거의 다 완료되었을 시점) 에 조건 반사적으로 봐야 하는 프로그램이 되었고, 나 역시 그들이 이끌어 가는 서사 구조에 익숙해져 간다는 느낌이 든다.

비둘기 우유 (Vildulgi OoyoO) : Aero


한국에서 포스트락이나 슈게이징을 하는 뮤지션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새삼스러울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 음악적 수준이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뮤지션들의 그것과 거의 차이점을 구별할 수 없을 때에는 조금 더 진지한 표정을 지어도 좋을 것이다. 비둘기 우유는 바로 그런 팀들중 하나이다. <Aero> 는 한국의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5인조 슈게이징 밴드가 2008년 발매한 유일한 정규 앨범이다. (그렇게 알고 있다) 첫곡 “Siren” 부터 시작되는 폭포수같은 기타 노이즈와 천상에서 내려온 듯한 여자 보컬의 목소리는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이나 콕토 트윈스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지만, 이들은 앨범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거장들의 음악을 베끼는 카피 밴드의 수준을 훌쩍 뛰어 넘는 음악적 완성도를 보여준다. 혹자는 슈게이징의 A to Z 에서 한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않은, 지나치게 모범적인 앨범이라고 평가절하할 수도 있겠지만, 앨범의 맨 마지막곡인 “Elephant (Love Mix)” 를 들어 보면 이들이 단순히 아주 기본적인 수준의 슈게이징 음악에 안주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소위 말하는 슈게이징에서의 “훅” 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알고 있고, 그것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솜씨를 가지고 있다.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가지게 된 한가지 아쉬움을 사족처럼 덧붙이자면, 이제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혹은 토터스류의 아름다운 슈게이징, 그리고 모과이나 익스플로전 인 더 스카이류의 폭발적인 포스트락을 하는 한국의 뮤지션들은 몇년전부터 차근차근 발견되기 시작했다. 그럼 지저스 앤 메리 체인은? 한국에서는 요원한 일인가. 비둘기우유를 보면 그런 팀도 나오지 말란 법은 없을 것 같다.

여행 후보지

여행을 결코 즐기는 편은 아니다. 집밖에서 씻고 자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화장실에서 딱히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개인적인 공간인 침실과 화장실에서 어색함을 느낀다는 점에서 여행에 대한 긴장감을 상대적으로 크게 느끼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이 주는 효용에 대해서는 적극 공감하는 바이고, 나 역시 이때문에 가끔이라도 집을 떠나 바깥 세상을 구경하는 것을 기꺼이 감수하는 것 같다. 가을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사나흘이라도 가까운 곳에 다녀오고 싶어졌다. 방금 약 5분간의 인터넷 서치끝에 정한 동서남북 네개의 후보지는 다음과 같다. 기준은 차를 타고 하루만에 갈 수 있는, 좋은 자연환경을 가진 곳.

1. Arches natl park, utah

의외로 가까운 거리에 있다. 국립공원은 항상 좋다.

2. sant fe, new mexico

가본 사람들의 평이 다 좋고, 미술관이 많다.

3. yellow stone natl park, wyoming

꼭 가봐야 할 곳이긴 한데, 즉흥적으로 가기엔 계획과 준비가 조금 더 필요할 듯..

4. aspen, co

언제 가도 좋고, 쉬기엔 최적의 장소지만 이미 한번 가봤다는 단점이.

+

5. kansas city, kansas

여긴 그냥 public library 를 직접 보고 싶어서 ㅎ

Dum Dum Girls: He Gets Me High EP


캘리포니아를 기반으로 하는 여성 4인조 밴드 Dum Dum Girls 의 두번째 EP 로 총 네개의 신곡이 들어있다. 첫번째 EP <Yours Alone> 이 2008년에 나왔고, 이 앨범의 성공으로 Sub Pop 과 계약에 성공, 작년에 첫번째 정규앨범 <I Will Be> 를 발표했다. 사실상 보컬이자 기타를 담당하는 Dee Dee 의 원맨 프로젝트나 다름없다. 이번 EP 에서는 전작에 비해 완성도면에서 조금 더 나아지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상당히 단단한 사운드를 들려 준다. 이들의 음악을 설명할 때 등장하는 레퍼런스로는 지저스 앤 메리체인, 수지 앤 더 밴쉬스, 바셀린스 (미트 퍼핏츠?) 등이 있겠고, Dee Dee 의 음악적 아이덴티티를 설명할 때 주로 등장하는 뮤지션들로는 패티 스미스, 마리안느 페이스풀, 코트니 러브등을 나열할 수 있을 것이다. 노이지한 인디 기타팝 사운드가 흔하다면 흔하지만 이걸 또 제대로 구사하는 팀은 사실 몇 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Dum Dum Girls 는 Sub Pop 소속이라는 큰 수혜를 받으며 Girls, Beach House, Vampire Weekend 같은 당대의 가장 핫한 뮤지션들과 투어를 돌거나 음악적 교감을 나눌 수 있었다. 이들의 음악적 발전이 당연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이유이기도 하며,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Dee Dee 는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서 차근 차근 가야할 길을 잘 가고 있는 것 같다.

밴드 이름은 바셀린스의 앨범 <Dum Dum> 과 이기팝의 노래 “Dum Dum Boys” 의 오마주라고 한다. 또한 Dee Dee 는 The Crocodiles 의 보컬 Brandon Welchez 의 아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