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 너마저: 졸업


브로콜리 너마저의 2집이다. 계피가 탈퇴한 상태에서 나온 앨범이고, 그래서 덕원의 영향력이 앨범의 처음부터 끝까지 발견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계피가 가지고 있었던 ‘목소리의 힘’ 이 생각보다 이들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느낀다. 물론 덕원의 목소리를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호소력’ 의 측면에서 볼때 확실한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다시 말하면, 이들은 음악적으로는 프로페셔널한 진화를 꿈꾸고 있지만 덕원의 가지고 있는 목소리는 아직 아마추어리즘의 그것에 더 가깝다. 이들이 EP 와 1집에서 그토록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건 기성 가요들과 차별화되는 무엇이 있었기 때문인데, 그건 크게 두가지였다. 가사와 목소리. 2집에 와서도 브로콜리 너마저의 가사는 여전히 사색적이고 신중하다. 충분히 곱씹어 볼만한 무언가가 있다. 상대적으로 말이다. 그래서 차별성을 여전히 유효한 상태에서 획득하고 있다. 하지만 덕원이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송라이팅 측면에서는.. 글쎄 아직 잘 모르겠다. EP 와 1집에서 가지고 있던 킬러 트랙이 잘 보이지 않는다. 확 꽂히는 곡이 없다는 건 무슨 뜻일까. 계피의 부재 탓일까, 덕원의 송라이팅이 아직 아마츄어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걸까. 그들의 음악만을 놓고 보면 이미 기존 가요들보다 더 완성도 있는 음악을 한다고도 볼 수 있다. “환절기” 같은 곡에서 보이는 야심만만한 기타리프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다만 청자들이 그들의 음악을 사랑했던 건 아마츄어와 프로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던 그들의 묘한 정체성때문이었다.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음 앨범이 더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금만 더 앞으로 나아가길. 지금도 충분히 좋지만.

4 thoughts on “브로콜리 너마저: 졸업

  1. 이럴때를 운명이라고 말하는건가요? 저 지금 브로콜리너마져의 앨범을 듣고 있는 중이거든요. 들으면서 RSS목록을 열어보니 이게 딱 보이다니…캬~~
    잘 지내고 있죠? ^^

    • 넵 전 잘 지내고 있습니다. 건강하시죠? 늘 바쁘게 지내시는 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2. 브로콜리 너마저. 좋아해요. 계피의 목소리가 너무너무 아쉽지만, 가사가 좋아서. 요즘 노래들 가사 마음에 드는게 없었거든요. 내가 듣는 음악이 너무 좁아서 그런거겠지만. :)
    이전 글이 가을방학이네요? 빨리 읽어보고 싶다!ㅋㅋ

    • 브로콜리 너마저가 칭찬을 받는 이유는, 아마추어리즘에도 불구하고, 말씀하신 대로 차별성을 가지는 가사때문인 것 같아요. 꾸밈이 없고 솔직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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