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매번 똑같이 되풀이하는 얘기지만, “미성년자” 라는 카테고리가 법적으로 효력화되고 그로 인해 “미성년자는 보호받아야 할 대상” 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된건 100년이 채 안되는 얘기다. 미성년자에 대한 법적인 보호 조치는 산업화 과정을 먼저 겪던 일부 선진국들이 나이가 어린 노동자들에 대한 열악한 근무 요건을 개선하다가 마련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것 또한 미성년자가 우선시되어 고려되었던 건 아니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열악한 노동 조건을 개선해야만 했던 시기에 한 부분으로 가만히 따라 들어간 것이 결국 “만 19세” 라는 상당히 공고한 선을 하나 새로 긋게 된 셈이다.

미성년자라는 존재가 철학적으로, 혹은 논리적으로, 혹은 윤리적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정언’ 인가?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절대적 규칙성을 담고 있는 존재인가에 대해서 회의감이 많이 든다. 미성년자는 단지 그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권리를 박탈당한다. 술과 담배가 성인보다 미성년자에게 얼마나 더 해로운지 모르겠지만, 나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때문에 수많은 성인들이 합법적으로 “제한없이”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재들을 단 1g 도 구매할 수 없다. 성인이 미성년자보다 더 논리적 판단력이 뛰어나다는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 불확실한 추측이 엄청난 권력을 가지는 법에까지 효력을 미친다는 게 나는 결코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나보다 훨씬 똑똑한 15살 아이들이 세상에 널려 있다. 나보다 훨씬 사리판단 똑부러지게 하는 12살 초등학생들도 세상에 널려 있다. 누가 그들에게서 힘과 권력을 빼앗아 버렸는가? 어른들이다.

그렇다고 이들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법적으로 허용된 근무 가능 연령이 되었는데도 (즉 다시말해 소비재를 생산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증명했는데도 불구하고)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박탈당한다는 건 너무 불공평한 처사가 아닐런지. 그리고 실제로 국가가 혹은 사회가 일부 미성년자들을 정말 효율적으로 보호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여기 두가지 예가 있다. 9살짜리 여자애를 성기가 문드러질 정도로 성폭행한 한 남자는 12년형을 선고받고 “너무 과하다” 라고 했다. 12살에 급우를 살해한 최군은 2년 6개월형을 선고받고 그조차 제대로 치루지 않고 나와 뉘우침없이 잘 살고 있다.

무엇이 미성년자를 위한 제대로 된 법집행인지 생각해 봐야 겠다. 나는 미성년자에 대한 관대한 법집행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미성년자에 대한 과도한 보호를 요구하는 것도 아닌데, 왠지 저 위의 두 케이스 모두 불합리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법학자가 아니라서 세부적인 법의 적용 여부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지만, 법의 ‘효율성’ 을 고려하면 저 위의 두 케이스 모두 제로에 수렴하지 않을까 한다. 그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법집행은 경제학적으로 가치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는데, 이 경우가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는 미성년자에게 관대한 나라가 아니다. 그리고 미성년자를 철저하게 지켜주지도 못한다. 그저 억압의 대상이 되기 쉽상이고, 낮은 사회적 지위로 말미암아 차별과 폭력의 대상이 된다. 미성년자들은 우리나라에서 끊임없이 수탈당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으며, 그들은 제대로 교육받을 기회조차 누리지 못하고 있다. 밤늦도록 학원을 죽도록 다녀봤자 아주 간단한 수준의 에티켓도 익히지 못하는 것이 우리나라 아이들의 정체성이다. 이건 철저히 국가와 사회의 탓이다. 국가와 사회가 미성년자에게 가지는 의무는 딱 두가지다. 제대로 된 교육과 법적인 보호 장치. 그리고 그들에게 요구하는 의무사항, 즉  ‘철학’ 은 간단하다. 사회의 규범과 윤리를 제대로 몸에 익힐 것. ‘재사회화’ 라고 중학교 사회시간에 많이 들어본 말이 왠지 멀게 느껴진다. 국가가 미성년자를 처벌할 때 떳떳하고 싶다면, 제대로 된 교육 시스템을 먼저 구축하는게 옳다. 최군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이런 차원에서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는 재사회화에 실패한 낙오자다. 사회의 ‘상식’ 에 부합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데 이걸 전적으로 그 사람의 개인적인 챔임으로 돌리기에는 국가의 방조가 너무 심했다.

3 thoughts on ““미성년자”

  1. 그 최군 이번에 연대 의대 수시 썼다지?
    될까? 공부는 진짜 카더라. 그렇담 들어가는데 별문제는 없겠지만 아파도 세브란스 안다닐란다. 무서워서 원- ㅋ

    • 공부는 진짜 “잘한다” 카더라…. 나 타자 칠때 어떻게 이런 실수를 하는거지? 정말 놀라운거 같애. 나만이 할 수 있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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