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ak

공부하는게 지치고 힘이 들때마다 하는 생각이 있다.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좋은 시절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라는 일종의 다짐이다. 이 다짐은 어떠면 거짓에 근거하고 있을 수도 있다. 수입은 변변찮고, 가정도 없으며, 미래는 불확실하다. 누군가의 기준에 의하면 나는 지금 그다지 좋은 시기를 보내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내 젊음을 그 이후의 시기와 바꿔치기했다. 대학 졸업 이후 보장된 직장생활과 월급을 포기하고 최소한의 생계만이 유지되는 돈을 받으며(..사실 공연도 보고 음반도 사고 가끔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돈이다 (..))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는 쪽을 택했다. 내가 포기한 5년에서 7년간의 소득은 평생 극복할 수 없는 재산상의 차이를 만들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나의 동기들이, 친구들이 일을 하는 동안 공부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나중에 편하게 쉴 수 있을 시기에 아마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올 여름에는 꼭 결혼할 상대를 찾아 보기로 했다. 아니, 아마 지난 겨울부터 여기서부터 찾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심리적으로는 이미 그런 상태에 접어든 것 같다. ‘마음을 먹고’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건 최근부터다. 그리고 올 여름은 적극적으로 (부모님보다) 내가 먼저 결혼 상대를 알아 볼 생각이다. 그렇다고 당장 누가 찾아지는 것도, 찾는다고 해도 바로 결혼하게 되는 거도 아니라는 건 나도 잘 알고 있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그것처럼 우스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냥 시작을 하고 싶다. 어떤 트랙위에 스스로를 올려 놓는 행위는 어떤 일이든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억지로라도 책상위에 앉으면 뭐라도 나오듯이(최소한 ‘아 지금은 공부할 때가 아니다’ 라는 생각은 할 수 있다), 내 자신을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때’ 라는 인식위에 올려 놓으면, 뭐라고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같은 게 있다.

그렇다고 내가 한국에서 만나게 될 모든 이성들을 잠재적인 결혼 상대자로 생각하는 미친짓은 하지 않을 거다.

왜 하필 생각하는게 결혼이냐, 라고 묻는다면..
더이상 혼자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바꾸면, 더이상 연애에 흥미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연애를 위한 연애는 이제 더이상 재미가 없다. 그냥 단 한사람에게 헌신하며 그사람만을 위해 생각을 집중하고 싶다. 지금은 그러기 위해 마지막으로 내 연애 세포를 다시 한번 끌어 올려야 할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더 늙기 전에.. -_-;;) 결혼을 위한 연애는 조금 더 많은 것들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그리고 나를 조금 더 까탈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내가 그사람에 대해 까탈스러워지는 건, 그사람을 딱 그만큼만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다.

술자리에서 미국인 친구들이 이상형이 뭐냐고 물어 봤을때 “33% of Yuna Kim, 33% Ellen Page, and 33% of Jessica Alba with Harvard diploma.” 라고 농을 쳤는데 나중에 술이 깬 뒤에 계속 생각을 해보면 뒤에 하바드 디플로마만 빼면 딱이다 싶긴 하다. 뭐 이런 사람을 만나리라고 기대하는 건 아니고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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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thoughts on “peak

  1. 연애세포는 연애하지 않으면 완전 박멸이 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ㅠㅠ
    저는 도통 의지라는게 사라지고 없어요. 아마도 너무 늦어버린 나이때문인지 혹은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고나니 포기인지…결혼도 연애도 모두 타이밍이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무리 좋아해도 타이밍이 어긋나면 내짝이 아니더라구요. (아, 지난날이여 ㅠㅠ)
    나도 최소한의 수입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하고싶은 공부를 하고 싶어요. 근데 지금 이나이에 하고싶은 공부는 최소한의 수입을 주지 못하는 공부인지라 내 돈을 들여야한다는게 가장 큰 부담이고 그래선지 나이탓을 하고, 이제서야 뭘하니..이러고..그런달까요.
    이래저래 주변이 친구들은 안정을 찾아가는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난 한달 생활비를 걱정하는 상황이지만 늘 그렇듯 하날 가지면 반드시 하나는 잃는게 인간사같아서 나름 위안을 삼고있어요.
    그리고 사람의 상황은 정말로 순간에 모든게 바뀌기도 하니깐 7년정도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을거에요. 이건 정말로 모르는일이니깐..
    한국오면 꼭 맘에 드는 연아같은 여자친구 생겨서 즐거운 연애세포 날려줘요!!^^

    • 예전에 교수님이 그러셨어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정말 늦은 때이다, 라고요. 맞는 말같아요. 늦었다고 늦었다고 자책하고 있는 그 순간에도 시간은 계속 가죠. 결국 생각은 차분하게 해야 겠지만, 결정을 내리는 순간부터 행동하는 과정은 일체의 망설임없이 스스로를 전적으로 믿으면서 해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부디 앞으로 남은 인생에서 훌륭한 선택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

  2. 제시카 알바 사진은 끙;; 대박이네요.
    전 다음생에 예쁜 여자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제시카 알바처럼 태어나고 싶어요. 한번 웃으면 도무지 상대가 뭔가를 거절할 수 없게 만들지 않나요? ㅎㅎ

    지쳤나봐요, finicky님.

    연애를 위한 연애가 아니라 결혼을 위한 연애를 한다는 건 다 좋은데, finicky님은 제가 보기엔 충분히 젊고 아름다우니, 이왕 결혼을 위한 연애를 할 거라면 조금 더 신중해져도 될 것 같아요. 결혼은 finicky님에게 집중하고 싶은 것이고 어떤 도착점과 시작점의 경계같은 것이니 네, 신중하게 잘 찾아봐요. 그리고 찾는 과정에서 역시 지치지 않았으면 해요.

    겁나요.

    finicky님 지칠까봐.

    • 지금까지 너무 신중하게 결혼을 생각해 왔다는 반성을 최근에 하게 됐어요. 그러다보니 너무 예민해졌고, 주객이 전도된 것 같다는 느낌도 받고.. 그랬어요. 어쩌면 결혼은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단순하고 심플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제시카 알바 이쁘죠? 전 그래도 다시 태어나면 안젤리나 졸리죠 +_+ 남자들의 혼을 쏙 빼놓고 다닐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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