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ctus: Clint Eastwood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안에서 봤다. 자막없이 시끄러운 비행기안에서 보느라 모든 대사를 제대로 듣지 못해서 이해를 완벽하게 했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 같다. (비행기 소음을 잘 견디지 못하는 편이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의 넬슨 만델라의 이야기다. 그는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로 럭비라는 백인스포츠를 이용한다. 영화에 따르면 만델라는 분리주의나 근본주의같은 어느 한쪽에 치우진 regime 을 극도로 경계했고 하나된 남아프리카 공화국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는데, 그 수단으로 럭비가 사용된 것이다. 럭비 월드컵에서 감동적으로 우승하며 영화는 막을 내리지만, 남아프리카의 흑백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감독에 대한 극도의 신뢰감, 그리고 모건 프리먼과 맷 데이먼이라는 단단한 배우들이 만들어 낸 앙상블은 그 자체만으로도 황홀하다. 각 분야의 장인들이 방심하지 않고 만들어 낸 미끈한 완성품을 하나 보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 이상의 감동은 없다. 이스트우드답지 않은 참 오랜만의 범작이라는 느낌. 내가 그렇게 느낀 이유는, 미국을 떠나기 전 ESPN 에서 하는 30 for 30 시리즈에서 이 영화와 똑같은 주제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필름을 하나 봤기 때문이다. 공동 프로듀서겸 나레이터가 모건 프리먼이었으니, 아마 <Invictus>가 그 다큐멘터리의 motivation 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어쨌든, 사실을 기반으로 재구성된 픽션을 감상하는 것보다 그당시 그곳에 실재했던 이들의 인터뷰와 기록된 실제 영상을 보는 것이 훨씬 더 임팩트있고 감동적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무리 실재와 똑같이 재현했다고 해서 그와 비슷한 가치를 지닐 수 있는 건 아니다. 영화가 평생 가지고 가야할 한계같은 것이다. 현실은 허구를 압도한다. 항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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