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의 권리와 의무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되면 사귀게 되고 그러다 보면 각별한 사이로 발전한다. 엄마보다 형제보다 서로에 대해 속속들이 많이 알게 되고 서로의 생활에 깊이 관여하게 된다. 사귀는 동안만큼은 그어떤 타인보다 나를 많이 오픈하게 되고 또 그만큼의 ‘간섭권’ 을 허용하게 되는 사람이 여자친구, 혹은 남자친구가 아닌가 싶다. 문제는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의 판단과정에서 심각한 견해 차이가 생길때 발생한다. 한사람은 매우독립적이어서 서로의 사생활을 되도록 많이 존중해 주기를 원하는 반면 다른이는 상호의존적이고 서로의 삶에 깊숙히 개입하는 관계를 원한다면, 과연 어떻게 이 충돌을 해결할 수 있을까. 난 철저히 전자의 경우에 해당한다. 애정의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미국에 와서 참 좋았던게 personal distance or personal space 를 서로 철저하게 지켜준다는 점이었다. 이건 심리적인 부분에도 해당이 될것같다. 결혼을 해서 몇십년을 같이 산 부부도 각자의 삶이 있다. 비밀이 없는 것과 각자 독립된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너무 이기적인 생각인지도 모르겠지만, 사귄다는 행위가 어떤 형식의 의무감을 형성하기 시작할때 갈등은 시작되는 것 같다. 감정적인 권리가 행동의 의무로 반드시 이어져야 할 당위성은 글쎄… 잘 모르겠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걸 다 준다.”

는 말을 최근에 듣고 이 게 생각보다 굉장히 무서운 말이 아닐까 곰곰히 생각해봤다.

아이폰으로 처음으로 쓴다는 글이 요따구다.

18 thoughts on “애인의 권리와 의무

  1. 모든 걸 다 준다는 것이 의무감을 강요하는 말로는 들리지 않는데… 모든 일에는 권리와 의무가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요…짝사랑이 아닌 이상 수반하는 기본적인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약속이기도 하겠죠. 대화를 나눠보세요…혼자 곰곰히 생각하기보다는…초면에 주제넘는 말을 남기는 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무례하다면 죄송합니다.

    • 아뇨 전혀요. 조언 감사합니다 :) 전 항상 제가 절반은 틀렸다고 생각하고 말하는 걸요. 다행히도(?) 제 문제는 아니예요. 권리와 의무가 동시에 존재하는 건 맞는데 그 상관관계가 어떤지에 대해서 생각하는 중입니다.

  2. 제가 예전부터 지금까지 쭉 이해할 수 없는게, 바로 애인이라는 이름으로 핸드폰과 이메일의 비밀번호를 알려주는거에요. 대체 왜 ‘비.밀.번.호’를 알려주는걸까요?

    저 역시 여기서 finicky님이 말씀하신 ‘전자’에 해당하는 사람입니다.

    • 그쵸? 전 제 메일 계정이 비자발적인 이유에 의해서 공개되었을 때 굉장한 당혹감과 수치심을 느꼈어요. 블로그를 자꾸 옮기는 이유도 마찬가지겠죠..

    • 전 친구들에게 나중에 결혼하더라도 투베드 투베쓰 를 쓰고 싶다고 말했더니 많이 놀라더라구요. 전 혼자만의 공간에 혼자 있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고 또 그게 삶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3. 저도 전자. 그런데 만났던 사람들이 대부분 후자였어서 그런지 이 부분이 제 연애 생활에 있어 모든 갈등의 시발점이더라구요.

    • ^^ 그래도 많이 사랑하면 참고 견디는데, 참 애매한 문제예요. 그쵸?

  4. 헤어진 후 남은게 없을 때, 내 자신조차 없어진걸 알게되면 정신차리는거죠 뭐.ㅋㅋ

    전 투베드 투베쓰까진 아니더라도 각자 서재개념으로 하나씩 독립된 공간은 있으면 좋겠단 생각은 해요.

    그런데 은근 아이폰 자랑질? ㅎㅎ 아이폰이 있다면 트위팅을 하셔야하지요~ ㅋㅋ

    • 결국 그렇겠죠? 서재! 정말 로망이긴 한데, 각자의 서재를 가지게 될 정도라면 돈을 얼마나 많이 벌어야 할까요? >.< 평생 돈과는 거리가 멀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서 상상하면 흐뭇하면서도 현실은 참 씁슬하네요 ㅎㅎ

      제가 트위터를 안해요. 못하는 거겠죠. ㅠㅠ 늙은 건지도..

  5. 서로 편한 정도까지 오픈하는게 가장 좋은데,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이 틀리면 굉장히 괴롭다는 생각이 들어요. 깊은 사이일수록 더더욱.

    • 어느정도의 openness 정말 중요한 부분이고 또 필요하기도 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어느 선을 넘어가게 되면 상대방에게 침해당한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관계가 깊어지면 더 심각한 문제가 된다는 데 완전 공감해요.

  6. 크… 이렇게 어려운 주제로 글을 쓰시다니. ^^;
    우선 의무감이란건 연애던 결혼이던 당연히 따르는거지요. 굳이 이성관계가 아니라 동성관계라 하더라도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따르는 의무가 있잖아요. 의무는 싫고 감정만 따라가고 싶다… 그건 너무 이기적인 생각같아요. 물론, 둘다 같은 생각이라면 상관 없겠지만.
    충돌의 해결방법은 대화겠죠. 어차피 사람은 안바뀌고, 당분간 상대방을 위해서 내자신을 바꾼다한들 오래못가 터질테니까. 기분 안나쁘게 잘 설명해주면 이해못할일도 아닌듯. 근데 남자와 여자의 대화방법이 틀려서시리. ^^;

    아이폰으로 쓰셨군요. 얼리 어답터로 변신중? ^^

    • 맞아요, 어디서나 의무는 반드시 따라붙게 마련이예요. 게다가 연애란 건, 철저히 감정적인 문제라서, 머리로 어떻게 해볼 수 있는게 아닌 것도 같고요. 그때 만나서 연애관련 강의를 한번 들었어야 했는데 얘기가 자꾸 삼천포로 빠져 나가서 그만… ^^;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아이폰으로 한번 써봤는데요 아직 서툴고 어려워요.

  7. 와 나이거읽고 너무오래전일같은 전 연애까지 다생각해보고 마구고민해봤어요, 근데, 상대에 따라서도 편차가 큰거같다는 생각이.. 그걸 애정의 척도라고 결론 내리니까 충돌이 생기는거같기도; 아 어렵네요이거진짜.

  8. 연애나 사랑이라는 것이 사전에 생각해둔데로만 되는것이라면 좋겠죠.
    저도 평소에 독립된 공간과 시간에 대해 중요하게 여김에도 불구하고
    막상 연애, 사랑 모드에 진입하면 또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걸요.
    나이, 환경, 상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죠.
    미리부터 고민하는 것보단 일단 만나서 행복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는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 말씀하신 게 맞아요. 전적으로 동의해요. 근데 제가 잔걱정이 많은 편이라, 타인의 고민이나 걱정들을 들을 때 막상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라는 걱정을 사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ㅋ 저도 예전 저의 연애 경험들을 떠올려보면, 분명 집착하는 면이 존재했거든요. 결국 감정이 중요한 거겠죠. 그게 본질일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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