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ter.

어제는 easter vigil 이었다. 한국말로 하면 부활 전야 미사쯤 되려나? 교회력에서 가장 중요한 단 하루를 뽑자면 바로 성주간의 토요일 밤, easter vigil 이 될 것이다. 그만큼 현대 가톨릭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철학적 의미를 가지고 있고, 이 것이 Protestantism 과의 차이를 분명하게 만드는 분기점이 되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하게 기억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가톨릭, 힌두, 이슬람, 유태교등 현대의 major 종교는 모두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러프하게 말하면 본질적으로 모두 같다고 할 수 있다. 모두 같은 ‘역사’ 를 가지고 있고, 그것이 시대와 문화를 달리 하면서 약간씩 각색이 되어졌을 뿐이다. 하지만 두번의 커다란 사건을 겪으면서 조금씩 그 철학적 가치관을 달리하게 되는데, 하나는 예수(혹은 마호메드)의 탄생이고, 다른 하나는  Protestant reformation, 비잔틴 가톨릭과 로만 가톨릭의 분리등 가톨릭의 세분화 과정이었다.

말하자면 길지만, 결국 하나의 뿌리를 가지고 있던 ‘유일신 사상’ 은 localization 에 의해 철학적인 의미도 달리 하게 되었고, 중세와 근대를 거치며 지역별 토착화 과정이 더해지면서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고 본다). 결국 정치/사회/문화적인 컨텍스트와 연동시키지 않고서는 현대 종교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종교는 각 개인에게 ‘믿음’ 의 문제이기 때문에 자신의 것이 절대적이라고 믿어야만 개인적인 ‘체화’ 가 완성되는데, 문제는 각 종교들이 그러한 절대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나는 로만 가톨릭을 믿고 있지만, 이 종교가 절대적으로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방법론적인 면에서 그릇된 부분이 반드시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공의회라는 특수한 형태의 회의 제도를 거치면서 이 종교도 ‘인간의 입김’ 이 강하게 들어갈 수 밖에 없었고, 한때 정치적인 권력까지 잡게 되면서 심한 왜곡의 과정도 겪었기 때문이다. 나는 현대 가톨릭이 중세 혹은 근대의 가톨릭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직 로만 가톨릭을 나의 종교로 선택하고 있는 건 이 종교가 ‘현재’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썩 많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건 정치적인 스탠스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매일 성당에 나가면서 보고 듣고 관찰한 것들에 기반하고 있다. 아주 조그만 양식의 한 패턴이나 단어 하나에서도 그 종교가 현재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여튼, 재밌는건 불교와 도교등 동양의 종교까지 포함해서 거의 모든 major 종교가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기복신앙’ 적인 성격을 강하게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참 아이러니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인데, 인간의 지적 수준이 급격하게 발달하는 것과는 대비되게 종교의 ‘수준’ 은 약간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기복신앙의 수준이 ‘낮다’ 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내가 사사한 대부분의 종교학 교수님들과 읽은 책들에서 대부분 동의하는 바라 그대로 옮겨 적었다) 흥미로운 이슈이고, 분명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나무아미타불’ 만 열심히 외우면 극락에 갈수 있다고 믿는 불교 신자와 묵주기도를 열심히 하면 천국에 갈 수 있다고 믿는 천주교 신자의 차이점을 나는 잘 모르겠다.

또하나의 다른 이슈는 그렇다면 예전부터 계속 발달해온 철학적인 부분에서 각 종교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이다. 내가 관찰한 결론은 ‘elitism’ 이다. 소수의 극도로 ‘분리’ 된 성직자들로 하여금 지속적인 철학적인 탐색을 가능케 하고 있다. 선불교, 수도원 등등. 그러니까 일반 대중들이 받아들이는 현대 종교와 실제 그 종교의 ‘코어’ 들이 발전시키고 있는 종교의 철학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이 점점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3 thoughts on “easter.

  1. 언제 좀 덜 바쁘실 때 왜 부활 전야 미사가 현대 카톨릭에서 중대한 철학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개신교와 차이를 만드는 분기점이 되는지 설명해주세요^^ 이 글을 보고 너무 궁금해져서 위키피디아에서 Easter vigil에 대해 찾아 읽어봤는데 이것만으로는 잘 모르겠네요. 혹시 이런 주제를 다룬 글이나 책 추천해주셔도 감사하겠어요!

    • 제 어줍잖은 지식으로 설명하는 것보다는 좋은 책을 추천해 드리는게 훨씬 낫겠죠? 나중에 천천히 찾아보고 다시 말씀드릴게요. 지금 딱히 생각나는 책이 없네요. 비신자를 대상으로 한 학문적인 접근을 원하시는 거죠?

    • 그냥 설명해주셔도 괜찮아요^^ (안 귀찮으시면) 네 종교학적 관점이 좋을 듯 싶고 신학적 관점이라도 비신자를 대상으로 한 책이라면 괜찮을 듯. 그냥 심심할 때 생각나시면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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