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Education: Lone Scherfig

(Spoiler)

어제 DVD 를 빌려서 봤다.

줄거리는 대충 이러하다. 1960년대 영국. 런던 근교에 제니라는 총명하고 이쁜 16살 아가씨가 살고 있다. 극성스러운 아버지의 닥달을 받으며 옥스퍼드 진학을 위해 일로매진하던 그녀는 우연한 기회에 데이빗이라는 청년을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진다. 제니의 부모도 옥스퍼드 출신이라며 자신을 소개한 데이빗과의 교제를 허락한다. 명문대진학을 위해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을 살던 제니에게 화려한 ‘어른’ 들의 세상은 별천지다. 급기야 학교를 빠지면서까지 데이빗과 그의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고, 함께 옥스퍼드로 여행을 가게 된다. 그곳에서 데이빗의 실체를 알게 된 제니지만 데이빗의 설득에 넘어가 교제를 멈추지는 않는다. 급기야 그에게 청혼을 받게 되고, 그를 아끼는 교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제니는 결혼을 위해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그리고 약간의 반전 후 제니는 뼈저린 반성과 함께 일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영국의 저널리스트 Lynn Barber 의 autobiography 를 바탕으로 Nick Hornby 가 영화를 위해 각색했으며 Lone Scherfig 가 연출했다. 지난 한해 선댄스와 토론토 영화제를 필두로 많은 영화제에서 화제가 되었으며 비평가들로부터도 적지 않은 찬사를 받은 영화라고 들었는데 정작 시간을 내지 못하다가 어제 우연치 않은 기회에 마음먹고 보게 됐다.

네러티브는 아주 단순하고 명쾌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그런지 이야기의 흐름에 막힘도 없고 비약도 없다. 십대 중반을 통과하는 한 소녀가 겪게 되는 외부로부터의 충격, 그로 인한 내적인 갈등과 가치관의 혼란등을 매끄럽게 담았고, 그래서 결말도 매우 안전하다. 중학교 국어시간에 배운 김기림의 시 “바다와 나비” 의 영화적 응용이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잘 모르는 세계에 대한 동경, 지금 있는 현실에 대한 고단함, 억눌린 기성세대로부터의 탈출, 이상향에 대한 동경 등. 십대라면 누구나 한번쯤 크게 고민해 봤을 법한 주제를 효과적인 영화적 언어를 사용해 구현하고 있다.

근데 딱 거기까지다. 이 영화에는 아무런 새로움도 없다.  보는 이로 하여금 무언가를 발견하게 하거나 곱씹게 만드는 무언가가 다른 ‘별 네개짜리’ 영화들에 비해 현격히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굳이 하나 억지로 끄집어 내자면, 각색자 닉 혼비와 감독 론 슈어픽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 정도? 그러니까 기성세대가 설계해 놓은 시스템안으로 다시 “반성” 과 함께 투항하는 장면을 보수적인 시각으로 읽어야 할 것인가? 하는 부분. 이 영화는 틀을 박차고 나오는 모든 행위를 경멸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지 않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거치는 주인공을 상당히 따뜻한 시선으로 어루만지고 또 이해하려고 애쓴다고 하는 편이 더 맞을 것이다. 다만, 그 이후에 시행착오를 수습하는 과정의 방법론이 반드시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회귀해야 하는 것 뿐이냐, 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다. 영화에서는 그 과정 (직접적으로 말하면 제니는 재수를 선택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결국 옥스퍼드에 가서 잘먹고 잘살게 된다) 을 굉장히 나이브하게 묘사하고 있다. <뷰티풀 마인드> 에서 존 내쉬가 공부하는 모습을 묘사하는 것처럼. 그래서 별 감흥이 없다. 주제 의식을 조금 더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을텐데 감독은 상당히 쉬운 쪽을 택한 것 같다. 마지막 장면쯤 제니가족이 옥스퍼드에서 편지를 받는 장면은 마치 <빌리 엘리엇> 의 그 장면에 대한 오마주가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흡사하다. 새로운 것이 별로 없는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을 별로 느끼지 못했던 이유는 역시 여주인공 제니 역을 맡은 Carey Mulligan 때문이 아니었을까. 기대 이하로 매력적이지 않았던 데이빗 역때문에 더 돋보였을 수도 있겠다. 첫느낌은 어린 케이티 홈즈였는데 영화를 보면서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 6부터 나오기 시작한 그 레지던트와도 비슷한 느낌이기도 했고.. 암튼 이쁘다. +_+ 매력적이다. 연기도 잘한다. 이 배우와 영화속 제니에 대해서는 정말 많은 생각이 떠올랐고 또 할말도 많은데,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해야 하는지라 생략해야 겠다. 브리티시 아카데미 어워드에서 이 영화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4 thoughts on “An Education: Lone Scherfig

  1. 별 네개의 요인은 주인공 아가씨의 매력적인 입꼬리와 낯설지 않지만 지겹지만은 않은 의상과 배경들에 있지 싶어요.
    어린 제니의 사랑을 지나치게 불륜으로만 몰아가기보다 결국 이렇게 저렇게 자기 뜻대로 잘 살게 된다.라는 긍정적 결말도 깔끔한게 좋았구요.
    당찬 모습의 제니의 표정에 미묘한 떨림, 난 그게 참 좋던데.

    • 제가 빠트린 부분들만 콕 짚어서 말씀해 주셨네요 :) 맞아요 옷도 이쁘고 여주인공의 작은 표정의 변화들도 사랑스럽죠.

  2. 개봉했을 때 관람을 놓치고는 결국 아직도 못봤어요 ㅠ_ㅠ 빨리 봐야 하는데. 일단 스포가 될까봐 내렸습니다… 히히. 캐리 멀리건 너무 좋아요>.<

    • 시간 내서 볼만큼 좋은 영화같아요 ^^ 캐리 멀리건 이쁘죠. 느낌도 너무 좋고.. 옷빨도 너무 잘받는 몸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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