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구매 리스트

결국 폴스미스 폴로 셔츠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그 돈으로 책들을 구입했다. 역시 이럴 줄 알았다. 결제 버튼 앞에서 우물쭈물하더니 주말에 읽은 책 두권으로 인해 차라리 평소에 사고 싶었지만 사지 못한 책들을 구매하는 편이 더 낫다고 결론을 내려 버렸다. 참으로 미련하고 아둔한 결정이었다. (지금이니까 하는 말이다)

여기서 한국 책들을 주문할 때 항상 발생하는 이슈가 어디서 구매하느냐의 문제이다. 난 예스24를 싫어하기 때문에, 나의 선택지는 언제나 알라딘US 와 교보문고 해외배송 서비스다. 똑같은 구매 목록을 설정하고 결제창을 비교한 결과, 알라딘이 교보문고보다 한국돈으로 2만원 정도 쌌다. 결국 알라딘US 를 통해 구매하긴 했는데, 이 두 서비스는 본질적으로 다른 듯 하다. 알라딘US 는 달러로 결제하고, 일정 이상 구매하면 배송료는 공짜다. 아마 UPS 를 통해 배달되는 듯 싶은데 일주일에서 열흘정도 걸린다고 한다. 교보문고는 원화로 결제하고, 책 무게에 따라 배송료가 책정된다. 나는 총 일곱권을 샀는데 배송료가 약 75,000 원 정도 붙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나름 교보문고는 꽤 높은 레벨의 회원인데 이번에는 좀 아쉽게 됐다. 레벨이 어느정도냐 하면 평일 아무때나 가서 책을 한권도 안사도 주차가 두시간 무료인 정도!학부때부터 뼈빠지게 돈을 갖다 바쳐 얻은 상처뿐인 영광이다. (솔직히 그 광화문 사거리에 평일 저녁 차를 끌고 나갈 용기는 없다) 여섯살때부터 부암동에 살았으니 늦어도 국민학교 저학년때부터는 가족과 함께 광화문 교보문고에 습관적으로 갔을 것이다. 우리 가족은 명동성당엘 다녔는데, 일요일 아침 명동성당에서 미사를 보고 성당 두시간 무료 주차권을 활용해 근처 명동교자에서 칼국수를 먹은 다음 소화를 시킬 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어슬렁거리며 책구경을 하다가 마음에 드는 책을 한권씩 골라 집에 오는 것이 일요일의 루틴한 일상이었다. 물론 나는 책보다는 CD 와 테이프를 더 자주 골랐다. 가끔 컴퓨터 게임도 고르고, 잡지도 골랐다. 안 고를 때도 많았다. 그냥 그랬다는 말이다. 삼천포다.
어쨌든 목록은 다음과 같다.

레이먼드 카버, 김연수 옮김,  대성당

한국에서 가져 온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없어서 한권 더 가지고 있을 요량으로 구입했다. 내 친 누나도 무척 좋아하는 작가라서 카버의 모든 책은 한국에 있다.

로맹 가리, 윤미연 옮김, 마지막 숨결
로맹 가리, 김남주 옮김,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다락방님이 단편집이 좋다고 해서.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정동섭 옮김, 바람의 그림자 1,2

전부터 읽고 싶었는데 다락방님의 블로그 포스트를 보고 사기로 결심했다.

도리스 레싱, 이태동 옮김, 풀잎은 노래한다

잘 모르는 작가인데 페미니즘 문학에서 유니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들어서 구입했다. (난 버지니아 울프 팬) 읽어 보고 좋으면 ‘황금 노트북’ 도 사서 읽을 생각이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황병하 옮김, 픽션들

단편들을 찾던 와중에 퍼뜩 생각나 충동 구매. 보르헤스보다는 마르께스의 작품들을 많이 읽어서 늘 마음 한켠이 허전했다.

아직 영어로 씌어진 책을 원서로 읽는 것에 익숙치 않다. 한국어책과 영어책을 읽는 속도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다. 이언 메큐언이나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은 꼭 원서로 읽고 싶다고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 실행에 옮기기에는 내 능력이 너무 벅차다. 논문으로 단련된 리딩 능력은 픽션이나 인문학 책을 읽는 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4 thoughts on “책 구매 리스트

  1. [새들은 페루에서 죽다] 먼저 읽어요. 이거 대박이에요.
    그나저나 [바람의 그림자]는 내가 여기서 사서 보내줄라고 했는데 벌써 샀군요!!

    읽고 감상 들려줘요. 아 ~ 기대되요, finicky님의 감상이!!

    • 네 받자 마자 바로 읽을게요 ㅋ 다락방님이 뭔가 최소한 한권은 보내주실 것 같아서 냉큼 다량 구매해버렸어요. 몇개월뒤 한국 들어가니까 굳이 비싼돈 들이셔서 안보내셔도 되요 :)

  2. 이안 매큐언이나 버지니아 울프는 영문학 전공하는 학부생들도 수월치 않을 텐데요 뭘(…) 저도 두 작가 매우 좋아해서 집에 원서를 두고 있는데, 달로웨이 부인은 1/3 정도 읽고 시험기간에gg쳤습니다 으하하하. -_-
    그나저나 결국 책이 옷을 이겼군요… 도리스 레싱은 저도 언제나 읽을까 읽을까 하면서 못 읽었는데 나중에 감상 들려주세요 :)

    • 제가 감히 감상을 올릴 깜냥이나 있나요. 그냥 독후감이죠 뭐 ㅋ 아는만큼 보인다고, 좋은 작품은 그만큼 친절한 설명과 함께하면 더 좋을 것 같은데, 비전공 학생은 그저 즐기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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