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nny Greenwood : There Will be Blood OST

.
.

유학 지원을 끝내고 할일없이 하루 하루를 보내던 백수 시절, 불합격 통보의 고통을 달래주던 진통제는 영화였다. 음악은 아니었던것 같다. 2008년 겨울은 그런 나를 위해서인지 참 좋은 영화들을 한국에 개봉케 했고, 평자들에 의해 미국 작가주의 영화의 르네상스라고까지 회자되었던 시기로 기억된다. 그중 단연코 최고의 작품은 “There Will be Blood” 였는데, 아직도 영화가 끝난 후에도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 밖에 없었던 그 당시가 생생히 기억난다. 마치 해머로 크게 한대를 얻어 맞은 것처럼, 혹은 두시간동안 완전히 긴장되어 있던 온몸의 신경 세포들이 한순간에 이완되면서 순간적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된 것과 같은 마비상태였다. 대단히 충격적이었고, 또 그만큼 기억에 오래 남게 된 영화다.
.
.

영화를 만든 폴 토머스 앤더슨도 괴물에 가까운 사람이지만, 이 영화는 다른 두 괴물을 함께 머금고 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는 이 영화에서 단 한 씬을 제외하고 모든 씬에 등장하며, 놀랍게도 그 모든 씬에서 괴물과 같은 장악력을 보여준다. 이 영화의 또다른 괴물은 영화의 OST 를 담당한 Jonny Greenwood 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영화의 중요한 단락들마다 보는 사람의 마음을 꽉 조여 버리는 묘한 불협화음이 가득한 배경음악은 영화의 극적 효과를 극대화한다. 영화의 장면들만큼이나 나는 이 영화의 음악이 꽤나 충격적이었으며, 과연 기성 영화음악인들중에 누가 이런 극히 신경질적이며 또 너무나 완벽하게 영화와 어울리는 음악을 만들었을까 굉장히 궁금했었다. 그렇게 사람 마음을 완전히 조여버리다가 마지막에 브람스의 바이올린 콘체르토로 확 ‘제껴’ 버리는 듯한 느낌은 또 어떻게 설명할까.
.
.

폴 토머스 앤더슨은 영화가 완성되기 전 음악을 받길 원했고, 그린우드 역시 영화의 중간 편집본을 보고 음악을 만들어 앤더슨을 찾아 갔다고 한다. 앤더슨의 영화는 그린우드의 음악으로 비로소 뚜렷한 색깔과 분위기를 갖게 되었고, 그린우드는 앤더슨의 머리속에 있을 법한 사운드스케이프를 실현시킴으로써 영화의 화룡점정을 가져갔다. 괴물같은 감독과 괴물같은 뮤지션이 만나 괴물같은 영화를 완성시켰다.
.
.

이번에 생긴 공돈으로 결국, 나는 예전부터 사고 싶었지만 결국 매번 ‘우선 순위’ 에서 밑부분을 차지해야 했던 이 음반을 샀다. 사치라면 사치다.
.
.

마지막 사치는 폴스미스 폴로 셔츠로 마무리 지을듯;;;

2 thoughts on “Jonny Greenwood : There Will be Blood OST

  1. 저도 이 영화 음악 좋아했어요. 조니 그린우드가 작업했다는 말에 더 놀랬고… DDL도 DDL이지만 전 이 영화에서 폴 다노가 그렇게 인상적일 수가 없더라구요.

    그나저나 폴 스미스 폴로…. 시디보다 좀 더한 사치십니다?ㅋㅋ 부럽네요. -_ㅠ

    • 맞아요 폴 다노. 제가 깜빡 빠트렸네요. 대단히 인상적이었죠. 그 다음에 커리어가 어떻게 진행되어 가고 있는지 놓치고 있었어요 +_+

      폴 스미스 사이트 들어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50% 세일중이예요. 이거 안사면 안되는 거잖아요. 그쵸? ㅋㅋ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