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care 개혁안 하원 통과

상당히 마음 졸이고 있었는데 통과를 위한 216표에서 간신히 세표 넘겨 통과됐다. 예상했던 대로 공화당 전체는 반대표를 던졌고, 민주당에서도 34표가 이탈했다. 이 건강보험 개혁을 위해 오바마는 많은 것을 포기했다. 지지율은 50% 밑으로 떨어졌고, 민주당의 텃밭인 메사추세츠 상원 보궐 선거에서는 공화당 후보가 당선됐다. 총선을 앞두고 콜로라도를 비롯한 많은 곳에서 민주당의 유력 후보들이 경선 포기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historic’ 한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약 20%에 달하는 보험으로 커버가 되지 않는 이들이 비슷한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제 교통사고를 당해 피를 흘리면서도 보험이 되지 않아 병원에 가지 못하는 빈민층의 수는 줄어들 것이다. 내 주변에서는 가난한 유학생들이 이곳에서 태어나지 않은 자녀들의 비싼 보험료를 감당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일을 적게 보게 될 것이다. 갑자기 실직을 당해 순식간에 의료보험이 끊겨 복용해야만 하는 약을 먹지 못하던 사람은 안전하게 약을 계속 탈 수 있을 것이며, “lawsuit” 에 대한 두려움때문에 “defensive” 하고 “expensive” 한 치료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의료계에게는 적절한 처방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오바마는 이 개혁안을 처리하기 위해 공화당측에서 “사회주의자” 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이런 소리를 하는 공화당이 50% 의 지지를 받는 미국이란 나라도 참… 알다가도 모를 나라이다. 아무튼 최종적으로 수정안까지 통과가 되어야 알 수 있겠지만, 거의 구부능선을 넘은 셈이니 오바마로서는 큰 산을 하나 넘었다고 할 수 있다. 나 역시 그에게 지지를 보내는 입장에서 그의 첫번째 4년 임기중 가장 큰 고비를 넘긴 것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비록 그의 브라켓은 산산이 무너졌지만 (Kansas.. -_- 나 역시 무너졌다. G’town 과 함께..) 그의 가장 큰 공약은 결국 그 완성을 코 앞에 두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 개혁안의 처리가 Social Security 나 Medicare, 혹은 심지어 린든 존슨이 했던 인종차별 폐지안에 비유될만큼 큰 사안이라고 한다. 물론 이 법안의 처리를 위해 많은 희생을 감내했기 때문에 오바마는 어쩌면 재선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비록 그렇게 될지라도 그의 이름이 미국 역사에 오랫동안 기록될 것임은 분명하니, 결코 후회하거나 아쉬워 할 일은 없는 것 같다.

The Economist 지는 일요일 하원 투표 직전에 발간된 이슈에서 “막대한 비용을 초래하고 심대한 오류을 포함하고 있는 법안이지만 통과되어야 할 ‘당위성’ 을 지니고 있으므로 이 법안의 통과를 지지한다.” 는 기사를 실었다. 오바마는이 법안이  “Morally” 정당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정치적인 위험과 아무런 실이득이 없을 수도 있는 이 법안을 끝까지 끌고 갔고, 결국 통과시켰다. 내가 그를 좋아하는 이유다. 그가 말한 “담대한 희망’ 이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흥미로운 건 이 법안의 통과에 결정적인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한 세력이 민주당내 낙태 반대 의원들이라는 사실이다. 민주당 지도부와 백악관측은 1대1로 설득작업을 벌였다고 하는데 결국 강간등 원치 않은 임신에 대한 정부 보조금만을 허용하고 전반적인 낙태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허용하지 않는 수정안을 제출하는 쪽으로 타협을 했고, 결국 세표 차이의 통과를 만들어 냈다. 민주당내에서 낙태에 반대하는 의원이 스무명남짓뿐이라는 사실에 먼저 놀랐고 미국 정부가 낙태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사실에 두번째로 놀랐다. 나는 개인적으로 동성애는 찬성하지만 낙태는 반대한다. 이유는 두 경우 모두 같다. 평등한 하나의 생명으로 태어나 이 세상에서 차별없이 살아갈 당위성이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낙태라는 것도 일종의 차별이라고 본다. 생명을 제거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자가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하는 생명을 죽이는 행위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어디서부터 “생명” 인가를 두고 치열하게 논쟁해야 한다고 본다. 낙태를 허용하고 싶다면 애초에 “임신” 이란 단어를 두 시기로 나누던가 해서 개념의 혼란을 막을 필요도 있고.

덧붙여, 프랑스에서는 좌파연합(union de la gauche)이 지방 선거를 싹슬이 했다.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색채를 가지고 있는 알자스와  레유니옹 을 제외한 24개구를 모두 석권했다는데, 이정도면 거의 지방의회 권력은 야당쪽으로 완전히 넘어갔지 싶다. 확실히 프랑스는 미국보다 훨씬 즉각적이고 또 의견의 개진이 활발한 듯 하다. 괜히 혁명을 성공시킨 나라가 아니겠지.. 총리인 Fillon 이 사직할 것은 거의 확실시되고, 내각 총사퇴까지 거론되고 있다. 현지 여론은 (나는 물론 현지 여론을 인용한 워싱턴 포스트같은 언론을 읽는다;) 사르코지가 모멘텀을 상실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가 2년 남았는데, 다시 루아얄처럼 인기를 끌 수 있는 좌파연합쪽 후보가 나올 수 있다면 정권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 같다. 프랑스는 이미 경제적으로 추가적인 성장 동력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나라이고, 때문에 경기 침체에서 빠져나오기가 emerging countries 에 비해 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칼라 부르니의 음악을 좋아하지만 -_- 더이상 사르코지가 버틸 재간이 남아 있지는 않은 것 같다.

한국의 정권이 모델로 삼았던 미국의 건강보험은 이제 사라질 위기에 처했고, 한국의 대통령이 롤모델로 삼았던 두명중 한명 (나머지 하나는 이태리의 베를루스코니 총리) 이 정치적 위기에 빠져 있다. 한명숙 재판 결과에 따라 한국의 지방선거도 요동칠 확률이 높다.

2 thoughts on “health care 개혁안 하원 통과

  1. 공화당이 선거에서 승리해서 무효로 만들 거라던데 참 닭짓들-_-;
    영국도 올해 선거에서 컨서버티브로 정권교체가 될것 같은데 걱정이 크네요 남의 나라 일이지만;

    • 현정권이 잘 못하면 교체되는게 당연한 얘기긴 한데, 보수정권쪽으로 넘어가면 걱정이 앞서는 건 제 정치성향탓일지… (..) 그래도 미국이 참 부러운 건, 어떤 진통을 겪던 결국은 조금씩 앞으로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예요..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