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oint

커피를 마신 날은, 어김없이 잠을 설친다. 아침에 피곤함을 잊기 위해 마시는 한잔의 여파가 새벽까지 이어진다니, 나도 어지간히 커피가 받지 않는 몸을 가지고 있나 보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커피를 좋아하시는데, 가족중 유독 나만 커피를 잘 못마신다. 하긴, 요새 잠을 설치지 않은 날은 없으니까, 굳이 이 불면증을 커피탓으로 돌릴 이유는 없겠지. 잠을 자지 못해 매일 아침 피곤에 힘겨워 하는 나날이 몇달째 계속되고 있다. 아마 한국에서 돌아온 후 한번도 쉬지 않고 반복되는 힘겨움인 것 같은데, 정신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듯 싶다. 스트레스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겠지. 너무 너무 스트레스를 요즘 많이 받고 있다. 잠들기 전 다음날에 대한 불안함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기 시작한 건 몇년 됐는데, 그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는 느낌이다. 왜이럴까, 삶이 갈수록 힘들어 진다.

학교 도서관이 1층 로비를 리뉴얼했고, 한국의 모교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호화스러운 공간이 24시간 개방을 한다. 나는 그곳에서 파는 파니니와 샌드위치를 좋아해서, 이번 학기부터 다시 도서관에 출근 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덕분에 자제해야 하는 커피의 양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빠리에서 만난 사촌형이 에펠탑을 바라보며 마시는 에스프레소 한잔에 대한 예찬을 함참이나 늘어 놓는 바람에 내 허파에도 바람이 들어갔는지, 그 독한 에스프레소를 가끔 마시게 된다. 커피향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 짧게 끊어지는 에스프레소의 목넘김을 좋아하는 편이다.

어쩌면, 내 삶을 기다란 하나의 선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 나의 이 힘겨움은 단지 하나의 점에 지나지 않을 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 상황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방법이다.  이렇게다로 생각하지 않으면 도저히 잠을 자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생각인지도 모른다.

해야 할 일들이 밀려 있다. 사진도 찍고 싶고, 영화도 보고 싶다.차를 타고 멀리 나가고 싶기도 하다. 몸은 도서관에 메여 있고, 눈은 페이퍼의 글자와 글자 사이에서 떨어지지 못하고 있다. 한글로 다음어진 글들이 고프다.

오키나와도 놀러가고 싶다.

6 thoughts on “the point

  1. play 버튼을 누르고 숨이 막히는 걸 느꼈어요.
    어쩡쩡한 시간에 어정쩡한 자세로 울어버렸네요. ㅋㅋ
    저 안의 기포쯤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꼭 가볼거예요. 무슨 일이 있어도 저 앞에 하루 종일 있을거예요.
    영상 감사합니다^^
    (제 블로그에도 올려도 될런지요?)

    하나의 점이어서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
    응원하고 있을게요! :)

    • 그럼요! 제가 만든 동영상도 아닌데요 ㅎㅎ
      영상이 참.. 멍때리기 좋죠 ㅋ 노래랑도 잘 어울리고.

  2. ‘한국의 모교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호화스러운 공간’ 으하하… ㅠ_ㅠ 우리 학교 도서관이 조촐하죠. 뭐 그렇다고 필요한게 없는건 아니지만.. ㅎㅎ 얼마전에 이웃 학교 도서관에 간 적이 있었는데 로비부터 비교가 안되는 휘황찬란함에 쫄았었네요. 으헉. 암튼 멋진 도서관에서 열공하시길- 저도 도서관 가야 하는데 집에서 이러고 있네요-_-;;

    • 그 표현은요, 도서관 라운지에 이따만한 Mac 이 수백대가 좌르르르 -_- 애플이랑 커넥션이 있는지 원.. 덕분에 신나게 맥컴퓨터로 장난칠 수 있어서 좋네요 ㅎ 저 로욜라 나름 많이 사랑함.. 작은 학교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의 절정을 보여주는 게 우리학교 도서관이라고 생각해요.

  3. 도서관 1층 24시간 개방에 맥이 수백대라니;;;;;;;;;;;;;

    여튼 쿠로시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아 진짜 멍- 때리다가 눙물이 주룩 흐르네요.. 하아,
    저도 커피 못 마셔요. ㅎㅎ 맛도 없고.. 쓰고.. 밤새거나 일할 때 안 졸려고 한약처럼 마시는 정도..? ㅎㅎ

    안그래도 올빼미족인데; 비루한 직딩에 진입하면서
    온전히 쉴수 있는 주말을 앞둔 오늘같은 새벽은 그냥
    자는 게 너무 아까운 기분이 들어요. 챔스에 단련된
    몸뚱이라 그럴지도 모르고.. (…..)

    피니키님!
    지나고 나면 웃을수도 있을 일이지만 지금 현재는 참
    힘들고 버거운 일들이 살면서 너무나 많죠.. 그래도
    우리 힘내봐요! 최대한 긍정적인 힘으로 나를 지키면서… 가뿐하게 웃어 넘길수 있을 그 날을 기대하면서;

    아자아자 화이팅!

    • 여기선 챔스나 EPL 아침에 해줘요. 다행히 중계 해주는 체널이 집에 나오더라구요 휴.. 물론 다 보지는 못하지만.. 그래서 아침족이 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시차적응 6개월동안 못하고 있는 꼴.. -_-

      항상 고마운 마음 가지고 있는 거 아시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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