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요즘 저녁을 먹고 우체통에도 들릴겸 가볍게 아파트 단지를 산책한다. 이 곳에서 산지 10개월이 넘었음에도 아직 이 아파트 단지가 어떻게 생겼는지 잘 알지 못할 정도로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냈다. 설렁 설렁 걸어 다니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게 된다. 아이를 가진 유학생 부부부터 – 아마도 부모 몰래 – 동거하는 젊은 동양인 학생들, 학교의 운동선수들.. 나같이 혼자 사는 사람들도 많고.

아직 한국에서 가져온 사람들의 온기가 채 식지 않았기 때문에 외롭다거나 쓸쓸하다거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37세의 독고진은 “버리는 게 있어야 지킬 수도 있” 다고 말했다. 최고의 자리에 있는 그조차 무언가를 얻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이 존재함을 알고 있는 것이다. 독고진보다 조금 덜 유명한 나는 아마도 조금 더 많은 지식과 미래의 조금 더 나은 직장을 위해 오늘 저녁 함께 아파트 주변을 거닐며 수다를 떨 수 있는 상대를 포기한 것 같다.

이곳은 저녁공기, 밤공기가 참 좋다. 몸이 끈적거리지도 않는다. 누군가와 꼭 붙어 있어도 꽤 좋을 거라는 말이다.

6 thoughts on “산책

    • 일단 8월중순쯤 들어갔다 언제 나올지는 미정인데, 그래도 내년초엔 다시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가을겨울에 연주, 레슨 많이해서 돈벌어 와야지요..흐흣.. 종혁님은 당분간 계획이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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