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old Steady at Ogden Theatre, Denver


어제 Scott 과 덴버에 있는 Ogden Theatre 로 홀드 스테디 공연을 보러 갔다. 가는길에 내 인생 최악의 폭우를 겪었는데, 내 인생 최악의 운전 경험이기도 했다. 와이퍼가 완전치 않아 불안에 떨며 운전했는데 비가 너무 심하게 내려서 와이퍼가 필요없을 정도였다. 비오는 날이 드문 볼더/덴버 지역인데 올 여름은 유난히 비가 많이 오는 것 같다. 비록 세번째 여름뿐이긴 하지만 ㅋ

스캇은 네번째, 나는 두번째 홀드 스테디 공연 관람이다. 작년 볼더로 직접 행차하셨을 때 처음으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홀드 스테디의 공연은 열광적이기로 소문이 나 있다. 공연의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번의 쉬는 타임, 숨고르는 시간도 주어지지 않고 맹렬하게 달린다. 밴드 멤버들도 땀범벅이 되고, 보는 관중들도 모든 에너지를 마음껏 분출하는 듯한 느낌이다. 볼더 공연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볼더에서의 대부분의 관객들이 대학생/대학원생/young professional 위주였다면 덴버 공연에선 의외로 중장년층 관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는 것 정도였다. 그렇다고 공연의 관객층에 따라 분리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미국 관람 문화의 주된 특징중 하나인데, 철저하게 개인적이라고 표현해야 하나, 옆에 누가 있던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스포츠 경기때도 홀로 홈팬들 사이에 빙 둘러 싸여 원정팀을 응원해도 생명의 위협은 느껴지지 않는다. (격렬해 지면 좀 얘기가 달라진다)

밴드의 중심은 보컬/백킹 기타의 Craig Finn 과 리드 기타의 Tad Kubler 다. 이 두명이 거의 대부분의 작사/작곡을 맡고 있고 특히 Craig 은 홀드 스테디를 규정하는 “lyrically dense storytelling ” 을 형성하고 이어 나가는 브레인으로 평가받는다. 스캇은 천재라고 표현할 정도인데, 아주 전통적인 어메리칸 록 스타일에 이런 스토리텔링 기반의 가사가 합쳐져 홀드 스테디를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인디 밴드중 하나로 만든 게 아닌가 싶다. 홀드 스테디는 의외로 미국외의 지역에서 인기가 그리 높지 않은 편인데 예외적으로 영국, 호주, 독일에서 인기가 있다고 하니 이들 음악에서 가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적은 편은 아닌 것 같다. (여담: 나 이번에 ESPN 에서 클린스만 영어하는 거 보고 완전 반함 +_+ 역시 영어는 기름기 좀 빼고 투박하게 해야 멋있다. 근데 어제 스캇이 말하길 미국도 그건 마찬가지라고. 미국 여자들도 영국식 영어발음하는 남자 완전 좋아한다고 한다. 나 처음부터 영어 잘못 배운 듯; 참고로 내 영어 스승 스캇과 크리스는 모두 southern 출신..)

공연 보기전 근처 바에 들려 맥주를 두병씩 먹었다. 스캇의 새로 산 HTC 스마트폰 자랑이 주된 대화 내용. 목소리로 문자를 보낼 수 있고 문자 보낼때마다 미세한 진동이 느껴지는 건 문화 충격이었다. 아이폰4가 미덥지 못해 AT&T 에서 스프린트로 이동통신사를 옮긴후 200불에 샀다고 했다. 아오 +_+ 그래서 나도 HTC 살까? 했더니 사지 말란다. 그냥 아이폰4 사란다. 왜? 하니까 그래야 자기도 아이폰4 구경해볼거 아니냐면서.. 나쁜눔

공연은 1집부터 최근 앨범까지 고루 커버하며 진행됐다. 나야 전 앨범 <Stay Positive> 부터 좋아하기 시작했으니 그 이전 앨범은 히트곡 몇개 빼고는 잘 모른다. 공연을 적당히 즐길 정도다. 함께 한 스캇은 홀드 스테디의 광팬이라 모든 노래에 미친듯이 열광하며 즐겼다. 같은 값을 내고 본 공연이지만 느끼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모두 각자 자신이 알고 보는 만큼만 얻을 수 있고 느낄 수 있다. 홀드 스테디의 스튜디오 앨범을 들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곡들이 상당히 콘서트 지향적이다. 관객을 흥분하게 만들고 박수치게 만들고 환호성을 지르게 만드는 요소를 거의 대부분의 곡마다 담고 있다.

볼더 공연과 한가지 크게 달라진 점은 역시 키보디스트 Nicolay 의 부재.  공연에서도 세션맨으로 대체됐다. 녹음까지만 딱 함께 하고 밴드를 떠났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공연에서는 키보드가 중심이 되는 곡들이 모두 빠졌다. 대부분의 곡들이 기타 중심의 달리는 곡들이었고 그래서 그런지 공연 전체적인 균형? 밸런스가 볼더 공연때보다 약간 떨어져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괜한 느낌뿐일 수도 있다.

앵콜까지 성실히 마친 밴드는 퇴장. 우리도 퇴장. 우리는 배가 고파 돌아오는 길에 Denver’s dinner 라는 24시간 레스토랑에 들어가 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와이퍼가 마침내 고장. 비가 오면 어떡하지 하며 벌벌 떨며 왔는데, 집에 거의 다 올때쯤 비를 약간 맞으면서 왔다.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온 것에 감사했다.

스캇도 나도, 지금 모티베이션이 필요하다. 둘다 뭔가 힘이 잔뜩 빠져 있는 듯 했다.

2 thoughts on “the Hold Steady at Ogden Theatre, Denver

  1. 모두 각자 자신이 알고 보는 만큼만 얻을 수 있고 느낄 수 있다.는 거에 공감,
    살아 돌아오셔서 이렇게 계속 종혁님 글 볼 수 있는 것에 나도 감사요.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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