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한해.

모두가 유례없는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는 것 같은데,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왜 내게 자꾸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도 없고, 어이가 없고 기가 차서 말도 안나오는데,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이고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도 계속해서 내게 주어진 의무를 성실히 수행해야만 하는 현실이 정말 괴롭고 힘들다. 마음속에 남아있는 단 1% 의 자만, 교만, 이기심과 질투같은 찌꺼기 감정들을 제거하라는 신의 계시인 것도 같고, 아직 갈길이 멀고 좀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잔소리같기도 한데, 억울한 마음은 없어지지 않는다.

나름 꾀 안부리고 살아 왔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보면 한없이 게으르고 건방진 사람으로 보이겠지만, 내 딴에는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내의 최선을 다해 왔다고 생각한다. 나쁜 짓 안하고, 나쁜 마음 안먹으려 노력했고, 최대한 내가 부모님께 배운대로, 학교에서, 성당에서 배운대로 행동하고 생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근데 대체 왜 자꾸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걸까. 올해 너무 안좋다. 모든 게 안좋다. 하는 일마다 꼬이고, 신중하게 한다고 한 선택들마다 최악의 결과를 불러 온다. 운도 지독하게 안따르고, 사람들의 호의도 거의 없다. 너무 외롭고, 힘들고, 아무런 ‘힘’ 이 생기지 않는다. 열심히 살아봤자 뭐하나, 하는 생각밖에는 안든다. 정말 이길이 내가 갈 길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내 능력밖의 일을 벌이는 건가 싶기도 해서, 자괴감과 자기 비하로 계속 이어진다.

너무너무 현실이 싫은데, 이 현실을 정말 빈틈없이 꾸준히 잘 살아 가야 한다는 게 참 싫다. 딱 하루만, 혹은 이틀만 여길 떠나서 숨좀 돌리고 싶은데, 그정도의 시간도 지금은 주어지지 않는 게 너무 슬프기도 하고. 어제 결과를 받고 나서 10분만에 recitation 에 들어가야 했는데, 정신이 완전 벙 떠서 빨갛게 상기된 상태에서 무슨 말을 하겠나 싶었다. 근데 사상 최고로 말도 잘나오고 수업도 알차게 진행되서 수업이 끝나고 어떤 학생이 건넨 감사하다는,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는 인사까지 받았다. 허탈하게 웃을 수 밖에. 이게 대체 뭘까. 나 자신의 인생은 점점 꼬여 가면서 감히 타인에게 뭔가를 줄 여유나 있을까.

올해는 진짜 무슨 마가 낀 해인가 보다. 너무 힘들어서 주저앉고 싶은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럴때마다 겨우 겨우 마음을 다잡아 억지로 여기까지 끌고 왔는데, 또 이모양이다. 이제 또 무슨 자기 최면을 걸어서 일상을 살게 할까. 현실 도피도 정도껏 해야지. 아무런 의욕도, 힘도, 용기도, 자신감도 없다. 그냥 주저 앉아서 엉엉 울고 싶은데, 눈물도 안나오니 참.. 뭘 붙잡고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

일기는 일기장에 써야 하는데, 일기를 쓰다보니 노트북을 던져 버리고 싶었다.

6 thoughts on “힘든 한해.

  1. 뭔지 모르지만 힘내는 수 밖에.
    만일 같은 일이 계속 발생하는 거라면 자기한테 원인을 찾아야하는 건데… 지금 니가 그럴 경황이 될지도 잘 모르겠네…

    만일 대학원일이라면.. 동생이나 남친 과정도 좀 보면.. 아무 이유없이 좀 훈련용 얼차례라는 게 분명 있으니깐 그럴때마다 너무 업셋 안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일 거 같음..

  2. 위로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건방진 짓일까봐 선뜻 뭐라고 말씀드리지 못하겠어요.
    응원하고 있을게요. 잘 알지는 못하지만, 진심을 담아서 정성껏요.
    뜻대로 풀리시길.
    힘내세요!

  3. 내가 노룍하는것 만큼 되돌아 오는 경우는 반반정도 -_- 뭐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경우가 대부분임.;;

    그래도 파이팅 해야 하는거 아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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