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이맘때.

2년전 이맘때에 나는 한국에 있었다. 학부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었고, 대학원 준비도 병행하느라 육체적으로 매우 벅찬 시기를 보냈다. 22학점을 들었고, 그중 대부분은 수학과 고급 경제학 과목들이었으며, 장애우 친구를 돕는 일도 했고, 일주일에 한번씩 맑음터로 봉사활동을 갔다. 그러면서 학교 서치를 하고, 원서를 쓰고, 추천서를 서면으로 받아 성적표와 함께 발송하는 일도 했다. 학교마다 요구하는 양식이 전부 다르기에 학교마다 꼼꼼하게 챙겼어야 했는데, 워낙 여유가 없고 마음이 급하다 보니 결국 엉망진창으로 준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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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런 육체적인 피곤함보다 훨씬 더 나를 괴롭혔던 건 정신적인 불안함과 스트레스였다. 매일 밤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할 때면 내일 닥칠 일들에 대한 걱정으로 쉬이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다음 날이 오는 것이 두려웠고, 단 한순간도 마음편하게 잠을 자 본 적이 없다. 아침에 눈을 뜨자 마자 상당히 루틴한 일상을 무거운 마음으로 하나하나 ‘제껴 나가야’ 했는데 유일하게 그런 현실을 잊을 수 있을 때는 학교 도서관 근처에서 친구들과 시시껄렁한 농담 따먹기를 했던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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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가끔 있는데, 한글로 된 문자를 더이상 보내고 받지 못한다는 것에 엄청난 좌절감을 느낄 때이다. 몇십원정도 하는 그 문자 한통에 하루종일 쌓였던 스트레스와 불안감과 긴장감이 한순간 녹아 내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툭 던지는 듯한 말 한마디에는 참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고, 그 안에서 충분한 감정의 교환을 이룰 수 있다. 내년 4월 2년 약정이 끝나서 아이폰을 싼 가격에 사게 될 날이 빨리 오기만을 기다릴 뿐. 아이폰은 한글로 문자를 주고 받는게 된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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