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 Hooper: The King’s Speech

이 영화는 엘리자베스 2세의 아버지, 조지 6세에 대한 에피소드에 관해 다루고 있다.  형 에드워드 8세가 미국의 이혼녀 Wallis Simpson 과 결혼하기 위해 왕위를 전격적으로 내놓으면서 갑작스럽게 왕위에 오르게 된 조지 6세가 1939년 독일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3분짜리 라디오 연설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완수하게 되었는 지에 대한 작은 뒷이야기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오랜 기간동안 말더듬증을 앓고 있었는데, Lionel Logue 라는 speech therapist 를 만나 이를 극복해 나가게 된다. 위압적인 아버지와 자유분방한 형의 틈새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온 그에게 말더듬증은 단지 선천적인 이유때문에 발생한 게 아니었을 것이다. Lionel 은 단지 육체적인 문제를 치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왕과의 격의없는 대화를 통해 친구로서 마음을 열어가게 된다. 이 둘 사이의 관계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조지 6세의 어머니, 엘리자베스의 헌신적인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영화는 이 세명의 연기에 전적으로 의존하며 진행된다. 물론 실화를 바탕으로 탄탄하게 구성된 각본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빈틈없이 치밀한 구성에 간간히 섞여 들어가는 ‘영국식 농담’, 거기에 아기자기하면서도 멋들어진 세트와 의상도 배우들의 연기를 돕는다. 콜린 퍼스는 더이상 그 외에 다른 남우주연상 후보를 생각하지 않게 만들 정도로 정말 대단한 연기를 펼친다. 제프리 러쉬와 헬레나 본햄 카터도 콜린 퍼스의 연기가 튀어 보이지 않게 보일 정도로 만만치 않은 내공을 보여준다. 등장인물들의 심리상태에 치중하는 영화라 클로즈업씬이 많은데, 이 세명의 연기 앙상블을 보고 있자면 마치 한편의 긴장감이 팽팽하게 감도는 연극 한편을 보는 느낌이 들 정도로 대단히 압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1939년 조지 6세가 행한 라디오 연설문이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베토벤 교향곡 7번이 배경음악으로 나오면서 시작되는 연설 전문이 3분여에 걸쳐 진행되면서 알 수 없는 감동이 휘몰아 쳤다. 이 감동은 영국인들이 받았던 감동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내가 영국이나 미국처럼 당시 연합국측 국가에 속한 국민이었다면 그의 연설문이 정치적으로도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였겠지만, 2010년의 나에게 그 연설문 낭독 장면이 주는 감동은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에 기인한 것이었다. 친구이자 선생인 리오넬의 표정 하나하나에 집중하면서 그가 가르쳐준 팁들을 잊지 않고 침착하게 실행하는 한 개인으로서의 조지 6세의 모습이 콜린 퍼스의 얼굴에서 완벽하게 되살아 났다. 한 개인이 친구와 사랑하는 이의 헌신적인 도움과 본인의 피나는 노력으로 극심한 컴플렉스를 극복하는 과정이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다.

4 thoughts on “Tom Hooper: The King’s Speech

  1. oooo 영화 멋져보여요. 콜린퍼스는 한때는 엄청난 훈남이었는데 세월의 흔적은 어쩔수 없다는. ㅠㅠ 볼때마다 내가 다 마음이 아픈거 있죠!

    • 흐 콜린 퍼스는 오만과 편견 BBC 드라마 시절부터 뭔가 대단한 포스를 풍겼죠. 정말 연기 잘해요. 꼭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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